병원을 내원하는 환자들뿐 아니라 필자의 주변에서도 손저림증을 호소하며 문의를 해오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흔히 손이 저리면 `말초 혈액순환장애 때문이다` 혹은 `중풍의 초기 증상이다` 라고 지레 짐작해 미리 겁부터 내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것은 대부분 잘못된 의학 상식으로써 혈액순환 장애에 의한 손저림증은 매우 드물다. 손저림 증상의 대부분은 손목터널 증후군(수조관증후군) 이라고 하는 국소적인 말초 신경병 때문에 발생한다.

각각의 경우에 나타나는 특징적인 양상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인구고령화와 더불어 발병이 늘어나고 있는 뇌졸중에서 나타나는 손저림증의 특징은 갑자기 한쪽 손에서만 나타나며 손바닥과 손등 양쪽에서 다 나타난다. 증상이 있다가 없어지기도 하며 입술 주위가 저리거나 언어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반신마비를 동반 할 수도 있다.

반면 말초 혈액순환장애에서 나타나는 손저림증은 손보다는 손가락의 통증이 더 흔하며 특히 손가락 끝이 차고 찬물에 손을 넣으면 손가락 끝이 희게 변한다.

또한 손의 땀 분비에 변화가 나타나고 팔목 부위의 맥박이 약해지기도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드문 질병이다.

가장 흔히 발생하는 손목터널 증후군에 의한 저림증은 손의 근육과 손바닥 일부, 그리고 엄지부터 제4수지 까지의 감각을 담당하는 정중신경이 손목에서 압박되어 나타나는 질병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을 많이 쓰는 중년 여자에서 흔히 발생하고 갑자기 나타나지 않고 서서히 발병한다. 손바닥 쪽에만 증상이 있고 새끼 손가락이나 손등에는 증상이 없으며 한손만 심하게 저릴 수도 있지만 양손에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더 흔하다.

야간에 특히 잠을 잘 때 증상이 악화되는 특징이 있으며 손쉬운 자가 진단법으로 양쪽 손목을 구부린 상태에서 손등을 맞닿게 하고 30초 이내에 저린증상이 나타나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질병이 진행되면 엄지 두덩이 근율이 위축되어 납작해지고 심한 경우 엄지손가락 기능장애로 젓가락질이 서툴러지고 물건을 잘 떨어뜨리게 된다.

손목터널 증후군의 원인은 과도한 손목운동이나 업무(최근 컴퓨터 및 디지털기기의 발달로 사무직 종사자에서도 발병율이 높아짐), 외상, 류마티스성 및 골관절염, 건염, 갑상선기능저하증, 임산부, 당뇨병 등이 있다.

손목터널 증후군의 치료는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위에 설명한 자가진단법과 신경전도 검사나 근전도 검사로 대부분 확진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이 된 경우 원인에 따라 간단한 주사요법이나 약물로 치료되는 경우도 많으며 심한 경우 스프린트로 고정을 하거나 수술을 받게된다. 수술은 국소마취나 상환신경층 마취후 미세 절개법이나 내시경을 이용하며 시행하고 수술시간이 10분 정도이고 수술 후 1시간 뒤부터 모든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손목터널 증후군의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나친 손목이나 손의 운동을 억제하고 작업환경을 개선해 손목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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