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한국전쟁에 참여해 전공을 세우고 부상을 입고도 국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다가 결국 숨진 상이군인에게 참전 55년 만에 화랑무공훈장이 주어져 주위를 숙연케 하고 있다.

안동시 일직면 운산리 우성용(50)씨는 18년 전 작고한 선친의 공적을 찾아 헤매던 중 최근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우씨의 선친 우선출씨는 20살에 입대해 9사단 28연대에서 5년 동안 복무하는 사이 한국전쟁을 겪으며 백마고지 전투에서 공적을 올렸지만, 수차례의 부상도 떠안았다.

총알이 목 주변을 관통하는 부상을 입어 대구 육군통합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선친은 평생 신체적 불편을 겪으며 살아야 했다.

아들인 성용씨는 선친으로부터 한국전쟁 참전사실과 공적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들었지만 증명할 길이 없어 시간만 보냈다.

그러나 선친이 작고하고 나서 아버지의 생전 소원을 들어줘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백방으로 관련 공적을 찾아다녔다.

그러다 지난달 초 안동 일직면사무소 민원담당자와 함께 말소된 선친의 주민등록과 제적등본 등을 찾아낸 뒤 발달한 인터넷 전산망을 통해 병무청으로부터 군번까지 알아내는 데 드디어 성공한 것.

그러나 다시 문제는 이어져 군번 및 군 인적사항과 등본 사이에 선친의 성명과 생년월일이 서로 달랐고, 이에 대해 우씨는 육군본부와 병무청을 수차례 오가며 정정에 성공하는데 이르렀다.

군번과 등본 내용이 달랐던 탓에 55년 동안 육군본부에 사장돼 있던 화랑무공훈장은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드디어 작고한 선친에게 주어질 수 있었다.

성용씨는 “아버지의 화랑무공훈장을 찾기까지 끈질기게 도움을 준 일직면 민원담당자 서남희씨와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임태기자 lee7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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