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 첫 토요일 오후,

구룡포청소년수련원에는 경상북도 지역의 여고생 100여 명이 모였는데요.

바로 차세대 여성 리더를 위한 `2009 BPW 리더십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랍니다.

사단법인 전문직여성 한국연맹 포항, 구미, 영천클럽에서 주관한 이 행사는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 특히 여고생들에게

다양한 직업에 대한 모색의 기회와

좀 더 구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당당한 전문직 여성으로의 행복한 삶을 꿈꾸게 하는 자리였지요.

정치, 경제, 경영, 금융, 사회복지, 언론, 의료, 교육 등

참여한 패널들의 분야가 무척 다양했는데요.

저는 문화예술 쪽을 시안갤러리 큐레이터 한지혜씨와 맡았답니다.

강의실 책상을 붙이고 둥글게 둘러앉아 서로를 바라보았지요.

청도에서 온 슬기와 재연이, 프리랜서가 꿈인 진안이, 감포에서 온 지영이...

모두들 얼마나 밝고 당당하던 지요.

6학년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박하늘바다`라는 예쁜 이름의 친구는

저작권과 출판에 관한 이모저모를 제법 구체적으로 묻네요.

외고에 다니는 정민이는 장래에 우리말을 세계에 알리는 꿈을 꾸고 있다는데요.

문학작품을 읽고 직접 써보는 것이 도움이 되겠느냐는 질문을 하구요.

뿐만 아니라 건축이나 디자인에 관련한 미술에 관심 있는 친구들은

큐레이터란 무엇이며, 어떤 사람들과 교류하고 어떤 보람이 있는지,

또 수입은 얼마나 되는지에 관해서도 꼬치꼬치 파고듭니다.

아직 이십 대 후반이라 학생들에겐 언니처럼 다가 간 한지혜씨는

디자인을 전공하고 박물관에서, 미술관에서 근무해 온 경력을 토대로

경험을 차근차근 설명해 주고 준비해 온 자료를 선물하기도 했어요.

그 시간 다른 강의실에선

교육자로 언론인으로 사회복지사로 그리고 정치인으로 군인으로 경찰로

당당하게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여성들이

마악 세상의 일과 직업을 향해 눈을 뜨는 학생들에게 다가앉아

용기와 희망과 자부심을 심어 주고 있었지요.

그렇게 그렇게

이끌어 주고 손 내미는 자리로 시원한 바람 바다에서 불어오고

까뭇까뭇 씨앗 여무는 해바라기처럼

단단하게 꿈 여무는 청춘들이 거기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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