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 입·출항 맞춰 얼음 공급”

“직원들, 24시간씩 2교대 근무”

“어획량 따라 수입도 줄어 씁쓸”

“영하 20도 냉골에서 땀 흘려 보셨나요?”

30일 오후 2시, 포항시 북구 동빈동의 한 공장.

30도를 육박하는 더위 속에도 기계 돌아가는 굉음이 가득하다.

산업현장의 열띤 소음처럼, 기계의 굉음은 듣는 이의 마음을 땀으로 흠뻑 젖게 한다.

그러나 막상 들어선 공장 안은 차갑기만 하다. 차갑다 못해 서늘한 감각에 오금이 시릴 정도다.

이 곳은 포항수산업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제빙냉동공장.

한여름의 지친 더위를 시원한 얼음 한 조각으로 몰아내는 곳이다.

이 제빙공장에서 만들어내는 하루 얼음 생산량은 모두 168각.

1각이 약 135㎏에 달하니 도합 2만2천680㎏, 2.268t의 얼음이 하루 동안 생산된다.

모두 6명의 직원이 상주하는 이곳은 정해진 근무시간이 따로 없다.

어민들이 나가고 들어오는 시간이 바로 이들의 근무시간이다.

어민들이 새벽에 출항하면 새벽에, 오후에 출항하면 오후에라도 필요한 만큼의 얼음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렇다고 어민들이 조업하는 시간에 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선이야 출항 때만 얼음을 사갈 뿐이지만 입항 시간에 맞춰 들이닥치는 활어 수송차들과 상인들이 끊이지 않고 문을 두드린다.

더욱이 얼음 1각을 만드는데 48시간이 꼬박 걸리는 까닭에 직원들은 4명이 24시간씩 2교대로 공장을 지켜야만 한다.

이렇게 일하다 보면 영하 20도의 냉동창고에서도 땀이 뚝뚝 떨어진다.

비록 떨어지는 땀이 살얼음으로 변할 만큼 추운 곳이지만, 몸에서 피어오른 열기는 어느 산업현장 못지않다.

이처럼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는 지금 시즌이 얼음공장의 최고 단대목인 셈이지만, 날이 갈수록 예년만 못하다.

5년여 전만 하더라도 하루 평균 50여장(1장당 40㎏)을 재단하고 판매했지만, 요즘은 20여장도 겨우 팔려나간다.

올해 7월 판매액도 지난해 동월과 비교했을 때 1천만원 이상 수익이 줄었다.

최근 며칠 사이 연이은 호우와 너울성 파도, 동해안 수온변화 등이 그 이유다. 여름답지 않은 날씨와 갈수록 줄어드는 어획량은 어민들의 생활고와 함께 제빙공장의 수익감소를 가져왔다.

제빙공장 직원 정동남(44)씨는 “우리(수협)야 어민들을 지원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수익이 줄어도 별 걱정할 것 없지만, 어획량이 자꾸 감소하니 어민들 생각에 마음이 씁쓸하다”며 “어선들 모두 만선으로 배를 가득 채워와 얼음이 동날 정도로 고기들이 넘쳐난다면 그게 가장 큰 보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신동우기자 beat08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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