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7일 라디오 연설을 통해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를 임기 내에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한 데 대해 포항지역 교육계 안팎 역시 정책 방향에 공감하면서도 부작용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미 입학사정관제를 시행하고 있는 포스텍이나 한동대 등 대학가에서는 대통령의 의지가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정책이라는 반응이다.

반면 일선 고등학교의 경우 충분한 준비기간을 전제로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인 가운데 일부 학교에서는 급격한 제도변화에 따른 교육현장의 혼란 및 공정성 시비등에 대한 객관적 자료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강석윤 포항제철고 교장은 “(대통령의 발언)은 현재 성적위주의 대학입시로서는 사교육 병폐를 없앨 수 없으므로 마지막 대안이라고 본다”며 “다만 성장 가능성 및 잠재력을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충분치 않으므로 이에대한 대책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장은 이어 “전교조 및 재야단체에서도 대통령의 교육정책에 대해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충분한 준비 없이 시행할 경우 고교등급제 쪽으로 흐르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3 아들을 둔 이모(49·여·포항시 남구 이동)씨도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앞으로 아이들에게 책도 읽히고 취미생활도 하게 하는 시대가 와야 하지 않겠느냐”며 “제도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제대로 확보된다면 찬성”이라고 말했다.

반면 학부모단체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은 현행 성적 위주 대입제도를 고려할 때 입학사정관제를 임기 내에 획기적으로 확대하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자칫 대입제도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반응이다.

참교육학부모회 한 관계자는 “학생의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을 보고 학생을 선발한다는 제도 자체는 좋지만 고교 교육과정과 활동의 다양성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결국 악용되고 왜곡될 수 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권종락기자 kwonjr@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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