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시동인 푸른시 `푸른시인학교`… 8월8·9일 청하중

“자전거 짐받이에서 술통들이 뛰고 있다

풀 비린내가 바퀴살을 돌린다

바퀴살이 술을 튀긴다

자갈들이 한 치씩 뛰어 술통을 넘는다

술통을 넘어 풀밭에 떨어진다

시골길이 술을 마신다

비틀거린다

저 주막집까지 뛰는 술통들의 즐거움

주모가 나와 섰다

술통들이 뛰어내린다

길이 치마 속으로 들어가 죽는다”(송수권의 `시골길 또는 술통`)

“아름드리 소나무, 반짝이는 별, 감미로운 시의 향연이 멋진 추억으로 모든 이의 가슴속에서 빛나게 될 것입니다.”

포항의 시동인 푸른시(회장 손창기)가 내달 8, 9일 이틀간 포항시 북구 청하면 청하중학교에서 문학캠프 `제11회 푸른시인학교`를 연다.

포항의 중견 시인 10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푸른시는 시민들의 정서함양에 기여하는 문학체험의 장을 마련하고 `시`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 1998년부터 매년 여름 산과 들이 있는 시골마을을 찾아 푸른시인학교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푸른시인학교에서는 포항문인협회 소속 문인들과 문학지망생, 일반인,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의 시인 등 70여명이 참가해 문학과 자연의 정취를 한껏 느끼며 멋진 여름날을 보내게 된다.

이번 행사 참가자들은 문학적 스승을 만날 수 있는 `송수권 시인 초청강연` `내부강사 강연`과 참가자 자작시낭송, 모닥불 축제, 연주 및 노래가 이어지는 `푸른음악회` `포구기행` 그리고 참가자 전원이 참여하는 `백일장`등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문학하는 기쁨을 나누며 친교와 우정의 시간을 가진다.

특히 포구를 테마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구룡포 읍민들이 함께 해 단순히 장소를 자연으로 옮긴 강의실이 아니라 우리지역 정서 깊숙히 다가가는 문화행사의 의미를 다질 예정이다.

초청시인 송수권 시인은 김소월-한용운-이육사-신석정-서정주-박재삼 등의 대를 이은 국내 대표적 서정시인.

1940년 전남 고흥 출생으로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후 1975년 `문학사상`에 `산문(山門)에 기대어`외 4편의 시가 당선돼 문단에 데뷔했다.

대표 시집 `산문에…` 외 다수의 시집이 있으며, 소월시문학상·김달진문학상·정지용문학상·영랑시문학상·김동리문학상 등 권위 있는 문학상을 대부분 휩쓸었다.

그의 작품에는 특히 `대` `황토` `개펄` 등 남도의 3대 정신이 녹아 있어 남도 정서를 대변하는 향토시인이란 평가도 뒤따른다.

2005년 8월 순천대 교수로 정년퇴임하고 현재 명예교수로 있는 그는 최근까지 10여권의 책을 펴낼 만큼 그의 집필 활동은 오히려 왕성하다.

이 가운데 지난 2006년작인 `송수권의 체험적 시론`은 시인 지망생들의 필독서로 여겨질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문의 016-820-0001.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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