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벅이며 파도가 밀려오고 시원한 바람이 노니는

한 여름 밤하늘로 쏘아올린 불꽃이

도시의 어둠을 지우며 참으로 근사하게 피어납니다.

그 작고 빛나는 수 천 수만의 조각들이 쏟아져 내릴 때

바라보는 사람들 일렁이는 함성이 온 세상 가득 차오릅니다.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벅차고 감사한 것인가

모두가 절로 두 손 모으는 시간은

금세 눈부신 꽃밭이 되고 맙니다.

한 손으론 목말 탄 아이를 한 손은 아내 손을 꼭 잡은 젊은 아빠와

돗자리를 깔고 서로 기대앉은 노부부를 지나

어깨를 감싸고 꼭 붙어 선 청춘의 싱그러움이 함께 하네요.

사내 아이 대여섯 파도 가까이 달려가면

그때마다 모래밭은 움푹움푹 음표를 만들고

분주해진 상가의 네온 또한 그 빛을 더하는 것을

그대도 보고 계시는지요.

저 불꽃으로 인해 누군가는 사랑을 이루고

저 불꽃으로 인해 누군가는 주저앉으려던 삶 일으키고

누군가는 저 불꽃으로 인해

병들고 가난한 영혼 치유할 용기를 얻고

또 누군가는 부질없는 욕심과 허영에 흔들리던 마음을

차분히 돌아볼 지도 모릅니다.

그대와 나

저마다 생에 한 아름 짐을 부려 놓고 살아가는 동안

때로는 느닷없는 절망을 만나고

소소한 갈등과 후회의 날들 지나다가도

아슬아슬 다시 희망을 찾아냈지요.

그리 오르고 내리는 행보를 반복하면서도

쉬이 삶을 접지 않는 이유는

길이 끝나는 곳마다 열쇠가 되어 줄 축복 살고 있을 거라는

믿음 때문이겠구요.

이 축제가 막을 내리면

저마다 낯익은 자리로 돌아가 묵묵히 삶을 굴리겠지만

가슴마다 눈부시게 꽂힌 의욕은 오래 남아

틈틈이 이 말을 되뇌겠지요.

`그래, 삶은 축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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