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좋고 편리한 커피믹스가 인기이듯 효과 좋고 간편한 혼합 혈압약의 출시·개발 경쟁이 뜨겁다.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두 가지 이상의 성분을 혼합한 복합성분 고혈압치료제 출시와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심장에 작용하는 혈압약 `암로디핀`의 물질특허가 만료된 이후 업계는 암로디핀 성분과 다른 혈압약을 혼합한 신제품 개발 경쟁에 돌입, 지난 2007년 말부터 복합 성분 혈압약을 잇따라 출시하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한미약품은 심장세포에 작용하는 `캄실산 암로디핀`과 혈관을 확장시키는 `로살탄` 성분을 혼합한 `아모잘탄`을 출시했다.

대웅제약이 지난 2월 일본에서 들여온 `세비카`와 지난 2007년 말 출시된 한국노바티스의 `엑스포지`도 심장과 혈관에 각각 작용하는 약물이 배합된 혈압약으로 아모잘탄과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또 사노피아벤티스와 베링거인겔하임, 아스트라제네카 등 유수의 다국적제약사들도 자체 개발한 혈압약에 특허 만료된 다른 혈압약 성분을 추가한 복합제를 개발에 뛰어들었다.

아울러 노바티스는 2개 성분으로 된 `엑스포지`에 제3의 성분을 추가한 신제품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도 이런 트렌드에 맞춰 3중 복합제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복합 성분 혈압약 개발·출시가 잇따르는 것은 고혈압이 오래될수록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아 투여하는 약물의 가짓수가 늘어나게 되는 특성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복합성분 혈압약은 각각의 약을 하나씩 먹는 것과 효과가 동일하지만, 실제로는 따로 처방을 받는 것보다는 복합제가 편의성 때문에 혈압관리에 더 유리하다는 게 개발한 제약사들의 설명이다. 혈압약을 먹는 노인들은 여러 가지 만성질환으로 복용하는 약의 종류가 많아 처방된 대로 약을 복용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혈압약 매출 순위 상위권에 속한 제약사 관계자는 “복합제는 상대적으로 적은 개발비로 신제품을 출시하기 위한 방편인 것은 맞다”면서도 “두세가지 약을 처방받는 것보다 적은 비용으로 더 효과적으로 혈압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복합제가) 환자 입장에서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