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은 관광과 쇼핑의 천국이다. 정부에서는 관광객들에게 최대한의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싱가포르 여행의 진미는 은은한 야경과 다양한 먹을거리, 그리고 정글 같은 자연환경이다. 특히 살아 있는 자연환경은 아름답고 멋있는 도시의 배경이 된다.

국립식물원 보타닉 가든

아침에 싱가포르 국립식물원으로 갔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보타닉 가든은 싱가폴을 대표하는 공원이다.

울창한 야자수 가지에서 아침 이슬이 떨어진다. 맑은 공기와 선선한 바람이 상쾌하다. 기분이 한결 가볍다.

지친 몸이 생기를 얻는다. 수많은 열대밀림의 야자수와 넓은 공원에 단장된 푸른 잔디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야생화, 아담한 연못, 우거진 숲, 사람들을 기다리는 빈 의자와 조각품, 동남아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나무, 그리고 잘 정돈된 공원 길은 오랜만에 여유와 느긋함을 안겨주었다.

이 공원은 52ha의(18만평) 방대한 부지 위에 원시림과 관상용 식물 등이 조각품과 조화를 이루며 전시되어 있다.

식물원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이국적인 향취에 압도를 당한다. 식물원은 고요함과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가끔 고요한 적막을 새소리들이 깨우곤 했다. 이곳에는 전 세계 희귀종을 비롯하여 수천종의 식물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식물원의 풍성함과 다양함은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묶어놓는다. 특히 나무 가운데 콜라의 원액 나무인 자이언트 콜라나무와 천연고무 라텍스 나무는 여행객의 시선을 받기에 충분했다.

특히 여러 종류의 다양한 꽃들은 색깔로 유혹하고 있었다. 원래 꽃은 향기를 품고 있다. 꽃은 자신의 고유한 향기를 발산하여 벌을 유혹한다.

예를 들어 라일락의 은은한 향기는 그리움을 만들고 아카시아의 신선한 향기가 벌을 유혹한다. 그러나 이곳 싱가폴에서는 꽃의 향기가 별로 없다.

그 대신 더운 날씨 탓에 꽃의 색깔이 정열적이다. 화려하다. 이름 모를 흰색의 꽃에서 약간의 향기가 났다. 이것은 말레이시아에서도 경험했던 사실이다.

1년 내내 더운 날씨이다 보니 꽃은 항상 피어 있다. 그러나 기후의 변화가 없기에 꽃에 향기가 없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꽃들이 향기로 나비나 벌을 유혹하는 것이 아니라 꽃의 화려한 색깔로 유혹한다.

다양한 관광자원

`쥬롱 새 공원`으로 가는 길은 시원하게 쭉 뻗어 있었다. 도로 옆으로 레인트리(비나무)가 20~40m씩이나 높이 성장하고 있어 말레이반도 아열대 특유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쥬롱 새 공원은 보기만 해도 그 위용이 느껴지리만치 대단히 넓고 다양해 보였다. 쥬롱 새 공원은 세계 최고의 조류생태 전시장이었다.

멸종 위기에 있는 12종의 새들을 포함하여 6백여종 9천여 마리의 새들이 자연 그대로 서식하고 있었다.

펭귄은 날씨가 더운지 물속에서 헤엄을 치고 있다. 무리를 지어 한가롭게 물가를 거니는 붉은 홍학의 무리는 물속에 핀 한 폭의 꽃과 같았다.

그리고 다리가 유난히 긴 백조는 우아하게 먹잇감을 찾고 있다. 쥬롱새 공원의 백미는 역시 잘 훈련된 매와 독수리 쇼였다. 지렁이 같은 먹이를 던져 먹이를 가로채는 빠른 몸놀림, 사람의 손과 어깨에 정확히 착취하는 모습에서 길들여진 독수리의 위용을 볼 수 있었다.

인간의 손에서 자연스럽게 모이를 먹는 잉꼬 새는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 같았다.

자연은 인간을 만나면 아름다워지고 인간은 자연을 만나면 순수해진다. 이곳에서의 새들은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미학(美學)을 연출하고 있었다.

싱가포르 시내를 관통하는 클라키(Clarkecuay) 강가는 더위로 달구어진 시내를 시원하게 식혀주고 있었다.

강가에는 인어와 사자 상을 조합하여 거대하게 만들어 세운 멀라이언 입에서 폭포수가 시원하게 품어져 나오고 있었다.

뒤로는 무역건물과 은행 건물이 높게 세워져 있어 세계적인 부를 상징하는 듯했다. 많은 여행객들이 강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역시 강은 인간에게 길동무인 것 같다.

센토사 섬은 싱가포르 남쪽에 있는 동서 4㎞, 남북 1.4㎞의 작은 섬이다. `센토사`는 말레이어로 `평화의 고요함`을 뜻하며, 테마파크로 조성된 이곳은 아름다운 자연, 역사박물관에서부터 레저 오락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그리고 아시아에서 제일 큰 규모의 열대 해양 수족관이 있으며, 내부는 에스켈레이터와 보행으로 마치 바다 속을 거니는 기분이 들게 만들어졌으며, 다양한 열대어종이 있어 해양생물에 대한 교육과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현재 섬 안에는 호텔과 레저기구, 카지노 건설을 위해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관광객 유치전략이다. 점심은 골프장의 고급식당에서 최고급 중국식 코스요리를 먹었다. 아늑하고 고급스러우면서도 전원적인 식당 분위기가 좋았다. 역시 여행의 즐거움은 먹는 즐거움이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