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꾸준히 개각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공식 석상에서 처음으로 개각 가능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각 부처 장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참석한 국무회의에서 “물러날 때 물러나더라도 소신껏 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각 등을 놓고 이런저런 소리가 나오지만 거기에 좌우되지 마라”는 당부도 곁들였다.

청와대는 그동안 개각 및 청와대 개편설이 나올 때마다 일단 “검토되고 있는 것이 없다”고 부인해 왔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개각과 청와대 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개각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이 대통령이 이 정도 수준의 발언을 한 것을 보면 이미 내각과 청와대의 인적개편에 대한 구상을 어느 정도 진전시킨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만만치 않다.

이 대통령이 “후임 각료들이 청문회를 마칠 때까지 자기 자리에서 끝까지 일한 장관도 있었고, 물러난 뒤에도 헌신적으로 일한 장관도 있었다”고 말한 것은 개각과 청와대 개편을 시사함으로써 현직 각료와 참모들이 이에 대비하게 하려는 의도에서 나왔다는 해석이다.

이 대통령의 이날 개각 관련 발언으로 중폭 이상의 개각과 청와대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국무총리를 포함해 다수 장관들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고 청와대 수석 비서관들도 절반 이상이 교체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또 사람만 바꾸는 게 아니라 내각과 대통령실의 일부 조직 개편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무장관직 신설, 청와대 대변인실과 홍보기획관실의 통합, 홍보수석 신설, 국정기획수석실의 역할 조정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개편과 개각은 7월 말에서 8월 중순 사이에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유력하다.

이 대통령의 휴가가 8월초에 잡힌 것으로 알려진 만큼 7월 말께 청와대 참모진을 개편한 뒤 8월 중순께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특히 개각의 경우 다음 달 둘째 주중에 이뤄질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이 많지만 이르면 다음 달 7~9일 정도도 가능하고 늦어지면 셋째 주에 단행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장관을 비롯해 모두 휴가를 다녀오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자신의 휴가가 끝난 뒤 개각을 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여권 내에서는 몇몇 한나라당 의원이 이 대통령으로부터 입각 제의를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친박계 중진 A의원과 친이계 중진 B의원, 충청 출신의 중진 C의원 등에 게 입각 제의가 갔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그간 하마평에 오르내렸던 다른 인사들도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의 진의를 탐색하며 모두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휴대전화를 자주 쳐다보기 시작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