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이인기 의원은 김태환(구미을) 의원과 경북도당자리를 놓고 한치 양보없는 대결을 펼쳤다.

그러나 경북도당 자리를 놓고 끝까지 경선하겠다는 이인기의원이 갑자기 경선을 포기한 연유에 대해 군민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사퇴를 하면서 남명 조식 선생의 외단자의(外斷者義)를 사퇴의 변(辯)으로 대신했다.

외단자의는 `밖으로 행동을 결단하는 것이 의로움`이란 뜻으로 일반인들이 흔히 쓰는 사자성어와는 거리가 먼 문구이다.

특히 이 의원이 사퇴시 밝힌 외단자의는 퇴계 이황과 더불어 영남 사림의 지도자역할을 한 남명(南冥) 조식의 검명(劍銘)이다.

남명은 선비이면서도 자신이 차고 다니던 검에 내명자경(內明者敬 : 안으로 마음을 밝히는 것은 경이요. 外斷者義:밖으로 행동을 결단하는 것이 의다)을 새겨 넣고 다니며 평생 좌우명(座右銘)으로 삼았다고 한다.

특히 남명은 아들 명종 대신 수렴청정한 문정왕후를 과부로 비하하며 외척정치의 폐해를 낱낱이 거론하는 상소문을 올려 온 조정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러한 남명의 상소문은 그 당시 조정의 훈구대신들조차 생각지 못한 용기있는 행동으로 초야에 묻혀 살면서도 목숨을 담보한 소신 있는 상소문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남명의 인격에 대해 모를리 없는 이인기 의원이 일반인들이 거의 사용치 않는 용어사용에 대해 뜻있는 인사들은 그 진의를 유추해 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사는 “남명은 아들 명종을 대신해 수렴청정한 문정왕후의 외척정치의 폐해를 비판해 왔다”라며 “이러한 외척정치를 비판한 남명의 상소문처럼 외단자의는 한나라당에 최대지분을 가진 A씨를 연상케 한다”며 “A씨는 직접 나서지 않아도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어 그 의중을 간파한 이의원이 불편한 심경을 토로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든다”고 나름대로 풀이했다.

그러나 이 의원 측 관계자는 “그런 것은 절대 아니라며 도당위원장에 도전한 것은 사리사욕이 아닌 지역발전 차원이었는데 경선 때 친박계 의원들 간 감투싸움만 한다는 비난 여론이 일 것 같아 대승적 차원에서 용퇴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의원은 경선포기 후 칠곡시 조기 승격추진, 대구지하철 동명 구간연장, 북삼고 지역명문고 설립추진, 석적고등학교 조기 설립 등 지역민의 가장 큰 관심사항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이며 도당위원장경선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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