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대응방식을 예방에서 치료 중심으로 전환했지만 지역 사정은 그렇지 못한 모양이다. 감염차단의 핵심인 음압시설이 대구·경북지역에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신종플루가 여름방학을 맞아 확산일로를 거듭하면서 20일까지 국내 신종플루 확진환자는 865명이며 이 가운데 대구·경북지역 환자는 33명이다. 최근 며칠 사이 2배 넘게 급증했으며 대구·경북에서도 최근 들어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지역은 서둘러 방학에 들어가기도 했다.

신종플루가 확산일로에 들어서자 정부는 대응방식으로 차단에서 치료방식으로 전환했다. 문제는 치료방식. 공기를 통해 감염되는 신종플루 특성상 치료의 핵심인 `음압 시설`이 지역에서는 전무한데다 격리병상 규모를 넘어선 집단 환자 발생 시 대응체계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집단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는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에 준비된 격리병상은 대구 520병상, 경북 705병상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공기 이동을 원천 차단, 공기를 통한 추가 감염을 방지하는 음압시설이 설치된 곳은 단 한 곳도 없어 정부의 치료 중심 대응방식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음압시설 설치 병원은 국립의료원·국군수도통합병원·국립목포병원·전북대병원·인천의료원 등 5개소, 13병상에 불과하다.

격리병상 운영시스템도 감염확산의 우려를 증가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격리병상의 경우 현재 일반적으로 전염병 환자가 없을 경우 일반 환자에 개방되며 실제 환자 발생 시 일반 환자를 격리병상이 아닌 일반 병실로 이동시킨 후 전염병 환자를 수용하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격리병상 규모를 넘어선 수준의 집단 환자 발생 시 추가 병상 확보 등 각종 혼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신종플루 대응방식을 치료중심으로 전환했지만 시작은 불안하기만하다. 제대로 된 대응방법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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