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러스가 월드컵 휴식기 이후 가진 9경기에서 8승1패의 호성적을 거두며 K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이 됐다.

좋은 성적과 함께 사상 최초 4관왕(정규리그, AFC 챔피언스리그, 피스컵 코리아, FA컵)의 희망을 부풀려 갔으나 지난 15일 FA컵 8강전 성남과의 경기에서 1대2로 패하며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포항은 경기내내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며 3관왕을 달성하겠다는 꿈을 키워가고 있다.

이같은 호성적의 이면에는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김태만 사장의 보이지 않는 축구사랑과 창의적인 경영정신이 밑바탕이 됐다. 김태만 사장을 만나 스틸러스 웨이를 창안한 배경, K리그 발전방안, 포항스틸러스의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 1년이 지난 올해 초 `스틸러스 웨이`를 선포했다. 스틸러스 웨이를 구상하게 된 배경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롤모델로 삼아 관중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축구를 선보이고 싶었다. 지난 1년동안 경기를 지켜보니 모든 팀들이 우승을 위한 승리만을 생각했지 관중들에 대한 배려는 안중에도 없었다. 승패를 떠나 감동이 있는 축구문화를 정착시키고 팬들로부터 사랑받는 팀을 만들고 싶어 생각하게 됐다.

-스틸러스 웨이를 창안하게 만든 사람이 있다면.

▲사실은 박태준 명예회장이다. 포스코 근무 당시는 2만명 가운데 1명으로서 박 명예회장을 보아왔지만 막상 스틸러스 사장으로 와서 보니 스틸러스를 만든 박태준 명예회장이 자연스럽게 떠올랐고 당시 축구전용구장 및 스틸하우스 건립, 유소년 클럽시스템운영등을 어떻게 생각하고 추진했는지 존경스런 마음이 절로 우러났다. 물론 박 명예회장은 장학사업 개념으로 시작했고 지금은 경영을 고민해야 하는 점이 다르지만 박 명예회장의 뭔가 다른 창의적인 사고에 자극 받았다. 박 명예회장의 정신에 누가 되지 않는 일원이 되려고 고민한 끝에 만들게 됐다.

-스틸러스 웨이를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플레잉타임을 5분 이상 늘리기다. EPL과 비교해 보니 유럽은 90분 경기중 65분을 뛰는데 반해 K리그는 55분밖에 되지 않았다. 플레잉타임을 늘리기 위해 경기중 쓸데없는 행동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둘째 깨끗한 경기매너 지키기다. 경기중 부딛혀 넘어지면 큰 부상이 아닌데도 드러누워 시간을 지연시키는 모습은 굉장히 꼴불견이었다. 셋째는 심판의 권위를 존중하고 판정을 수용하기다. 심판의 휘슬이 울리면 어김없이 항의하는 모습을 연출하는데 심판을 믿지 못하면 경기는 재미있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스틸러스 웨이 선포이후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때 심정은 어땠나.

▲답답하고 암담했다. 최소한 2~3게임은 승점 3점을 따야하는 경기였다.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 막판에 어이없는 동점골을 내줄때 나의 방식이 틀렸나 잠시 의심하기도 했었다.(웃음)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나.

▲분명한 것은 우리팀이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출한 스타가 없음에도 동료선수를 믿으며 5분이상 더 뛰겠다는 마음이 하나로 될때 엄청난 경기력이 분출된다. 힘들지만 잘 따라주는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확실한 팀컬러를 갖출 수 있다고 확신한다.

-끝으로 K리그 발전을 위한 방안을 이야기한다면.

▲아까도 말했지만 관중 없는 K리그는 있을 수 없다. 우승을 위한 경기도 좋지만 관중을 생각하는 축구를 해야한다. 경기시간 5분 더 늘리고 매너있는 경기를 하며 심판을 존중하는 등 스틸러스 웨이가 확산될 때 한단계 성숙할 것이다.

/권종락기자 kwonjr@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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