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병세가 호전됨에 따라 19일 오후 2시30분께 인공호흡기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주치의인 세브란스병원 장준 교수는 “산소 포화도가 99~100%를 기록하고 있으며 맥박, 혈압, 체온 등 김 전 대통령의 건강 수치가 모두 정상 범위를 유지하고 있다. 스스로 호흡할 수 있다는 판단에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몸 상태가 좋아지면서 폐 쪽으로의 합병증 위험도 다소 누그러진 상황”이라며 “호흡이나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당분간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계속할 계획”이라며 “증세가 현재 추세로 호전되고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1주일 내에 일반 병실로 옮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인공호흡기를 뗀 직후 의료진에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했고, 40분 후인 오후 3시께는 부인 이희호 여사를 집중치료실에서 만나 “이번에 병원에서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말을 했다고 측근인 최경환 비서관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면회를 와 있던 박준영 전남지사에게 “바쁘신데 뭐하러 왔느냐”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고 최 비서관은 소개했다.

최 비서관은 “의료진은 최근 김 전 대통령이 인공호흡 의존도를 줄이고 자발호흡을 늘리도록 해 왔다”고 말했다.

현재 김 전 대통령은 침대에 비스듬히 뒤로 기대 앉아 있으며, 콧줄을 통해 영양 공급을 계속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