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승진`인사로 뒷말이 무성하다. 문경시는 지난 1일자 인사까지 3년간, 정년 공로연수를 불과 보름 앞둔 6급 공무원도 5급으로 승진시키는 등 무려 6급 공무원 7명에게 6개월 또는 1년 이후 사퇴를 전제로 하는 사무관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도내에서 가장 많이 단행해 왔다고 한다. 이미 퇴직한 4명 가운데는 당초 약속한 조건을 무시하고 `버티기`로 시한을 넘겨 관계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지방공무원의 꽃으로 불리는 사무관으로 승진한 사람이 승진 한 달 만에 8여천만원에 달하는 명퇴금을 챙기고 퇴직하자마자 조합장에 출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자 “뭉칫돈까지 줘가며 조합장으로 내보내느냐”며 비아냥거리는 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문제는 `조건부 승진자` 정년이 늘어나면서 챙겨 나가는 명예퇴직금이 국비인 총액인건비에서 나가는 게 아니라 순수한 시비로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낭비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시는 지금까지 4명에게 2억 원이 넘는 혈세를 명퇴금으로 지급했으며 남은 3명에게도 1억여 원 이상의 혈세를 지급해야 할 형편에 처해 있다.

조건부 승진이 인사적체를 효율적으로 풀려는 방편이고 불법이나 특혜는 아니라고 하지만 수십 년을 동고동락하면서 승진대상의 동일 선상에 있다가 승진에서 탈락하는 동료 공직자들에게는 심한 좌절감과 배신감을 줄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또 공직사회에는 상호 불신과 위화감 조장 등으로 시정발전에 악영향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국가 예산 확보와 기업유치 등의 굵직한 성과를 일궈낸 능력 있는 공무원을 우대하기보다는 민선 4기 들어와서 관행화되다시피한 조건부승진에 어느 공무원이 시정 발전을 위해 몸바쳐 일할 것인가.

문경시는 친절과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상을 입으로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현직에서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을 찾아내 능력에 맞는 인사로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워 시정발전의 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