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킹콩을 들다`는 2000년 전국체전에서 총 15개의 금메달 중 14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을 휩쓸었던 시골 고등학교 소녀 역사들의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극화되었다.

대회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신화가 된 소녀들의 뒤에는 故정인영, 김용철, 윤상윤 세 명의 역도코치가 있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아버지처럼 가르치고 먹이며 시골소녀들을 역도선수로 키워낸 그들 중 정인영 선생은 전국체전 1년 후 49세의 나이에 과로로 인한 뇌출혈로 학교에서 근무 중 순직했다.

그는 역도황무지였던 한국에서 바르셀로나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전병관을 발굴하기도 했다.

영화는 그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아 미래를 꿈꿀 수 조차 없는 가난하고 불우한 환경의 시골소녀들에게 `역도`를 가르쳐 주고 역도를 통해서 삶에 대한 희망을 갖게 만드는 역도코치의 모습을 통해 인생의 멘토가 된 진정한 스승의 면모를 보여주고자 했다.

시골소녀들을 아름다운 역사로 키운 어느 역도코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실제 역도 선수들의 다양한 경험과 역도 지도자들의 이야기를 한데 버무려 진솔하고 감동적인 스토리로 만들어낸 `킹콩을 들다`가 단순히 감동적인 스포츠 영화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부분이 바로 이점이다.

`킹콩을 들다`는 아무것도 모르던 시골소녀들이 `자신의 삶의 무게`를 깨치고 `아름다운 역사`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통해 역도가 가진 힘과 묵직한 감동을 영화 속에 녹여내는데 성공했다.

역도는 축구, 농구 등 인기종목의 스포츠에 밀려 올림픽 기간 외에는 국민들의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경기이다. 하지만 2007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비인기종목인 핸드볼 경기를 스크린으로 가져와 전 국민에게 감동을 안겨주며 핸드볼 경기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켰던 것처럼 `킹콩을 들다`를 통해 `역도`가 던져주는 힘과 감동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역도`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기회가 되고 있다.

조안을 필두로 한 여섯 명의 여배우들이 역사로 거듭나는 과정은 그야말로 땀과 눈물로 점철된 고난의 과정이었다.

조안은 여배우로서의 아름다움을 포기하고 7kg이상 체중을 불리고 특수 분장으로 땟국물이 묻어나는 영락없는 시골소녀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극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여배우들의 `실전연기`는 그들을 웃고 울렸으며, 그 모습은 생생하게 영화 속에 담겨 감동과 웃음의 동력이 되고 있다.

`킹콩을 들다`에는 쟁쟁한 중견 배우들이 조연진에서부터 카메오까지 포진해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 속에서 보성여중 교장과 교감으로 분한 박준금과 우현은 때론 자상하게 때론 무섭게 시골소녀들을 역도선수로 단련시키는 이지봉(이범수)의 곁에서 그의 든든한 지지자 역할을 유감없이 해냈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얼굴을 비친 박준금은 다양한 작품에서 감초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는 배우 우현과 환상의 호흡을 과시하며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실제로 두 배우는 연기를 하는 동안 환상적인 애드리브로 촬영현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대표적인 연기파 중견배우인 변희봉은 교육감으로 카메오 출연해 짧은 등장에도 불구하고 `역시 변희봉`이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내공 깊은 연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으며, 기주봉은 이지봉의 역도스승이자 정신적 지주역할을 하는 역도감독으로 출연해 영화에 감동과 무게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