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예년에는 6월 말부터 7월 초 사이 장마가 끝나면서 매출이 오르기 시작하는데, 올해에는 7월 중순 들어서도 국지성 호우가 계속돼 매출이 기대만큼 늘지 않기 때문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의 6월 맥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증가했으나 7월 들어서는 작년 동기보다 오히려 3.8% 줄었다.

특히 이달 첫째 주(6월29일~7월5일)에는 작년에 비해 1.4%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둘째 주(7월 6~12일)에는 작년 대비 6.3%나 떨어졌다.

이는 소주 매출이 6월에 1.5% 증가하고, 7월 들어서는 5.1%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롯데마트에서도 맥주 매출은 이달 첫째주 6.7% 증가했다가 둘째 주에는 4.3% 감소했다.

이런 경향은 편의점에서도 나타났다.

편의점 GS25의 6월 맥주 매출은 11.5% 증가했으나 7월 들어서는 5.1% 느는 데 그쳤다.

그러나 소주는 6월 매출이 12.6% 늘었고, 7월 들어서는 18.7% 급증했다.

맥주와 소주의 7월 매출이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은 날씨 및 경기불황과 연관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7월 들어 비가 조금이라도 온 날이 13일 중 9일에 달했고, 하루 강수량이 100㎜에 가깝거나 그 이상이었던 날이 3일이나 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강수량이 100㎜ 이상이었던 날이 하루도 없었다.

하이트진로그룹 관계자는 “비가 오면 확실히 맥주 소비가 줄기 마련”이라며 최근의 궂은 날씨가 맥주 판매에 걸림돌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맥주업계는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판촉전을 강화하고 있다.

하이트맥주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에서 맥주 24캔을 사는 고객에게 여행과 레저활동에 다용도로 쓸 수 있는 가방을 주고 있다.

오비맥주는 오는 17일부터 8월 말까지 대표 브랜드 `카스`를 앞세워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 참여형 이벤트와 시음행사 등으로 구성된 판촉활동을 벌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