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러스가 최근 파죽의 7연승을 내달리며 아시아 최초로 `세계 최고클럽`에 선정되는 등 최고의 순간을 보내고 있다.

이같은 상승세의 원동력은 무엇보다 파리아스 감독과 선수들이 한몸이 돼 수준높은 전술을 이해하고 그라운드에서 그대로 재현한 것이 첫손에 꼽히지만 김태만 사장이 올초 야심차게 발표한 `스틸러스 웨이`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김태만 사장은 올해초 `팬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축구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취지로 스틸러스 웨이를 선포했다.

스틸러스 웨이는 한마디로 ▲플레잉타임 5분 이상 늘리기 ▲깨끗한 경기 매너 지키기 ▲심판 권위를 존중하고 판정 수용하기 등 3가지로 요약할수 있다.

김태만 사장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경기지원팀장, 코치, 스카우트로 구성한 평가위원단이 매 경기 데드타임, 경기매너, 경기력 등의 항목으로 나눠 스틸러스웨이 평가를 하도록 했다.

시즌 초반 포항선수들은 달라진 환경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한채 선제골을 넣는 등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동점골을 허용하며 무승부로 끝내는 경기가 많았다.

포항팬들 역시 변함없는 지지속에서도 이상하리만치 길어지는 무승부 행진에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했고 선수들도 조금씩 지쳐갔다.

김태만 사장은 그러나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매경기 평가결과 기준을 넘으서면 수당을 지급해 왔으며 지금까지 수당을 받지 못한 경기는 2경기에 불과하다는 후문이다.

월드컵 예선전으로 인한 황금휴식기에 포항은 충남 아산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이때 충무공 이순신의 정신을 본받으며 다시 한번 스틸러스 웨이를 실천하는 참뜻을 설명했고 선수들도 이해했다. 파리아스 감독 역시 포항이 황금휴식기 이후 180도 달라진 모습에 대해 “선수들이 전술을 많이 이해하고 어느정도 완성돼 가는 느낌이 가장 큰 동력”이라고 운을 뗀뒤 “스틸러스 웨이를 선포하고 실천하는 등 재미있는 축구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김태만 사장의 진정한 축구사랑”도 빼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포항의 스틸러스웨이는 지난달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최한 K리그 워크숍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포항은 이자리에 모인 15개 구단 관계자 앞에서 프로그램의 도입 배경과 운영방법에 대해 설명했으며 연맹은 K리그 전체로 확대시키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신명준 연맹운영부 과장은 “올시즌 포항의 경기는 확실히 재미있다고 축구 관계자는 물론 팬들로부터 듣고 있는데 이는 스틸러스 웨이 도입 이후 나타난 효과로 보인다”며 “리그를 활성화 시킬 `특A급 프로젝트`로서 진지하게 프로그램 분석 및 시행방안을 연구할 계획”임을 밝혔다.

김 사장은 “이제는 선수들도 게임을 즐기는가 하면 그라운드에 들어서면 종료휘슬이 울릴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노력이 눈에 보인다”며 “앞으로 파리아스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의 연임 및 연봉협상의 자료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리그는 물론 AFC챔피언스리그, FA컵, 피스컵 코리아 등 4마리 토끼를 사냥하기 위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포항이 어느정도 성적을 거두느냐에 따라 `스틸러스 웨이`의 확산여부도 판가름날 전망이다.

/권종락기자 kwonjr@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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