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서거 전 친인척 비리 의혹과 관련, “결국 모든 것이 수신제가를 하지 못한 제 탓입니다. 제가 책임을 져야죠”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명숙 전 총리는 이날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5월2일 봉하마을을 찾아 마지막으로 뵀는데, 대통령께서는 국민에 대한 죄송스러움으로 깊은 자책감에 빠져 계셨다. 불면으로 인해 퀭하신 눈으로 제게 말씀하셨다”며 이같이 전했다.

5월2일은 노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 밤샘 조사를 받고 나온 다음날이다.

한 전 총리는 “당신께서 말씀하신 `책임`이 초개와 같이 당신의 몸을 던지는 일인 줄은 몰랐다. 백척간두 아래로 자신을 던져 세상의 부조리에 항거하려는 단심(丹心)인 줄은 차마 알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당신의 희생이, 당신의 마지막 대속(代贖)이 떠난 줄 알았던 국민의 발걸음을 돌려세웠다”고 했다.

한 전 총리는 또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봉하마을로 찾은 자신에게 “권력을 쥔 사람은 진정한 의미의 진보를 할 수 없다”며 “우리나라는 진보와 보수가 함께 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국가 경영을 위해 현실을 도외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는 국민통합을 말했지만 결국 국민을 통합하지는 못했다. 현실의 제약과 벽이 너무 견고했기 때문”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