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란 인명과 재산을 빼앗고 이웃에게도 손해를 끼치는 참사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화재 발생 시 소방차량이 신속히 화재현장으로 출동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소방도로다.

지속적인 지도와 단속에도 불구하고 마냥 늘어나고만 있는 소방도로상의 불법주차는 우리 사회의 안전에 대한 무관심이 습관처럼 고질화된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갖게 한다.

또 사람들은 화마(火魔)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괜찮겠지, 나 하나쯤이야` 하는 무사안일한 생각에 젖어 소방도로를 마치 내 집 주차장인양 사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화재는 시간과 장소를 예측하기 곤란한 재해다. 1분, 1초가 아쉬운 긴박성과 신속성을 요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신속한 출동에 의한 초기 진압 활동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그래서 주택가 등 모든 지역에는 소방도로가 있게 마련이고, 소방도로는 주야를 불문하고 반드시 확보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주택가 이면도로의 무분별한 무단주차는 화재, 구급 등 긴급상황 발생 시 소방차량의 현장진입을 곤란하게 해 귀중한 생명과 재산 피해를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교통체증을 일으키고 보행자들에게도 큰 불편을 주고 있다.

주택가 이변도로 불법주차는 자기 자신만 편하면 남이야 어떻든지 상관없다는 편협한 이기심의 발로라 할 수 있다. 만일 사랑하는 가족이 타오르는 불 속에 갇혀 몸부림치며 구조요청을 할 때 주택가의 무질서한 불법주차로 인해 소방차 출동이 늦어지고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인터넷 UCC를 통해 독일의 소방차 출동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은 흡사 모세의 기적으로 홍해가 갈라지듯 소방차 사이렌이 울림과 동시에 일제히 차들이 길을 비켜주었고, 주택가 도로에는 누구 하나 불법주차해 놓은 사람이 없었다.

이제 우리도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소방도로는 생명도로임을 기억해야 한다. 또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이 이웃은 물론이고 내 가족의 안전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신수규·포항남부소방서 예방홍보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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