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국내 증권사들이 이달 말부터 소액지급결제 서비스를 시작하는 가운데 갑작스런 서비스 개시로 거래량이 급증할 경우 시스템 장애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결제원은 이에 따라 서비스 시작일을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소액지급결제 서비스를 준비 중인 25개 증권사 가운데 13개가 오는 31일부터 동시에 소액결제 서비스를 시작한다.

소액결제 서비스가 시작되면 은행 연계계좌가 없어도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만으로 입출금과 타 금융기관 송금, 카드대금 및 각종 공과금 납부가 가능해진다. 또한 거래시간도 연장돼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이용에 제약을 받던 불편을 덜게 된다.

문제는 그러나 이들 업체의 서비스 개시일인 31일은 은행들이 월말 정산을 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은행과 증권사 서비스가 맞물릴 경우 국내 모든 소액결제를 관할하는 금융결제원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증권사 중 가장 먼저 지난 3일 소액결제 서비스를 시작한 동양종금증권도 서비스를 시작한 당일 거래가 몰리면서 은행 이체서비스가 지연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융결제원은 서비스 시작일을 오는 31일에서 2~3일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증권사들은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며 기존 일정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은행 쪽에서 31일 소액지급결제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내놔 전산 테스트를 거쳐 개시일을 협의할 계획이었는데 증권사들이 일방적으로 31일로 정해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음주에 테스트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은행 및 증권사들과 협의해 서비스 시작 일자를 2~3일 뒤로 미루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이에 “이미 오래전에 시스템 개발은 물론 점검까지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고, 한화증권도 “동양종금증권과 같은 지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시 한번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