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니 편안하네요. 대학 졸업 직후 방송국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인지 이곳에 오면 편해요. 여기저기 다녀본 결과 제일 아는 사람도 많고(웃음), 카메라도 낯설지 않고요. 그런 것을 보면 `아, 내가 여기에 오래 있었구나`라는 생각도 들어요.”

“복귀한 지도 어느덧 꽤 됐는데 이제는 기분 좋게 방송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제가 원래 좀 신중하고 천천히 가는 편이어서 그동안은 흐름을 파악하느라 시간이 걸렸어요. 뭔가를 억지로 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흐름을 지켜보다 기회가 걸리면 탁 치고 들어가는 스타일인데 이제 그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 같아요.”

김국진은 현재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MBC TV `황금어장-라디오스타`와 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 SBS TV `스타 주니어 쇼-붕어빵` 등 4개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이다. 일각에서는 성급하게 `제2의 전성기`를 운운하기도 한다.

“예전만큼 하려면 앞으로 정말 더 열심히 해야죠. 전성기는 아니지만 그렇게 말씀해 주시는 것이 한편으로 고맙기도 해요. 어쨌든 이제는 제가 방송하는 것이 불안해 보이지는 않는다는 뜻이니까요. 하지만 진짜 전성기를 다시 맞으려면 아직 멀었고 더 잘해서 훨씬 더 재미있게 해 드려야죠.”

그는 겸손했고 신중했지만 은연중에 단단한 자존심을 내비쳤다. 동료가 `눈물이 없는 연예인`이라며 혀를 내두르는 김국진은 실제로 연예계에서 자존심이 강하기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정상의 위치에 있었음에도 이혼 후 연예계를 떠났고, 돌아오지 않을 생각으로 프로골프 테스트에 11번 도전한 것도 자존심 때문이었다.

“방송을 떠난 동안은 예능 프로그램을 전혀 안 봤어요. 또 혼자서 지냈기 때문에 복귀해서 감을 다시 잡는 데 좀 걸렸습니다. 처음 3개월 정도는 그저 눈만 뜬 마네킹과 같은 수준이었죠. 지금 `행복하냐`고 물으면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편안합니다. 편하다는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살면서 불편한 상황이 아주 많잖아요.”

그는 자신의 개그 스타일이 `선을 지키는 개그`라고 이야기했다. 출연진이 자신의 모든 것을 까보이는 `남자의 자격`에서도 김국진만은 솜씨좋게 치고 빠지는 기술을 발휘하는 것도 선을 지키려하기 때문이라는 것.

마지막으로 목표가 뭐냐고 물었다.

“찰리 채플린이 대표작을 묻는 말에 `차기작`이라고 답했는데 그 말에 아주 공감합니다. 달리기 시합도 아니고, 목표를 뭐라고 말하기는 애매하네요. 그냥 앞으로 나다운 것을 더 잘할 생각이에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