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두호동 공사장 잇따른 화재 불구
안전시설 제대로 안갖추고 작업 강행

최근 경기 불황의 여파로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건축 현장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건축주들의 탈법 공사가 화재 피해 등을 낳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포항시 북구 두호고등학교 인근의 한 4층 건물 신축공사현장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출동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당시 사고는 다행히 신속한 진화작업으로 서둘러 종료됐지만 바로 옆 정형외과병원에 환자들이 입원해 있었는데다 오른편에는 입시학원이 위치해 있어 자칫 인명피해 마저 우려되는 상황을 연출했다.

포항북부소방서는 이날 화재의 원인이 인부들이 용접작업을 하던 중 불똥이 떨어지면서 아래에 쳐놓은 차단막에 옮겨 붙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현장은 이미 지난 3월께 이날 보다 훨씬 규모가 큰 불이 나 소방차 출동에 앞서 옆 병원의 환자들이 대피하고 바로 앞 아이파크 아파트 주민들이 불안에 떠는 등 주택가의 애물단지가 돼 왔다.

경찰은 당시 사고는 누군가에 의한 방화로 보고 조사를 벌였으나 용의자와 정확한 화재 원인은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인근 주민들을 불안에 몰아 넣고 있는 이 건축현장의 사고는 허술한 안전의식에 따른 명백한 인재인 것으로 드러난다.

올해 들어 공사가 중단된 이 현장은 최근 방진막과 추락방지망 등 안전사고 방지 시설이 거의 다 훼손된 상태에서 무모한 공사가 진행돼 왔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바로 다음날 휴일인 지난 4일에는 또 다시 인부 3명이 4층 옥상에 매달린 채 전날과 다름 없이 용접작업을 강행하는 등 어이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인접한 I병원 측 관계자는 “포항시에 여러 차례 진정을 했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서 “중단된 공사 현장에 청소년들이 드나드는 등 우범지대가 되고 화재사고가 이어지는데 불안해서 견디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아파트건설사의 몰지각한 모델하우스 철거로 주변 인도가 크게 훼손된 사례도 있다.

창포구획정리지구 내 주민들은 현진에버빌 측이 지난 3월께 모델하우스를 철거하면서 중장비들이 인도를 가로질러 출입하며 블럭들이 심하게 내려 앉아 훼손돼 걸려 넘어질 위험이 커지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현진 측은 장성동 현장이 준공된 이후 법원 앞의 단지가 글로벌 금융위기 후 공사 중단되자 모델하우스를 철거하는 등 포항에서 벌여온 사업을 중단·축소하고 있어 포항시가 인도훼손 현장의 원상복구를 지시할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불가피하게 됐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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