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정성기 교수팀, 생쥐 실험에서 성공
뇌종양·알츠하이머병 등 치료 가속화 전망

포스텍 정성기<사진> 교수팀이 생체기능조절물질개발사업단(단장 유성은)과 BK21사업(포스텍 분자과학사업단 주관) 지원으로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을 투과할 수 있는 약물전달체를 개발했다.

포스텍은 정성기 교수팀이 소르비톨이라는 약물전달체를 이용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의 증식을 억제하는 대표적 약물인 AZT (azidothymidine:지도부딘)를 생쥐의 혈뇌장벽을 투과해 뇌조직으로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포스텍에 따르면 이 연구 결과는 영국화학회에서 발간하는 화학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Chemical Communications`의 인터넷판(advance article) 6월22일자에 게재됐다.

에이즈를 일으키는 병원체로 알려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인체세포가 감염되면, 역전사효소(reverse transcriptase)에 의해 HIV의 유전물질이 인체세포의 염색체에 편입이 되고 인체세포는 더 많은 HIV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바이러스는 증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에이즈 치료는 HIV 역전사효소의 활동을 억제하여 HIV의 증식을 저지시킬 수 있는 치료제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원리의 약물들을 뉴클레오시드 역전사효소억제제(NRTI: nucleoside reverse transcriptase inhibitor)라고 부른다.

그러나 뇌를 포함한 중추신경계는 그 기능적 중요성 때문에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이라는 특수한 보호체계를 가지고 있어서, 해로운 외부 물질들이 뇌에 쉽게 침투를 못할 뿐만 아니라 질병 치료에 유용한 대부분의 약물성분들도 뇌로 전달되지 못한다. 따라서 약물전달을 위한 혈뇌장벽의 극복은 뇌신경계질환 치료제의 개발에 있어서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팀은 2007년 소르비톨이라는 당질(carbohydrate)을 근간으로 하는 약물전달체를 개발한 바 있으며, 동 연구는 이를 이용하여 뇌조직으로 감염된 에이즈(AIDS)의 치료를 가능케 하는 뉴클레오시드 역전사효소 억제제(NRTI)의 전달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약물전달체와 약물의 고유한 기능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두 물질을 결합시켜야하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연결기(linker)를 도입해 약물전달체와 AZT를 쉽게 결합할 수 있었으며, 이때 AZT는 피전달체(cargo)로서 약물전달체의 도움을 얻어 혈뇌장벽을 통과할 수 있었다.

정성기 교수팀은 이번에 새롭게 개발한 약물전달체 시스템에 기반해 뇌종양, 알츠하이머병 등의 난치성 중추신경계(central nervous system: CNS)질환 치료에 필수적인 약물개발 연구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종락기자 kwonjr@kbmaeil.com

용어설명

▲역전사효소(reverse transcriptase)

역전사효소는 RNA를 주형(template)으로 해 상보적 DNA를 합성하는 효소를 말한다. 이러한 역전사 효소의 활동은 보통의 세포에서 일어나는 유전정보의 흐름(DNA로 부터 RNA의 합성)과 정반대이다. 역전사 효소는 유전정보가 RNA의 형태로 보존되어있는 바이러스에서 대부분 발견되며 HIV가 그 예이다.

▲약물전달체(Drug delivery vector)

상당히 많은 수의 높은 생리활성을 가진 약물들, 특히 수용성약품, 단백질의약품, 핵산/유전자 등은 생체막(세포막, BBB-혈뇌장벽, 등)을 잘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치료제로서 개발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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