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측·마을주민간 진정·소송 등 오랜 다툼
`성주신의 본향` 먹칠… 합의안 도출 바람직

성주신앙의 본향이자 안동 지역의 대표적 명소로 잘 알려진 이천동 제비원의 사찰 연미사를 둘러싼 소유권 분쟁이 쉽게 끝나지 않고 있어 해결방안이 시급하다.

이 분쟁은 사찰 측과 이 동네 주민들로 구성된 모임인 `치성계` 계원들 사이에서 십년 이상 진정과 소송 등을 통해 이어온 다툼.

최근 제비원 일대가 유교문화권개발에 따른 성역화사업으로 주변 논밭이 공원으로 조성되는 등 새 전기를 맞은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갈등의 해결은 더욱 시급한 과제가 됐다.

연미사는 연이 아가씨의 전설과 함께 신라시대에 창건한 유명 사찰로 전란 등 역사의 격랑 속에서 폐사의 운명을 맞았지만 당시 `미륵불의 고장`으로 자부심을 갖고 있던 이 마을 주민들은 치성계를 모으고 허름한 절집을 세운뒤 수십년 이상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점이 문제가 됐다. 오랜 세월 절을 자발적으로 관리해온 주민들은 자신들을 절의 주인으로 알게 됐다.

그러나 연미사는 이후에 조계종 16교구 말사이자 전통사찰로 지정됐고 이에 따라 소유권 다툼이 시작됐다. 치성계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조계종의 손을 들어줬고 정식 사찰이 들어섰다.

이후 치성계는 자신들의 소유권과 관련해 옛 문화관광부에 거듭 진정을 제기함으로써 정부 담당자가 수차례 현지 실사에 나섰다.

치성계 내부에서는 또 패가 갈려 주민들끼리의 송사도 이어지는 등 대외적 망신도 자처했다.

잠잠해지나 했던 문제는 최근 연미사를 개축하면서 또다시 불거졌다. 치성계가 또다시 재산권을 인정하는 차원에서 자신들에게 응분의 보상금을 요구했기 때문.

사찰 측은 치성계가 요구하는 금액이 터무니없이 많고 치성계 내부의 다툼 등 순수성에 대한 의문을 이유로 보상을 거부하면서 진정제기 행태가 또 이어지고 있다.

안동시는 이 해묵은 다툼을 잠재우기 위해 중재안을 고심했지만 행정기관으로서는 어느 한쪽의 주장만 받아들일 수 없는 노릇.

안동시 관계자는 “성주신의 고향인 제비원 연미사는 그 자체로 신성한 장소이며 수많은 답사객과 여행객이 찾는 곳인데 볼썽사나운 소유권 다툼은 부끄러운 모습”이라며 “사찰과 치성계가 이해를 바탕으로 하루빨리 합의안을 도출하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임태기자 lee7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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