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것 나눠주는 기부는 아름다운 덕목”

매년 불우이웃돕기 성금… 봉사활동도 활발

부인과 함께 장기기증 절차도 마무리 `귀감`

37년간의 공직생활을 명예롭게 마감하고 지난달 말 정년퇴임 한 천근배 전 상주시의회 사무국장은 후배 동료공무원들이 한푼 두푼 모아 전달한 퇴직위로금 성격의 300만 원을 (재)상주시장학회에 장학금으로 쾌척했다.

평소에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남다른 관심을 보이면서 박봉임에도 매년 상당액의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한 번도 빠뜨리지 않았으며 부인 최순자씨와 함께 장기기증 절차도 마무리했다.

선진국의 경우 빌 게이츠 등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기부와 자선이 사회적 덕목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지만, 아직 기부문화가 걸음마 단계인 우리의 실정을 감안 할 때 천 전 국장의 숨은 선행은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장학금을 맡기게 된 동기는.

▲먼저 대학교 한 학기 등록금도 되지 않는 적은 금액을 맡겨 부끄러울 뿐입니다. 저 자신이 만학도로서 1968년도에 상주농잠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가세가 기울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일찍이 사회생활에 뛰어든 적도 있습니다.

1974년부터 지방공무원으로 근무하다 1991년 상주대학교 야간대학이 설립돼 행정학과에 입학하고 이어 같은 대학원 아동복지학과 노인복지학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배움에 목말라하는 학생들을 수없이 봐 왔기 때문입니다.

-주요 봉사활동 내용과 기부문화에 대한 의견은.

▲1998년 사무관 교육 중 충북 음성에 있는 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할 때 `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주님의 은총입니다`라는 글귀를 보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후 꽃동네를 비롯해 상주시장애인복지회관, 상주사회복지관, 자원봉사센터, 장기기증운동본부 등에 매월 일정 금액을 맡기고 있으며 노력봉사로는 상주사회복지관에서 도시락 배달을 합니다.

2006년도에는 아내와 함께 장기기증 서약을 하고 후원 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연말이면 50~100만 원 수준에서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맡기고 있습니다.

봉사활동과 기부는 다 같은 맥락으로 남고 넘쳐서가 아니라 나누어 남을 도움으로써 자기 스스로 가슴 뿌듯해지는 아름다운 덕목이라 생각합니다.

-퇴직 공무원의 진로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공직자들이 퇴직과 함께 제2의 인생을 살아간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실생활은 권위적이고 피동적인 공직생활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공로연수 기간 중에도 중소기업에서 무보수로 연수를 받았으며 퇴직과 동시에 정상적인 보수를 받고 연수받은 회사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공직을 떠나고 나서 또다시 직장을 가지는 것이 마치 염치없는 선택처럼 인식되는 풍토가 팽배해 있습니다만 이는 잘못된 사고라 여겨집니다.

심각한 인구 감소로 뒤따라올 인적자원이 고갈돼 가는 상황에서 퇴직 공무원이라 해서 팔짱만 끼고 있을 때는 절대 아니라 생각되며 오히려 집적된 노하우를 살려 적재적소에서 생산적 활동에 종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봅니다.

/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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