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올해로 건국 61돌이 된다. 개인으로 치면, 진갑이 되는 연륜이다. 나라가 진갑이 되도록 대학입시제도가 정착이 안 되고, 가변적이다.

개인이 진갑이 되어도 인격형성이 안 되고 성격이 유동적이라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우리나라 교육이 표류하게 된 중요한 원인의 하나가 고등교육을 맡는 교수가 교육부장관직을 독식하고 초중고의 보통교육 출신의 교원은 한 명도 장관이 된 일이 없으니 교육제도와 정책의 불합리성이 우연이 아니다.

보통교육의 기반 위에 고등교육이 성공할 수 있다.

대학교수 아닌 초중고 교원도 교육부의 수장(首長)이 되어야 살아있는 교육행정이 될 것이다.

요사이 타 직종에 종사하던 사람도 교장이 될 수 있게 한다니 기발한 아이디어인지 기가 발산한 매너리즘인지 헷갈린다.

군의 부대장, 경찰서장, 법원장, 검사장은 타 직종의 사람이 넘볼 수 없는 성역인데 교장자리는 전문교육자가 아닌 누구라도 할 수 있고 누구나 해도 되는 자리란 말인가.

교사가 한평생 교직에 전념해도 교감승진도 못 하고 평교사로 마쳐야 하는 아쉬움이 많은 교육계인데 교육하고도 상관없이 살아온 사람에게 교육계의 꽃인 교장자리를 내주어야 한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젊은 여자가 결혼하는 것은 노후에 대한 인생보험의 성격이 있다.

젊은 미모의 여성에게 졸졸 따르는 남정네가 얼마나 많은가.

결혼하는 것보다 혼자 사는 젊은 여자가 이성편력도 다양하고 좋은 점고 많지만 늘그막을 위해 고분고분하게 꽃가마를 타는 것이다.

권력도 많은 보수도 없지만 나이 들어 교장 하는 재미로 평교사 시절의 고생을 감내하는 교사들의 충정을 안타깝게도 교육부 수장(首長)은 모르고 있다.

CEO 출신이면 교장보다 학교경영을 잘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다고 교육이 능률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막말로 교사 중에 누구를 시켜도 교육부 고위직도 현재 고위직보다 더 잘할 사람이 많다.

교장 전부를 CEO로 채울 수 없으니 교육부 장관 자리에 CEO를 앉히면 전국 교장 모두가 CEO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교육자 출신 아닌 타 직종을 교장에 임명하려면 교원에게도 교직이 아닌 타 직종으로 진출시켜 교장자리를 타직종에게 넘길 것을 보상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물론 현재 초중고의 보통 교육계도 산적한 과제가 많다. 좌·우로 갈린 교직사회 등 교육부의 책임이 크다.

교원은 공직자다. 헌법에 규정된 자유민주체제에 충실해야 한다. 보통교원은 미성년자를 다룬다. 미성년자를 특정한 이념의 하수인이 되게 해서는 안 된다. 보편적 사고를 하는 건실한 국민으로 키워야 한다.

교장조차 외부인사에게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 교육계의 현실이 딱하다. 크게 보면 그게 우연이 아니라 자업자득일 수도 있다.

존경받는 선생님이 되어 감히 교장자리를 밖에서 넘보지 못하게 새뜻한 교직자의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스승의 길은 탄탄대로가 아닌 험산준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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