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생활 속 실천이어야 합니다. 집에서 KBS 1TV `사랑의 리퀘스트`를 보면서 전화 ARS로 1천~2천원씩 보내는 실천이 중요해요. 수천명이 동참하면 큰 금액이 되잖아요. 때론 저도 사기를 당하는 등 경제적으로 힘들 때가 많았어요. 하지만 `돈을 벌면 나눠야지`라고 생각하면 더 못해요. 당장 벌면 더 벌고 싶은 게 사람 욕심이니까요.”

1993년 데뷔한 박상민(45)은 16년간 남몰래 40억원대를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된 선행 연예인.

콘서트, 행사 등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소아암, 백혈병 환우를 비롯해 고향인 경기도 평택의 무의탁 독거노인, 결식아동 돕기에 수억원씩 쾌척했다. 자선 공연에 무료 출연한 것도 모자라 기부까지 하고 온 것을 합하면 정확한 금액은 계산조차 할 수 없다. 홍보대사를 맡은 것만도 수십개다.

그는 6일 “(재산)환원이라는 단어는 마치 내것을 빼앗기는 느낌을 갖게 한다”며 “또 기부라는 표현 대신 나눔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나는 종교가 없지만 나눔은 언젠가 본인과 가족들에게 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민에게 기부를 시작하게 된 동기를 묻자 “그런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가정 환경이 풍족하지 않았다”는 그는 “어떤 계기보다 부모님의 영향, 내 성격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며 “TV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도네이션 프로그램을 보면 `동사무소, 구청에서 보조금으로 도와주면 될텐데`라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해진다. 어머니를 닮아 마음이 여리고 약하다”고 웃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죽을 때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멋있게 말하는데 나는 그저 누군가가 나로 인해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 짜릿하다”며 “`촌놈 출세했구나`라는 생각도 많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가 생각하는 기부 철학은 `나눔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우러난 따뜻한 마음의 실천`이라는 것.

기부하는 삶을 통해 그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도 물었다.

“저는 늘 똑같아요. 금전적으로도 불어나지 않았고요. 집 사는 건 안해도 부모님과 바로 바로 먹고 살 수는 있어요. 단지 달라진 게 있다면 가수는 뭔가를 나누기에 쓰임새가 많아 좋은 직업이라는 생각이 새록새록 든다는 점이에요.”

그러고보니 그가 주위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도 “저 언제든 갖다 쓰세요”였다. 그는 “노래가 필요한 어떤 자리든 저 부르세요”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