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력평가(PPP: Purchasing Power Parities)환율(이하 PPP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어느 나라에서나 동일한 구매력을 가져야 한다는 가정하에 구해지는 환율이다.

우리나라의 원화기준 물가수준을 P, 미국의 달러기준 물가수준을 P*, 원/달러 환율을 E라고 하면 1달러로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재화의 양은 각각 E/P와 1/P*이며 이는 달러화의 구매력으로 볼 수 있다.

달러화의 구매력이 양 국에서 동일하다고 본다면, 「E/P = 1/P*」이 되고 이를 다시 정리하면 「E = P/P*」가 된다. 즉, PPP환율은 각국의 물가수준을 반영하여 결정된다.

PPP환율은 모든 재화가 교역재는 아니며, 각 국에서 생산되는 동일한 재화가 완전한 대체재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시장환율과는 다르다.

그래서 PPP환율은 국가간 화폐의 교환비율이라기 보다는 자국화폐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데 GDP, 1인당 GNI 등의 통계를 국가간 물가수준 차이를 고려하여 비교하는 데 사용된다.

시장환율은 통화의 구매력과 관계없는 금리, 국제수지, 외환거래자의 예상, 정치적 불안정 등에 의해 빈번하게, 큰 폭으로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특정 국가에서만 소비되고 투자되는 비교역재와 서비스의 상대가격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국가간의 통계를 비교할 때 경제적인 의미에서는 PPP환율이 시장환율보다 더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소득을 시장환율로 환산하여 평가할 경우 원화표시 1인당 GNI에 아무런 변동이 없더라도 달러표시 1인당 GNI는 환율 상승시에 따른 원화가치 절하폭 만큼 감소하게 되어 실질구매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게 된다.

시장환율을 이용한 국제비교 결과는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금년 4월 세계은행이 발표한 「World Development Indicators 2009」에 따르면 2007년 스위스의 1인당 GNI가 시장환율 기준으로는 6만820달러로 미국의 4만6천40달러보다 높지만 PPP환율 기준으로는 4만4천410달러로 미국의 4만5천840달러보다 낮은데, 이는 시장환율을 이용할 경우 스위스의 물가수준이 미국보다 높다는 실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07년 1인당 GNI가 시장환율 기준으로 1만9천730달러이나 PPP환율로 계산할 경우에는 2만4천840달러인데, 시장환율로 평가한 1인당 GNI 보다 약 1.3배 큰 수준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실질구매력이 시장환율을 적용할 때 보다 각 국의 상대물가수준을 감안할 때 더 커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장순복 조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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