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낙동강호국평화벨트 사업을 확대 추진하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미군이 40여년 간 점유한 뒤 반환한 포항 저유소 터가 국립 메모리얼 파크 조성 부지로 활용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포항의 옛 미군저유소는 특히 한미 간 군사협력의 상징이며 영일만항 개항 뒤에는 UN참전 외국인들의 크루즈관광에 용이한 데다 현재 진행 중인 토지정화사업 후 환경단체가 요구한 생태공원으로 조성할 여건이 충분해 성사 가능성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국립 메모리얼 파크 조성 후보지 입지선정위원회는 1일 하루 동안 포항, 영덕, 영천, 경주, 칠곡 등 도내 후보지 5곳 전역을 대상으로 현지 실사를 벌일 예정이다.

안동대 교수 등 5명의 위원들은 해당 지자체들로 부터 후보지 안내와 현황 설명을 듣고 부지 확보의 용이성과 역사성, 교통접근성 등을 검토한 뒤 종합 평가를 거쳐 오는 8월말이나 연말까지 입지선정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국비 1천500억원~3천억원을 들여 오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준공하는 이 사업은 실내에 세계전쟁사 박물관 등을, 야외에는 충혼탑, 공연장, 전시장 등을 건립하며 민자로 유스호스텔, 투어캠프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포항지역발전협의회 등 포항의 시민사회단체들을 중심으로 옛 미군저유소의 입지 특성과 한국전쟁에서 포항 전투의 역사성 등을 고려해 최상의 적지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 가운데 참전용사들은 기계와 우현고개, 천마산 전투 등이 낙동강 전투와 연계, 북한군의 남하를 저지해 부산 함락을 막고 주력을 분산시켜 인천상륙작전 성공의 계기가 됐음을 강조하고 있다.

입지와 관련, 포항이 장사상륙작전의 현장인 영덕군과 신령고개 전투로 알려진 영천시 등의 중간 위치에서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도 주목된다.

특히 오는 8월 영일만항이 개항하면 외국 참전용사들이 크루즈선을 타고 20여분 이내에 관광할 수 있으며 포항공항과의 거리가 13.5km인 점도 입지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포항환경운동연합 등의 생태공원 조성 요구도 메모리얼 파크가 들어서면 실현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36만5천904㎡(11만685평)의 부지가 정부의 계획과 부합하는 점도 사회단체들은 강조하고 있다.

한편 포항저유소는 지난 1970년 12월 부터 포항~의정부 간 452km 한국종단송유관의 기점으로 활용돼 오다 2004년 주한미군 유류 수송체계 전환 합의각서가 체결돼 저유탱크 등이 철거되고 토양정화사업이 진행 중이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