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심한 갈등구조에 갇히면서 너무나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정치적, 이념적 갈등에서부터 경제와 교육, 지방과 빈부 간의 갈등 등 어느 곳 하나 갈등구조에서 벗어난 곳이 없다.

이 때문에 빚어지는 사회적 비용손실은 나라 전체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삼성 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해마다 사회갈등으로 인해 국내 총생산(G에)의 27%에 이르는 비용을 소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DECD국가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성숙도는 27위로 꼴찌였으며 정부의 효율성도 23위로 밑바닥 수준이다. 민주주의 성숙도 부문에서는 행정권이 다른 헌법기관보다 강하고 정당체계가 불안하며, 반대집단에 대한 관용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타협의 문화가 정착되지 못하고 법질서를 존중하는 의식도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사회로 접어들면서 사회의 다양화로 인한 구성원들 간의 의견 불일치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긴 하다. 그러나 그 갈등구조와 비용 손실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 사회 전체가 그 원인을 찾고 해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갈등은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발생하는 것인 만큼 이해관계의 충돌을 갈등이 심화되기 전에 조율, 완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원론적인 갈등 해소방안은 강압적인 방법과 논증을 통한 타협의 방식이 있다. 우리 사회가 택해야 할 방식은 두말할 것 없이 후자일 것이다.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방법은 물리적인 힘에 압도되어 일시적이고 표면적인 효과는 있을지 모르겠으나 상황이 바뀌면 다시 재연되는 악순환을 가져 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상황을 주도하거나 조장하는 쪽이든 그 반대쪽이든 마찬가지의 논리가 적용된다.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선전전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논증으로 상대방을 설득해 낼 수 있을 때라야만 원천적인 갈등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 전체는 이를 원칙으로 갈등 구조의 해법을 찾는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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