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는 것보다 놓는 게 더 힘들다는 권력. 그 달콤한 유혹 속에 수십 년을 빠져 지내던 세계의 장기 집권자들이 하나 둘 권좌를 내려오고 있다. 가봉의 오마르 봉고(73)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 시각) 심장발작으로 숨을 거두며 무려 42년간 움켜줬던 권력의 끈을 내려놓았다.

이에 앞선 지난해 2월엔 `세계 최장기 집권자`로 군림해온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83)가 49년 영욕의 세월을 마무리하고 국가평의회 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세월과 민심 앞에서 결코 영원할 수 없는 절대권력. 하지만 세계 곳곳엔 여전히 허망한 권력의 모래탑을 쌓아가고 있는 인물들이 있다.

♠장기집권의 필수 코스 `쿠데타`

장기집권의 권좌는 합법적 선출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이 주로 취하는 방법은 무력으로 정권을 빼앗는 `쿠데타`. 이처럼 불법적으로 권력을 차지할 경우 권력을 내놓았을 때 받게 될 보복 등이 두려워 통치권을 포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봉고 대통령 사망으로 `현역 최장기 집권` 타이틀을 넘겨받게 된 리비아 국가 원수 무아마르 카다피(67)가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1969년 육군 대위 시절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장악, 40년째 통치하고 있다. 예멘 대통령 알리 압둘라 살레(67) 또한 1978년 쿠데타를 통해 북예멘 정권을 장악했고, 1990년 남예멘을 흡수 통일한 뒤 31년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견제 장치 고장 난 장기집권국

장기집권에 대한 폐해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역사학 교수였던 액튼 경(Lord Acton)의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유명한 말로 정리된다. 국가가 한 사람의 권력에 의해 통치된다면, 권력이 사유화되고 이로 인해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이 제약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서울대 박찬욱(정치학과) 교수는 “권력의 속성은 결국 부패로 이어진다”며 “이를 막기 위해 견제가 중요한데, 장기집권국가에서는 이 같은 정치 기본원리가 지켜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지구상에서 가장 오랫동안 군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인물은 1946년 즉위한 푸미폰 아둔 야뎃(82) 태국 국왕이다.

생각 & 생각

▶초등

1. 기사에 나온 장기 집권자들은 누구인지 찾아보세요.

2. 장기 집권을 하게 되면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3. 장기 집권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4. 기사의 핵심 내용은 무인가요? 기사를 읽으며 느낀 점도 정리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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