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단독개회 소집요구서 제출 - 민주 국회 본회의장 점거

조문정국으로 촉발된 6월 임시국회의 공전이 여야 간 실력다툼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이 23일 오전 단독개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한 데 이어, 민주당 강경파 모임인 `다시 민주주의` 소속 의원 18명이 여당의 단독개회 소집 요구에 반발해 국회 본회의장 앞 농성을 시작한 것.

더욱이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한나라당이 통과를 주장하는 미디어 관련법 등에 대해 `의원직 총사퇴`를 걸겠다고 공헌하고 있어, 6월 임시국회를 둘러싼 여야 갈등이 `실력 vs 실력`의 최악 상황으로까지 흐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 소속 의원 전원과 친박연대, 무소속 의원 등 177명 명의로 사무처에 6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며 “민주당이 국회 개회의 조건으로 대통령 사과와 특검 도입 같은 5대 요구를 계속 고집하는 한 협상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집 요구 72시간 이후 본회의가 열리는 국회법에 따라, 오는 금요일 사실상의 여당 단독국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실업 대란을 앞두고 한 달째 등원을 거부하는 민주당의 직무유기에 분노한다”며 “비정규직법 등 산적한 현안에 냉담한 민주당이 미디어법 무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지난 10년 동안 누리던 방송 기득권을 지키려는 몸부림”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한나라당이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 하고 있다”며 “죽을 각오로 싸워야 할 때”라고 비난했다.

특히, 한나라당이 단독 국회를 소집 요구한 가운데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실력 저지에 돌입했다.

민주당 강경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다시 민주주의`와 `국민모임` 소속 의원 18명은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점거 농성에 들어가며 발표한 성명서에서 “단독국회가 열린다면 그것은 신독재시대의 개막을 뜻하는 것이라 판단되는바, 국민의 뜻을 대신해 민주주의 수호와 단독국회 저지를 위해 로텐더홀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또 “근원적 처방을 내리겠다던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최고의 공안통을 검찰총장에, 세정경험이 전무한 최측근을 국세청장에 내정해 근원적 국민탄압과 강권통치를 위한 잔인한 처방을 내놓았다”며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쇄신`, `단독국회 즉각 철회`, `MB악법 강행처리 기도 중단` 등의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국민모임` 소속 이종걸 의원은 “민주당 의원총회가 진행 중임에도 급하고 위중한 마음에 국회 로텐더홀을 다시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며 “죽을 각오를 하고 왔고, 끝장을 보기 전까지는 로텐더홀을 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자리에서 “대다수 국민이 미디어법 처리 강행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도, 여당이 특정 신문과 재벌에 방송을 넘겨 정권을 재창출하려 한다”며 강경 투쟁을 주문하기도 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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