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영 영일고 2
오늘은 영천호국원을 다녀왔다. 호국원은 나라와 겨레를 위하여 신명을 바친 국가유공자와 참전유공자의 고귀한 희생정신과 공적을 기리는 곳이다.

이곳에 도착했을 때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수천, 수만 개의 비석들이었다. 그 비석 모두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의 위패를 새긴 것이었다.

정말 장관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광경에 잠시 말을 잊을 정도였다. 이런 곳이 몇 곳 더 있다는 말에 얼마나 많은 분이 전쟁으로 돌아가셨는지 알 것 같았다.

우리 반은 먼저 관리인 아저씨를 따라 현충탑에서 참배를 했다. 높이 솟은 하얀 현충탑 앞에서 장엄하면서도 조용한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우리는 묵념을 하면서 국가를 위해 스러져간 분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일단 우리는 수만 개의 비석들 주위를 깨끗이 청소하기로 했다. 물론 모두 청소한 것은 아니지만 잠드신 애국자 분들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쓰레기를 치웠다.

각각의 비석을 살펴보니 이름과 돌아가신 곳, 날짜가 매우 자세하게 새겨져 있었다. 이 많은 비석을 일일이 새긴 정성은 매우 놀라웠다.

거의 6줄 정도를 끝내자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전쟁 당시 사용된 진짜(모형도 있지만) 전쟁무기들을 관람할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수십 킬로미터를 날아가 적진을 부순다는 나이키 미사일이었다.

그러나 이 무기들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아 갔을 거라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병기들을 관람한 우리 반은 거대한 영천대첩비를 지나 현충관으로 갔다.

이곳에서 2002년 월드컵 열기에 파묻혀 제대로 보도되지도 않은 제2차 연평대전을 짧은 영화로 보게 되었다.

서해바다를 지키는 참수리 호 해군들은 가족들과 많은 꿈을 가진 순수한 청년들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기습해 온 북한전함에게 포격당하여 전원이 사망하는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 생사가 걸린 상황에서도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는다는 말은 나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선제공격은 하지 않고 나라를 위해 NLL을 침범한 북한전함을 맞아 용감하게 싸우다 전사하신 분들은 딸의 100일 잔치가 얼마 지나지 않은 분, 즐거운 신혼을 보내던 분, 제대하고 나선 반드시 효도하겠다는 분등 정말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하고 순수한 분들이었다.

참수리 호의 조타수 분은 마지막까지도 온몸으로 키를 붙잡아 조류가 심한 그 바다에서 우리의 자존심과 애국심을 지켜내었다.

우리는 그 분들의 희생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영원히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호국원에 간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 매우 기대했었는데 기대만큼 즐거운 봉사가 되어서 정말 기뻤다. 또 평상시 잠잠하던 애국심이 솟는 것만 같아 은근히 기분도 좋았다.

이번 봉사활동은 우리의 애국심을 반성하면서 우리의 나라를 좀 더 소중히 하고 돌아가신 분들의 몫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한 활동이었다. 앞으로도 이 같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봉사활동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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