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2·28 민주운동 당시 보도사진을 포함한 4·19혁명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우리나라가 기록물이 18건이나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기록의 나라’가 된 데에는 종이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종이는 기록물에서부터 문살을 바르는 창호지나 방바닥을 덮는 장판지로 건축용, 산업용에까지 그 용도를 넓혀가면서 문명과 문화의 바로미터가 되었다. 종이는 인내심이 강하고 그래서 수명이 길다.그 종이에 한평생을 바친 이영걸 안동한지 대표는 지난날의 영광이나 현재의 어려움보다 문화유산으로서의 계승 발전이 더 중요하다고 말
금세라도 날아갈 듯 한껏 치켜 올린 처마, 한국 건축의 아름다움은 건축 자체의 조화에서 처마 끝까지 풍겨난다. 세계인을 놀라게 만드는 또 하나의 한류 문화다.경북도 무형문화재 김범식 대목장은 평생을 목수로 살아왔다. 한국적인 아름다움,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어 건축으로 살려 내는 것을 사명으로 살아온 김 대목장은 “전통건축은 상품이 아닌 작품”이라고 주장한다. 우리의 얼과 문화와 전통이 건축에 스며든 것이 전통건축이라는 것이다.건축모형을 통해 우리의 전통 건축 기술을 지키고 전수하는 데 정열을 쏟고 있는 김 대목장은 “사람들이 장인을
‘전문적인 직업교육의 발전을 위하여 산업계의 수요에 직접 연계된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학교’. 마이스터고등학교는 취업을 최고 목표로 하는 전문 직업교육 고등학교다.내년이면 개교 70주년을 맞는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는 2010년 마이스터고교로 전환한 이래 11년 평균 취업률 96%로 전자 교육의 메카로 자리를 굳혔다. 이 학교 출신 선배이자 중견기업 CEO 경력의 이준우 교장은 후배들에게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무엇을 아는 것보다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동료에게 존중받는 기술인이 될 것을 주문한다.기업가
1923년 대구 대봉동에서 개교한 대구상고(상원고)가 16일 개교 100주년 기념식을 갖는다. 이 학교 5만여 동문들은 금융 산업계를 비롯 각계에 진출해서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했다. 또 야구와 럭비 등 스포츠에서도 발군의 실력으로 체육진흥을 넘어 국민 사기를 진작시켰다. 학교는 달서구 상인동으로 옮기고 후학들은 남녀공학 인문계로 바뀌어 선배들의 구국 교육열을 이어가고 있다. 이 학교 28회 졸업생 이종주 총동창회 고문(전 대구광역시장)은 “개교 100주년을 맞은 대상인의 기백에 무한한 자긍심을 느낀다”며 후배들에게 전통 계승을 당부
자원빈국 대한민국이 산업화를 이루고 세계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다. 여기서 우리는 산업화로 생산된 재화를 무역으로 효율을 극대화해 경제발전에 기여한 수많은 무역상들을 기억해야 한다. 거기에는 우리 상품을 선전하고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세계 곳곳을 동네처럼 누빈 대형 종합무역상사에서부터 그야말로 보따리장수들의 땀과 눈물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대한민국 안경 산업의 메카 대구에서 안경을 통해 세계 시장을 열고 외화를 벌어들인 윤달호 전 한국안경수출협회 회장. 그는 대구 안경이 4차산업시대에 맞는 시설 투자와 인력개발을 통해 과거의 영광을
매스컴의 먹방과 요리 열풍은 요리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관심도를 높였고 미식가들의 입맛도 높아졌다.그 중에서도 중국 요리는 단연 세계적이다. 지구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화교가 있고 중국 음식점을 만날 수 있을 만큼 중국 요리는 그 지역에 적응해 대중화된 요리다. 대구에도 화교가 직접 운영하는 그런 중화요리점이 여럿 있다.그 중화요리로 대구시민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손보충(63) 전 대구화교협회장.그가 최근 어엿한 대한민국 국민으로 다시 태어났다. “대한민국과 대구시민의 고마움에 보답하고 싶다”고 귀화한 이유를 설명하는 손 전 회장은
모든 시는 음악이다. 시에 멜로디를 입힌 가곡은 그래서 희노애락의 우리 감정을 한 단계 승화시키는 우리의 노래다. 품위와 격조를 갖춘 우리의 노래, 바로 가곡이다. 반주자는 그 가곡을 더욱 가곡답게 만든다. 반주 전문연주자 정혜경은 반주자나 성악가에게 더 많은 작사가와 작곡가에 대한 공부를 주문한다. 그것이 우리 가곡을 더 많이, 더 멀리 전파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반주를 무대 백그라운드로 보는 경향 아쉬워… 성악가와 음악 협업하는 코치로 인식을독일 유학시절 되돌아 보게 된 ‘한국 가곡’… 희노애락 감정을 승화·우리의 얼이 깃든
세금,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 세금이었다. 현실에서건 작품에서건 세금을 다루는 세리는 늘 악역을 담당했다. 그러나 납세가 국민의 의무로 규정됐을 만큼 세금은 피할 수 없으니 최대한 아끼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더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생활을 영위하고 내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조세 전문가는 가까이 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됐다. 40년 세무 행정을 담당했고 지금도 납세자의 세금 문제를 도와주고 있는 손동근 세무사. 그는 세금을 피할 수 없다면 세무사를 가까이 하는 방법이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세금에 대한 국민의 불평불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90여 종가가 터를 잡고 대를 이어오고 있는 유가의 땅 안동. 동해바다의 고등어가 영덕 청송 고개를 넘어 내륙 안동에 와서는 낙동강 뱃길을 거슬러 올라온 소금을 만나 간이 밴다. 안동간고등어로 재탄생한 것이다.안동토박이 권동순 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 대표는 “안동간고등어는 20세기말 IMF 사태로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해 주는 국민식품으로 인정받았다”며 “안동 문화를 바탕으로 한 안동 종가음식으로 한식의 세계화를 이끌겠다”고 욕심낸다. 종손의 오너 마인드와 종부의 주방 카리스마로 ‘봉제사 접빈객’의 정신을
개는 일찍부터 가축화 되어 인간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지역마다 각기 다른 민족과 함께 살던 개들은 지역을 대표하는 토종견이 됐다.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이 된 진돗개나 경산 삽살개와 경주 동경이가 그런 개들이다.하지홍 한국삽살개재단 이사장은 우리 토종개 경산 삽살개를 21세기 반려견 시대의 문화 사절이자 문화첨병이라 추켜세운다. “삽살개의 사회성이나 친화력은 반려견으로 더없이 훌륭하다”며 “애완견에서 반려견으로 신분 이동한 현대에는 개를 통한 문화 한류에도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 시대의 수많은 인터넷 중독증을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정신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군 밑거름이다. 가난을 극복하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다시 새마을운동이 국민 생활에 활기를 되찾아주는 모멘텀이 되겠다며 시동을 걸었다.곽대훈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은 “새마을정신은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삶의 근본”이라며 지금 시대정신에 맞는 새마을운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선언했다.곽 회장은 사회갈등 해소와 공동체 의식 회복, 사회적 자본 구축을 통한 지구촌 공동 번영이라는 새마을 운동의 시대정신을 구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역사적 유물이나 예술품 등 온갖 자료들을 수집 보관 전시하는 박물관의 기능이 보고 느끼는 공간에서 체험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대구교육박물관은 대구 교육의 역사적 힘을 보여주고 대구 교육의 미래와 비전을 열어가는 공간이다.디지털 정보화 사회에서 문화 예술의 격차는 디지털 격차 이상으로 사회 발전에 치명적이다. 이를 치유할 공간이 바로 박물관이다. 서로 소통하고 통섭해서 바뀌어 갈 수 있는 현장, 인생에서 제3의 장소가 박물관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장. 그는 “대구를 정확하게 알리고 대구의 교육현장을
예부터 우리 민족은 노래를 즐겼다. 노래는 분함을 삭여주고 답답함을 뚫어주며 기쁠 때는 흥을 돋워주며 슬플 때는 위로해준다. 우리 민족의 삶에 깃든 애환을 겉으로 표현하고 속으로 다독여 시로 짓고 노래의 근원을 찾아 밝히는 이동순 가요평론가. 신춘문예 출신 시인이자 명예 대학교수인 그는 “대중가요라고 깔보지 마라”며 “가요는 일상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애환을 해소하고 여과시켜 주며 위로하고 격려해 주는 삶의 치료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가요를 모두 정리해 하나의 실로 꿰어내겠다는 당찬 포부를 보인다. “신춘문예 당선… 상처투성이
의료인력은 부족하지 않다. 공공의료 확대나 의대 신설은 의료인력 과잉을 가져오는 재앙이 될 수 있다. 의료인력 수급정책과 진료환경 개선이라는 구조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행위는 의사 면허를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다. 그것이 기득권이라는 시선은 오해라고 항변하는 이우석 경북도의사회장.비윤리적이거나 불법 의료행위를 하는 의사들은 의사세계 내부에서도 근절돼야 한다고 판단한다는 이 회장은 “의사회에 비리를 사전 스크린 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고 주장한다. 아예 의원개설에서부터 막아내야 한다는 것이다.코로나19
교육은 다양한 아이들을 각기 수준에 맞게 길러내는 개별화된 과정이어야 한다. 결코 일률적이고 획일적 방법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교육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는 것이다. ‘교육자와 학습자가 서로 도와가며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이다. 그렇다면 지금 교실의 붕괴는 현장을 제대로 장악하고 수습하지 못하는 교사에게서도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70여 년을 여성교육에 집중해 온 조양교육재단의 이욱 이사장(대구사립중고교연합회 회장)은 “가정이 건강해야 사회가 건강해진다”며 “현모양처는 오늘날에 더 절실히 요구되는 가정의 근
우리는 법의 우산 아래에서 살고 있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산권을 보호받고 행사하기 위해서는 더욱 법에 의존해야 한다. 그런데 사회가 다양화하고 다원화할수록 법률관계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 생기는 억울한 문제가 언제든지, 누구에게든지 발생할 수도 있다.배희건 대구경북지방법무사회 회장은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일, 복잡하고 어려운 법률 절차를 시민 편에서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법률전문가가 법무사”라고 말한다.“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법은 멀고 높은데 있다는 인식이 존재한다”는 배 회
세상 모든 것이 변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사람다움, 사람답게 사는 것, 가장 나답게 사는 것이다. 일체 권위를 배제하고 모든 이데올로기와 권력과 결별하고 비주류 이단자로 나답게 살아가는 주체적 아웃사이더, 박홍규 영남대 명예교수는 자유 자치와 자연을 이상으로 삼고 나답게 살기 위해 스스로에게는 무섭게 엄격하다.박 교수는 “우리 사회가 더 인간다운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물질주의 출세주의 성장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젊은이들에게는 끝없는 욕심을 버리고 정신을 살찌우라고 충고한다. 노인들에게는 스스로 홀로 서는 연
광복절 77주년을 맞았지만 광복의 의미는 갈수록 퇴색하고 있는 것 같다. 휘날리는 태극기를 바라보며 감격했던 기억이 추억이 되고 있는 것처럼.일제강점기 우리 선조들은 태극기와 독립을 되찾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 그 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민족정기를 선양하고 국민정신으로 승화시키겠다고 선언한 광복회가 한때 국민의 비난을 받았다.오상균 광복회 대구시지회장은 “독립유공자 유족이 독립운동을 한 것이 아닌 만큼 겸손하고 선열의 이름을 욕보이지 말아야 한다”고 사과한다.친일청산에 대해서는 “당연히 해야 한다. 목표는 맞지만 방법은
‘얼마나 사느냐’가 아닌, ‘어떻게 사느냐’가 화두가 되는 세상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의 대유행은 주기가 짧아지고 일상화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제 보건의료 패러다임도 질병 중심의 ‘헬스 케어(Health care)’에서 생애 전주기 삶을 관리하는 ‘라이프 케어(Life care)’로 바뀌고 있다. 삶을 바라보는 태도도 바뀌어야 한다.정창현 한국한의약진흥원장은 “한의약은 오랜 세월 수많은 감염병과의 싸움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며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에도 한의약이 해답을 줄 수 있다고 자신한다.바이러스를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그 변화의 순간을 찰나의 빛으로 포착해 붙잡아 둔다. 사진이다. 사진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시간을 정지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사진은 기록이고 그것은 때로 증언하고 고발하는 역사가 된다.그런데 피사체의 순간을 일정한 틀 속에 가두면서 사진가의 의도가 개입된다. 무엇을 어떻게 어느 순간을 선택하느냐 하는 선택은 전적으로 사진가의 안목이다.50여 년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어 온 사진가 강위원. 그는 “자신이 느낀 감동을 영상언어를 통해 보는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 사진이라고 한다.사진을 오래 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