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가 풍성한 낚시터가 될 수 있는 것은 오직 이 어종, ‘겨울 바다의 불꽃’이라고 불리는 열기 덕분이다. 열기는 쏨뱅이과 양볼락과의 물고기로 정식 명칭은 ‘불볼락’이다. 전체적으로 불그스름한 빛깔을 띠기 때문에 불볼락이라는 학명이 붙은 것인데 어째서 ‘열기’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아마도 ‘불’이라는 단어의 기의 때문일 것이다. 아니다. 한겨울에도 낚시인들의 가슴을 달아오르게 하는 화끈한 물고기인 까닭인 지도 모른다. 바늘 여러 개 달린 낚시줄에 열기 잘 태우면수면 아래서부터 ‘주렁주렁’ 열기꽃 피어올라우연히 낚은 말
동 틀 무렵 출항하는 낚싯배에 몸을 싣고 대구를 낚아 올리기 위해 울진 후포항을 찾았다. 대구 낚시는 겨울이 최적기다. 한류성 어종인 대구는 얼음장 같이 차가운 겨울 바다를 누비며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데, 살이 실팍해 먹을 게 많은 고급 생선이면서 낚시에도 곧장 걸려드는 착한 대상어다. 이런 대구를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서해에서도 대구 낚시가 이뤄지긴 하지만, 배로 두세 시간쯤 걸리는 먼 바다로 나가야 하고, 오징어나 주꾸미 등 생미끼를 사용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대구 자원도 동해에 비해 풍족하지 못하다. 동해는 서
농어는 바다 루어낚시 최고의 대상어다. 오늘날 바다 루어낚시라는 장르를 대중화시킨 것도 바늘에 걸린 채 은빛 왕관을 번쩍거리며 물 위로 힘차게 점프하는 농어의 바늘털이다. 그 순간 낚시꾼은 황홀한 흥분에 휩싸여 몸이 달아오른다. 우리나라 루어낚시의 첫 걸음은 쏘가리 낚시이지만, 바다의 경우 농어가 원조다. 농어 루어낚시가 인기를 끈 이유는, 배 위에서 무거운 추가 달린 낚싯바늘을 수직으로 내리는 생미끼 낚시에 비해 스포츠적인 요소가 강하기 때문이다. 선장이 배를 대주는 곳에 채비를 내리기만 하면 되는 선상낚시와는 달리 농어 루어낚시
‘왕사미’ 볼락을 노리기 위해 선택한 포인트는 구룡포 삼정 방파제. 동해안의 명(名) 방파제로 낚시꾼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방파제 규모가 꽤 큰데, 몇 군데의 포인트들이 있다.먼저, 지금은 ‘POINT’(카페 이름부터 이곳이 낚시 명당임을 말해준다)라는 멋진 카페가 들어선 관풍대 주변이다. 방파제 외항 초입의 테트라포드에서 관풍대 쪽으로 캐스팅을 해 공략한다. 이곳은 수중바위와 해조류 밭이 너르게 발달해 있어 볼락들의 좋은 은신처가 된다. 그러나 수심이 얕아 대물 볼락을 만날 확률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 다음으로는 방파제가 꺾어지
겨울은 동해안 낚시의 최적기다. 낚시는 푸른 바다에서 힘차게 헤엄치는 물고기들의 생명력과 만나는 행위. 주목받는 젊은 작가이자 프로급 낚시꾼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이병철 시인이 동해안 곳곳을 누비며 낚시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이 연재는 12월 한 달간 진행될 예정이다. 수심 깊은 경북 동해안 볼락 낚시의 메카‘후두둑’ 입질에 짜릿한 손맛 느낄 수 있어잡히는 족족 산지에서 소비되는 귀한 몸회·구이·매운탕… 어떤 요리로도 ‘환상적’다시 겨울이 왔다. 계절에도 표정이 있다면, 겨울은 쓸쓸하고 삭막한 무표정의 얼굴이다. 봄의 생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