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새해 청마의 역동적 기운을 받은 지난 11일 오전 10시30분, 어느새 망고씩스 양덕점은 두바퀴로 회원들의 정담으로 가득하다. 따뜻한 커피 한잔과 새로운 지식에 대한 호기심에 함께한 이들의 표정이 사뭇 밝다. “지금부터 인문학 강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안성용 포항예술문화연구소 소장님께서 사진학 강의를 해주시겠습니다. 주제는 `자리밭 마을의 신화`입니다.” 모성은 교수의 사회로 강의가 시작된다. 자리밭 마을 신화, 허물어져가는 농촌현실 보여줘 소박한 사진찍기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 성찰 근거 “경북 경주시 양북면 안동리에 `자리밭`이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12가구가 부락을 이루고 있으나 실제로는 7가구만 살고 있고 나머지는 빈집들입니다. 8년 전, 저는 이 마을에 첫발을 들
겨울바람이 옷깃을 단단히 여미게 한다. 올 2월부터 두바퀴로는 포항의 숨겨진 문화자산을 찾아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연오랑·세오녀의 이야기로 시작된 자전거 탐방은 어느새 차가운 겨울을 다시 맞는다. 처음엔 낯설어 서로가 서먹해 하던 얼굴들이 어느새 훈훈한 가족애로 가득하다. 물질만능 풍조로 가치혼돈 양상 두드러져 궁극적인 인간의 행복 찾아가는 노력 필요 □두바퀴로의 단상 두바퀴로가 달려간 탐방지의 단상을 떠올려본다. 연오랑·세오녀의 해와 달의 못 일월지를 찾았다. 구룡포항을 가로질러 뱃공장 언덕으로 힘차게 밟았던 자전거 페달은 숨겨진 조선시대 충비 단량의 비석이 있는 광남서원으로 향했고, 5월에는 초파일을 앞두고 오어사를 탐방하여 원효와 자장의 오어(吾魚)를 만나기도 했다.
점점 추워지는 계절, 초겨울 바람에는 향기와 낭만과 그리움이 스며있다. 먼 옛날 동해안 방어의 요충지로 넓은 들과 함께 농토가 비옥하다 하여 지어진 흥해를 찾아 떠나는 자전거 여행의 즐거움은 바다처럼 넓고 바람처럼 자유롭다. 모성은 교수와 박계현 (사)문화와시민 이사장이 흥해의 깊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유서 깊은 문화유산인 흥해향교에서 만나자며 자전거에 먼저 오른다. 흥해향교, 조선 태조때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공자 등 성현 위패 모셔… 지금은 제사기능만 □흥해 향교 조선 태조 7년(1398)에 지었다고 전해지는 흥해 향교를 향해 떠나는 자전거 길은 초겨울의 신선한 바람으로 더욱 흥이 난다.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87호로 지정돼 있는 흥해읍 옥성리 13
오늘 두바퀴로 문화탐방은 `가을 스케치` 여행이다. 울긋불긋 단풍길 따라 죽장 입암서원과 상옥을 돌아 기북면 덕동전통체험마을까지 달렸다. 기북 덕동마을, 2011년 `기록마을` 제4호 등록 고택·명승지 즐비한 여강 이씨 수백년 집성촌 노계문학 뺴어난 작품 탄생한 곳 소녀의 발그레한 볼처럼 수줍게 물이 오른 새빨간 사과 향을 맡으며 죽장 선바위 촌에 이르렀다. 포항의 오지 죽장은 산 좋고 물 좋고, 공기마저 상큼했다. 마을 입구에 큰 바위가 서 있다해 `선바위, 입암`으로 불리고 그 이름으로 인해 입암리가 됐다. 놀라운 사실은 이런 오지에도 서원이 세워졌다. 1657년에 포항시 북구 죽장면 입암리 토월봉 아래에 창건된 입암서원은 경상북도 지방기념물 제 70호로 지정됐다.
두바퀴路의 이번 문화 탐방지는 내연산이다. 겸재 정선(1676~1759)의 `갑인추 정선(甲寅秋 鄭敾)`이 각인돼 있는 연산폭포를 최종 목적지로 정했다. “여러분, 오늘은 속세의 욕심은 모두 내려놓고 내연산을 오르면서 자연과 하나 되어 다함께 신선이 됩시다” 박계현 (사)문화와 시민 이사장의 출발신호와 함께 내연산으로 향했다. 쌍생폭포에 이르러 잠시 땀을 식히며 고개를 드니 왼쪽에는 우뚝 솟은 절벽이 천 길이나 되고 용추의 물은 검푸른 빛을 띨 만큼 깊어 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두 줄기 폭포가 눈발처럼 하얀 물보라를 뿜어내며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이 더욱 장관이다. 좁은 오르막을 한참이나 올랐나 싶더니 갑자기 계곡이 확 트이면서 암자에서 들려오는 독경소리가 온 계곡에 울려 퍼졌다.
“와! 토요일이다” 두바퀴로의 지정 모임장소인 시립중앙아트홀 만남의 광장은 오늘도 문화탐방대원들의 반가운 미소로 가득하다. 이제 지역의 문화를 찾아가는 일이 익숙한 모습들이다. 오늘따라 박계현 (사)문화와시민 이사장은 더욱 상기되어 있다. 평소 영일만 일대의 고인돌에 대한 관심이 특별났기 때문이다. “여러분, 오늘은 HCN 최성필 PD가 함께 동행 합니다. 영일만 일대의 고인돌에 대한 다큐를 제작해 포항 고인돌의 가치를 전국에 알렸습니다.” 그러자 모두들 함성과 함께 큰 박수로 화답하였다. 최성필 PD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고인돌은 서해안에서는 화순과 고창이 집단군을 이루며, 동해안에서는 영일만 일대를 중심으로 대거 분포합니다. 특히 오늘 탐방하는 기계면 일대의 고인돌은 칠포리
“오늘은 죽도시장을 탐방합니다. 영남지역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재래시장입니다.” `두바퀴로`호의 새로운 선장 포항예술문화연구소장인 사진작가 안성용씨가 지휘봉을 잡았다. 죽도시장은 평소 출발지점인 중앙아트홀에서 도보로 10분 거리다. 많은 차량과 사람들로 시끌벅적한 포항의 도심, 인체의 심장과 같은 곳이다. 포항경제의 심장 죽도시장 죽도시장은 포스코가 있기 전 포항경제의 근간이 된 곳이다. 포항시 북구 죽도동 한복판에 장이 섰다. 부지면적 14만8천760㎡, 점포수는 약 1천200개에 달한다. 매일 5만명 가량의 사람들이 찾는 영남권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이다. 1950년대에는 갈대로 무성한 늪지대였다. 포항 내항이 연결되어 있는 곳에 노점상들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입추가 지난 지 벌써 한 달이다. 아직 한낮의 열기는 버겁지만 아침, 저녁바람엔 시원함이 묻어난다. 알게 모르게 지역문화 지킴이가 되어버린 두바퀴路 탐방대원들이 하나 둘씩 청하중학교 관송전 아래로 집결한다. 두바퀴路 안성용 단장이 일정을 알린다. “오늘은 청하면사무소에서 겸재의 `청하성읍도(淸河城邑圖)`에 등장한 회화나무를 살펴본 후 청하중학교 소나무 숲과 기청산 식물원을 둘러 볼 것입니다.” 겸재 `청하성읍도`로 당시 건물·수목 배치 짐작 청하中 관송전·기청산 식물원서 심신 힐링 만끽 400여년 세월 지킨 회화나무 청하는 겸재 정선이 1733(58세)년 청하현감으로 부임되어 1734년까지 2년 남짓 머물렀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진경산수화`를 대표하는 중요 작
용광로처럼 타오르는 8월의 뜨거운 열기다. 지역문화 탐방을 위한 두바퀴路 취재단은 칠포리 암각화를 찾아 출발의 깃대를 높이 올렸다. 이번 탐방지는 선사인(先史人)의 숨결이 녹아있는 곳이다. 포항 역사의 시원(始原)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칠포리 바닷가 사이 길로 접어들었다. 주변 전경과 어우러진 숲 속에 마치 한 마리 거북이가 납작 엎드린 것 같은 바위위에 돌칼모양의 그림이 새겨져 있었다. 이천여 년 전 선인들이 분주히 바위를 쪼는 모습과 시끌벅적한 그들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포항지역 암각화·고인돌 등 유적 다양한 분포 창조적 문화창출 위한 새 원천으로 활용 필요 포항의 시원(始原), 칠포리 암각화 문화길라잡이 박재환 회장이 해설을 맡았다. “칠포리 암각화는 포
옛 선비들은 정신수양을 위해 음악을 몸소 익혔다. 그들이 익히고 부르던 노래를 정가(正歌)라 한다. 바른 마음을 가지기 위해 혹은 바른 마음을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예부터 호남 판소리, 영남 정가라 부르기도 했다. 두바퀴로 취재단은 이번 주엔 우리 고유의 무형 문화자산인 정가공연을 찾았다. 한 여름의 찜통 같은 날씨였다. 하지만 취재단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새로운 문화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다. 차량행렬은 포항시 달전리에 소재한 만지락 전통문화체험 공방을 향했다. 호남 판소리와 견주어 영남 정가라 불러 포항·경주지역에 정가 이수자 다수 활동 취재단 전용 승합차에서 박계현 (사)문화와시민 대표가 인사를 했다. “오늘은 역사지 탐방보다는 우리의 전통 무형문화자
“부릉, 부르릉~“ 두바퀴路 전용승합차가 출발한다. 포항 중앙아트홀에서 포스코 역사관으로 향하는 길이다. 모성은 교수가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유럽 11개 선진도시를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선명하고 기이한 꿈을 꾸었어요. 포스코 역사관을 방문하려고 그랬던지.. 꿈에서 용광로의 불길이 제 연구실 벽을 타고 들어왔습니다….” “와! 굉장한 꿈인데…. 매우 길한 징조입니다!” 주역에 능한 신일권 박사의 말에 동승자들의 눈이 반짝인다. 1973년 제철소 준공, 조국 근대화 상징 우뚝 포항의 문화·정신 대변… 새 가치 추구할 때 문화와 시민 박계현 이사장이 말을 이었다. “오늘 방문하는 포스코 역사관도 제철보국의 위대한 꿈과 그 실현과정을 전시한 곳입니다. 포항에는
호국보훈의 달, 6월이다. 두바퀴路 문화탐방단은 포항시 북구 용흥동 탑산에 소재한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을 찾았다. 북한군이 38선 전역에 걸쳐 남침함으로써 한국 전쟁이 발발했다. 1950년 6월25일 새벽 4시경이다. 전쟁이 일어 난지 3일 만에 서울이 함락되었다. 유엔연합군은 시간을 벌기 위해 왜관, 기계, 포항을 잇는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해야했다. 이 방어선이 뚫리면 부산마저 순식간에 점령될 것이다. 군번도 계급도 없이 오직 펜 대신 총을 들고 조국을 지키기 위해 일어난 학도의용군은 10대 중반에서 20대 초반의 학생들로 전국에 약 5만명이 참전했다. 학도병 47명 전사한 포항여중 전투 가장 치열 北 유격대원 3천여명 기습, 軍 지휘없이 방어 학도의용군이 참가한 대표적
어느덧 (사)문화와 시민의 `두바퀴路`가 5회째를 맞는다. 이번에는 조선말 한의학자 석곡 이규준을 찾아 나섰다. 취재단은 포항시 동해면으로 `두바퀴路`의 노란깃발을 펄럭이며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숨겨진 향토문화자산을 찾아내는 재미가 솔솔 일기 시작했다. `두바퀴路` 문화탐방단의 가슴에는 저마다 연인을 만나러 가는 수줍은 소녀처럼 콩닥콩닥 심장이 뛴다. 취재단이 멈춘 곳은 다름 아닌 광복을 염원하던 이육사의 `청포도`가 주저리주저리 영글었던 동해 석곡도서관이었다. 포항 동해면 출생, 일반인에 잘 안 알려져 양기로 病 설명한 등 뛰어난 업적 향토사학자 황인 선생이 `두바퀴路` 취재단을 반갑게 맞아 주셨다. 석곡도서관에는 석곡의 문집들과 관련 자료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석곡 이규준
“초파일을 앞두고 오늘은 포항 운제산 오어사를 탐방합니다.” 두바퀴路 네 번째 문화탐방은 청림초등학교 집결에서 시작되었다. 이번에 특강을 맡은 포항청년연합(KYC) 문화길라잡이 회원들과 한마음사랑후원회의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5월의 햇살아래 `아프로디테(포항여류화가모임)` 5인방의 아름다운 미소는 봄날의 싱그러움을 더해 주었다. “아~! 이번에는 비교적 고도가 높은 곳을 탐방하는 관계로 승합차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문화와 시민 박계현 이사장의 구수한 말솜씨로 취재단은 전용차량에 탑승을 하였다. 신라 `四聖` 원효·혜공·의상·자장 머문 곳 비경의 천년고찰 곳곳엔 고승들 설화 얽혀 신라 사성 머물렀던 그 길 위에 “오어사는 신라 진평왕(579-
지난달 27일 오후 1시 포항시립 중앙아트홀 앞 광장. 초여름 같은 따스한 햇살 아래 `두바퀴路` 문화탐방 참여자들이 하나 둘씩 모여 들었다. 성급하게 반팔차림을 한 청소년 취재기자의 모습도 보였다. 여기는 다시 구룡포 읍민도서관. 2층 강당에 스무 명이 넘는 취재단이 둘러앉았다. “안녕하십니까. 구룡포 방문을 환영합니다. 오늘은 조선시대 천민계층의 문화를 이야기 하기 위해 충비(忠婢) 단량(丹良)의 비를 답사하고자 합니다.” 서인만 구룡포 읍민도서관장은 말을 이었다. “역사는 영웅의 편에서 기록됩니다. 기득권과 권력자의 역사에 가리워진 비주류의 역사에 심한 갈증을 느낍니다.” 상전인 영의정 황보인 계유정난때 척살되자 손자 `단` 물동이에 숨겨 8백여리 야반도주 현재 포항시 대
“유배지는 충신에게 외로움과 고통의 공간입니다. 권력의 영고를 되새기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충신들의 얼과 엄청난 문화적 가치가 숨겨진 곳이기도 합니다.” 문화와시민 박계현 이사장은 말을 잇는다. “우리 포항에도 조선 최고 학자들의 유배지가 있습니다. 그곳의 가치를 살피기 위해 오늘은 장기면을 탐방합니다.” 따스한 봄날이었다. 약간의 미풍은 있었지만, 하늘에서 쨍쨍 내리 쬐는 햇살은 어깨에 걸친 외투를 부끄럽게 했다. 흥겨운 자전거의 행렬은 문화와시민의 노란 깃발을 휘날리며 목적지로 향했다. 마치 E. A. 게스트(Edgar Albert Guest)의 `깃발`을 연상케 했다. 장기, 조선시대 우암 송시열 등 17명 귀양살이 국내 유일한 단청재료 `뇌록` 산지로도 유명 작고 작은 나
어링불은 지금 포스코 자리한 일대 현대 한국 경제원동력 중심지로 부상 연오랑세오녀 역사 곳곳 깃들고 이육사 시 `청포도` 탄생 배경되기도 `어링불`. 포항의 지명이다. 그러나 포항사람들도 이 곳이 어디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굳이 포항지명을 거명하지 않는다면 마치 외국어 아닌가 착각할 것 같다. 어링불은 포스코가 자리잡고 있는 옛 바닷가 넓은 모래밭과 그 일대를 지칭한다. 우리 선조들의 혼이 서린 곳, 그리고 지금은 대한민국 산업의 쌀을 쏟아내 경제를 일으킨 원동력을 만든 자리다. `두바퀴路` 첫 탐사를 하면서 어디를 처음으로 택할지 고민이 적잖았다. 회원들간 논의 끝에 그래도 포항의 역사가 서린 어링불이 채택됐다. 포항사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