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10일 취임 2주년을 맞았다. 다사다난한 현 정부의 2년간 국정운영을 보며 초심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초심을 지키려 노력한 어느 재상의 얘기다. 어느 날 시골 마을을 지나던 임금님이 날이 어두워져 한 목동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됐다. 이때 임금님의 눈에 비친 목동이 욕심이 없고 성실하고, 지혜로운 것이 평소 자신의 신하들에게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젊은 목동의 모습에 끌린 임금님은 목동을 나라의 관리로 등용했고, 청빈한 생활과 정직성, 남다른 지혜로 왕을 잘 보필했다. 왕은 마침내 그를 재상에 임
영국의 유명한 과학자 ‘알프레드 러셀 윌리스’는 고치에서 빠져 나오는 나방을 관찰·연구했다. 나방은 바늘구멍만한 구멍을 하나 뚫고 그 틈으로 나오기 위해 꼬박 한나절을 애썼다. 그렇게 아주 힘든 고통의 시간을 보낸 후 번데기는 나방이 되어 공중으로 훨훨 날갯짓하며 날아갔다. 어느 날 윌리스는 고치를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나방이 안쓰러워 쉽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칼로 고치의 옆부분을 살짝 째주었다. 나방은 쉽게 고치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좁은 구멍으로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던 나방은 영롱한 빛깔의 날개를 가지고 힘차게 날아
한국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여야4당이 밀어붙이는 패스트트랙을 홀로 맞서 장외투쟁이란 극단적인 투쟁으로 막고 있지만 힘겹고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갑작스레 협상으로 자세전환하는 것도 사실상 어렵다. 어디로 나아가야 하나. 해답을 찾지 못한 채 국회 밤샘농성과 사무실점거 등 초강경 대응책으로 바쁘다. 극한 대치정국이 이어지면서 재난대처 및 선제적 경기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의 국회 심의가 어려워진 것도 여야 모두에게 곤혹스런 일이다. 정부는 24일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6조7천억원 규모의
요즘 사람들이 몇몇만 모이면 내년 4월 총선판세를 두고 화제다. 얼마 전 자유한국당 TK지역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총선 판세가 어떨지에 대해 의견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그 의원은 현재의 여당이 내년 총선에서 과반수 당선을 자신한다는 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함께 자리했던 대다수 기자들은 회의적이었다. 필자도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당선이란 좋은 성적을 내기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에 공감했다. 그 이유는 몇 가지로 요약된다.우선 문재인 정부 들어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너무 어려워져 경제상황이 계속 악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언론재단이 공동주최한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체험연수’로 중국 하얼빈과 대련을 찾았다. 3박4일간 조린공원(구 하얼빈공원), 하얼빈역, 안중근 기념관, 동북열사기념관, 731부대, 여순감옥, 관동도독부 지방법원으로 이어진 항일독립운동의 발자취를 찾은 체험은 우리 독립운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하는 시간들이었다.우선 일제가 중국을 침략한 이후 인체실험을 자행했던 731부대를 복원해놓은 현장을 둘러보면서 일제가 저지른 전쟁범죄가 얼마나 참혹한 것인지를 목도했다. 전시장 입구의 ‘비인도적 잔학행위’
최근 대통령이 나라 살림살이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 지, 혹은 알고도 모른 체 하는 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전문직 종사자나 일반 가정, 기업 할 것 없이 한결같이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고 하소연하는데도 대통령은 최저임금제나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의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결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많은 이들이 보완을 요청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지속을 천명했다.그 이유도 명확히 했다. ‘1대 99 사회’또는‘승자독식 경제’라고 불리는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어느 정권이든 부동산 시장을 왜곡하는 투기를 차단하는 일을 국정의 핵심 과제로 꼽는다.열심히 일해 버는 게 아니라 불로소득에 가까운 투기소득을 방치했다가는 국민적 반발에 부딪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대 정부는 부동산 투기에 나름대로 발 빠르게 대처해왔다.특히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 규제정책으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공언해온 정부다.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투기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주무부처가 청와대 및 관계부처와 협의·조율 과정을 거쳐 투기를 막기 위한 여러가지 대책을 내놓았다.그러나 지난 28일 공개된 공직자 재산신고 내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소에 의해 촉발됐다는 정부지진조사연구단의 발표결과가 나오자 범시민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조사연구단을 향해 큰 절로 고마움을 표했다.그는 취재를 하러 온 기자들과 결과 발표를 보러 온 300여 명의 포항지역민들을 향해서도 큰 절을 올렸다.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에 의해 촉발됐다는 지역주민들의 읍소와 하소연이 마침내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다. 지난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 지진은 전년 9월 경북 경주(규모 5.8)에 이어 한국 지진 중 두 번째로 강한 지진이었다. 135명의 인명피해가 났고, 공식
야당 의원이 정부나 여당의원을 향해 비판발언을 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용인되는 폭이 상당히 넓다. 여야가 서로 견제·비판하는 것이 민주주의 체제에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대통령제라는 우리 정치 풍토상 야당 의원이 대통령을 직설적으로 비판한 경우에는 적지않은 풍파가 일곤 했다.첫 정권교체가 이뤄진 김대중(DJ) 정부 때엔 대통령 개인에 대한 모욕과 고소·고발 사례가 적지 않았다. 빈민ㆍ노동 운동가 출신의 제정구 전 한나라당 의원이 1999년 폐암으로 사망하자, 당시 이부영 의원이 “제 의원은
뇌물·횡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 벌금 130억 원, 추징금 82억 원 등의 중형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6일 보석으로 풀려나자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아마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 보석을 통해 풀려난 사례가 처음인 데다 15년형이란 중형을 선고받은 피의자에게 보석결정이 내려진 것 자체도 이례적이기 때문일게다.전직 대통령에게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의식한 듯 재판부는 보석에 엄격한 조건을 붙여 허가했다. 주거지를 자택으로 제한하고, 접견은 변호인과 배우자, 직계 혈족들에게만 허용하고, 통신도 엄격히 제한했다. 사
자유한국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2·27 전당대회가 ‘박근혜’‘탄핵’‘계파갈등’, ‘5·18’ 등 과거 이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태극기부대가 한국당의 딜레마가 되고 있다.특히 대구·경북을 비롯해 두 차례 열린 합동연설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인 일명 ‘태극기 부대’가 수백여 명씩 몰려와 김진태 후보 지지와 함께 집단적인 야유와 고성으로 다른 후보들을 공격하는가 하면 합동연설회장 밖에서 ‘아스팔트 국민 여론은 김진태·김순례’라고 소리높여 외쳐대 기대했던 컨벤션효과마저 날려버렸기 때문이다.그렇다고 한국당 입장에
“예타면제로 알려진 균형발전을 위한 공공투자사업은 결코 선심성 사업이 아니다. 이 좁은 나라에서 군산·전주에서 포항으로 어떻게 가는 지 아나. 무주·진안·장수에 막혀 못넘어간다. 포항에 경조사 있어도 못 간다. 강릉에서 목포로 바로 가는 길이 없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지난 12·13일 이틀동안 전북 전주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국가비전회의’에 참석한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이렇게 분통을 터뜨렸다. 송 위원장은 또 “수도권에서 돈의 사용량 80%, 저축의 65%, 고용의 65%가 이뤄지고, 인구의 절반이 서울에 몰려
알아 봤자 좋을 게 없거나 위험한 비밀을 가리키는 말이 ‘판도라의 상자’다. 그 유래는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된다. 신들의 우두머리였던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신들만이 가질 수 있는 불을 준 것을 무척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프로메테우스의 동생인 에피메테우스를 이용해서 인간들을 곤경에 빠뜨리기로 했다. 제우스는 대장장이의 신인 헤파이스토스에게 진흙으로 여자를 빚으라고 명령했다. 그 여자에게 제우스는 생명을, 아프로디테는 아름다움을, 헤르메스는 말솜씨를, 아폴론은 음악의 재능을 주었다. 이 아름다운 여인의 이름이 바로‘판
광화문 대통령시대, 탈원전정책, 소득주도성장, 적폐청산 등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들이 순차적으로 파기되거나 끊임없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우선 새해들어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1호 공약’인 광화문 집무실 이전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 단계에서 집무실을 광화문 청사로 이전하면 청와대 영빈관·본관·헬기장 등 집무실 이외 주요 기능 대체부지를 광화문 인근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지지자 가운데서도 “광장으로 집무실을 옮겨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당초의 취지를 이렇게 헌신짝처럼 버려서야 되겠느냐”는 비판
“현직언론인이 청와대에 바로 오는 걸 비판한다면 비판을 달게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언론인 가운데 공정한 언론인으로서 사명을 다해온 분들은 하나의 공공성을 살려온 분들이라 생각하며, 이런 분들이 청와대로 와서 공공성을 잘 지킬수 있게 해주는 것은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신년기자회견이 열린 1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 인사에 대한 질문에 내놓은 궁색한 답변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금 정부는 권언유착 관계가 전혀 없다고 자부하고 있고, 청와대의 정신이 늘 이렇게 긴장하면서 살아있기를 바라며 유능한 인재들을 모
정치권에서 같은 사안을 놓고 서로 다른 해석을 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새해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둘러싼 해석이 바로 그렇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아가려는 것은 본인의 확고한 의지”라고 ‘완전한 비핵화’를 언급했지만 “미국이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 일방적 제재와 압박을 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강온양면의 화법을 구사했다.정치권에선 갑론을박이다.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앞으로 있을 북미고위급
국회 의원회관에 들렀다가 월간지에서 부장직을 맡고 있는 언론사 후배를 만났다. 경남지역 시·군지역의 민원사항인데, 군 지역에서 일주일에 두번씩 부산까지 혈액투석을 하러다니는 게 너무 힘들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국회를 오랫동안 출입한 경력을 가진 후배인지라 친하게 지내는 국회의원들과 보건복지부쪽 인맥을 통해 민원해결 방안을 알아보기 위해 방문했다는 요지였다. 시장·군수와 지역 국회의원에게 민원을 넣어도 “알아보겠다”고 하고는 소식이 없어서 후배에게 재차 부탁하는 것이라며 시장·군수나 지역 국회의원들의 무신경에 무척 분개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는 두가지가 있다고 한다. 바로 긍정적이고 좋은 마음으로 세상이나 남을 바라보는 ‘청안’과 눈의 흰자위가 나오도록 남을 업신여기거나 부정적으로 흘겨보는 ‘백안’이 바로 그것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어떻게 다른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무학대사와 태조 이성계의 일화를 꼽을 수 있다. 무학대사가 기거하는 도봉산의 절을 찾은 태조 이성계가 무학대사와 곡차를 마시며 격의없이 지내자고 말한 끝에 문득 대사에게 농담을 걸기 시작했다.“요즘 대사께서는 살이 뚱뚱하게 쪄서 마치 돼지같소이다.” 그러자 무학대사는 이렇게
소득주도성장정책과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경기침체와 일자리축소 등의 부작용을 빚게 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문제는 대구·경북지역을 텃밭으로 하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지지율도 동반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뭔가 타개책이 필요하지만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은 자유한국당이 자체 치유할 수 없는 간극을 던져주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고민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특히 이번에 치러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를 보면 친박계는 나경원 의원을 지지하고, 비박계는 김학용 의원을 지지해 계파전 양상으로 치러졌다. 승부는 중립지대에 있던 의원들의 선택으로 갈라졌다. 친박계 잔류파의 지지를 등에 업은 나경원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서 33표 차이로 압승을 거둠으로써 향후 비
국회의원 총선이 벌써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자유한국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이번에도 진보정당 후보보다는 보수당 후보를 지지하는 지역민들이 더 많을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필자는 ‘특정지역이 특정 정당의 텃밭이 돼선 안된다’고 믿는다. 이유야 천만가지다. 우선 낚시꾼들 사이에 내려오는 속담중에 “잡힌 물고기에게는 먹이를 주지않는다”고 했다. 정치인들에게 내 표가 됐다는 확신을 줘선 안된다. 이미 지지기반으로 확정됐다고 믿는 순간 정치인들은 새로운 지지기반을 찾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집토끼와 산토끼 이야기도 있다. 대구·경북지역에서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은 사람들의 선거운동을 보노라면 한결같이 산토끼 잡으러 다니는 모양새다. 그런데도 보수당을 지지하는 지역민들은 사람 자체를 가늠해보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