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웹서핑을 하다가 미국의 팝스타 마돈나가 자기 팬과 인터뷰 한 것을 읽은 적이 있다. 그녀의 팬들이 한 질문 중에는`당신의 guilty pleasure가 뭔가요?`는 질문이 있었다. `guilty pleasure`는 지금 당장 즐거움을 느끼기는 하지만 마음속 한편에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죄책감도 동시에 느끼며 하는 행동들을 의미한다. 이 질문에 마돈나는 자기는 지금까지 한 번도 죄의식을 느낀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최근 몇 년간 그녀가 자기보다 30살 이상 어린 연하남들과 염문을 뿌린 것을 생각하면, 나는 죄의식을 느낀 적이 없다는 그녀의 대답에서 나는 매우 강한 자기애를 느꼈다. 그리고 이런 강한 자기애와 자기 확신이 그녀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말콤 글래드
최근 미국의 뉴스쇼나 라디오 대담 프로그램에서는 어떤 문제로 논쟁 중이다. 그것은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 기간(2009-2013) 동안 정부 이메일 계정을 개설하지 않고, 개인용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였다는 것에 대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2일 이러한 사실을 처음 보도한 이래로 미국 언론은 이를 힐러리 클린턴 스캔들 혹은 힐러리 클린턴 논란으로 부르고 있다. 이것이 스캔들로 발전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미국 사회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힐러리가 개인 서버와 이메일 계정을 공무용으로 사용한 것은, 모든 공직자의 서신교환은 소속 조직의 기록으로서 보전되어야 한다는 `연방 기록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고 한다. 또한 개인 이메일 계정
요즘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살기 어렵다, 많이 힘들다고 말한다. 빈부차이도 유래 없이 커져, 한국 경제가 멕시코 유형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정규직도 고용 유연화를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전세 값도 점점 올라 집값의 80 아니 90%에 치닫고 있다. 88만원 세대라는 말은 이미 상식의 수준이 되고 말았다. 이런 문제를 이야기 할 때면 많은 사람들은 신자유주의 탓을 한다. 세계적 추세이니 어쩔 수 없다는 말이다.이런 당당한 자기 합리화에 화가 나곤 했는데, 이제 미국에 와서 보니 신자유주의가 우리 모두의 삶을 바꿔놓았다는 것은 실감할 수 있었다. 필자는 지난 월요일 보스턴로건 공항에 도착했다. 계획대로라면 이곳에 일 년간 머무를 예정이다. 2001년 8월에도 이곳을 방문해서
2001년 8월이니까, 지금부터 약 13년 전에 미국을 간 적이 있었다. 미국은 신용 사회라는 말을 그 전부터 들었지만, 그곳에 가니 그 말을 정말 실감할 수 있었다. 1달러 이하도 모두 신용카드로 결제가 가능했다. 그 후 한국도 신용사회로 진입하게 되었다. 자영업자들의 소득을 투명하게 한다는 명분으로 신용카드의 사용이 장려되었고, 지금은 동네의 소형 마트에서도 천원 이하의 물건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게 되었다. 신용카드 한 장이면 버스나 택시와 같은 대중교통 이용도 자유롭다. 이처럼 신용카드 사용해 익숙해 있던 나는 재작년 여름 일본 방문에서 큰 문화적 충격을 경험하였다. 한국에서 신용 카드 사용에 익숙하다 보니, 그리고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선진국이니 당연히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겠지
얼마 전, 에밀 졸라의 `나는 고발한다`를 읽다가 `애국`이라는 단어를 발견하고, 퍽 경이감을 느낀 적이 있다. 에밀 졸라(1840~1902)는 자연주의 문학의 창시자라고 일컬어지며, `목로주점`, `나나`와 같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졸라가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은 것은 `나는 고발한다`는 글 때문이다. 이 글로 졸라는 `진실을 추구하는 지식인`으로 세계인에게 각인되었다. 하지만, 이 글에서 졸라는 진실을 추구하는 한 개인이 아니라 프랑스를 사랑하는 `애국자`로서의 스스로를 표상하고 있다. `나는 고발한다`는 `드레퓌스 사건`으로 알려진 간첩조작 사건에 대한 것이다. 1894년 프랑스의 육군 대위였던 유태인 알프레드 드레퓌스는 독일에 군사 기밀을 누출한 간첩 `에스테라지`로 의심받고 기소되어,
얼마 전, 수영 영웅인 박태환 선수가 국제반도핑기구의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이 적발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박태환 선수는 `마린보이`라는 별명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영 선수이다. 그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한국 수영 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작년에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7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나는 박태환 선수측의, `네비도`가 금지약물인지 몰랐다는 해명을 믿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나라는 왜 `영웅`을 만들지 못하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국제반도핑기구는 작년 9월 중순 경 박태환 도핑테스트를 했는데, 그 결과 금지약물인 안드로스테네디올이 검출됐다고 한다.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원인은 박태환 선수가 2014년 7월에 맞
며칠 전, 고등학교 동창생 `밴드`에 들어갔다가, 포항항도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동창생의 아들이 1년 동안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동창생이 아고라에 올린 글이나 신문 기사에 따르면, 이미 학교의 징계 절차도 마무리 됐고, 경찰 조사도 거의 마무리 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하지만, 가해자에 대한 학교의 조치나 경찰 조사 결과가 피해자 측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 같다. 가해 학생들은 동창생의 아들에게 볼펜으로 온몸에 낙서를 하고, 칼로 손을 찌르고, 정수리를 동그랗게 잘라 잔디라며 물을 붓고, 흙과 치약을 먹이고, 심지어는 교실 커튼 뒤에서 음모를 뽑는 가해 행위를 저질렀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작년 12월 초쯤 학교 측에서 인지하고 두 차례 정도 `학교폭력대책자치
최근 우리나라의 청소년 범죄 목록에 새로운 항목이 추가됐다. 그것은 바로 `테러`다. 작년 말, 오모군의 소위 `종북 콘서트 테러`사건과 지난주의 김모군의 IS 가입을 위한 시리아 밀입국 사건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를 다루는 언론의 태도는 다소 온도 차이가 있다. 오군의 테러에 대해서는 청소년의 일탈행위로 다소 가볍게 다루는 반면에, 김군의 시리아 밀입국에 대해서는 `테러의 국내 수입 가능성`을 운운하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과연, 이런 이중적 태도가 바람직한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1월 10일에 한국의 10대 소년 김모군이 터키의 시리아 접경지역에서 행방불명됐다고 한다. 현지에서는 이 소년이 IS라는 이슬람 무장단체에 가담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한국 정부는 이를 처음에는 부인했다. 하지만 소년의 컴
최근 우리나라에는 여러 가지 대형 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있어, 국민들의 걱정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선 올 1월 10일에만 해도 의정부의 `대봉그린 아파트`라는 도시형 생활주택(원룸)에서 불이 나서 4명이 사망하고 140여 명이 부상당하는 큰 사고가 발생했다. 1층 주차장에 주차했던 오토바이에서 시작된 불이 그 원인이었다. 이 빌딩에는 10층 이하의 건물에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 때문에 화재의 조기 진화가 불가능했고 덕분에 많은 사상자를 냈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것과 불에 잘 타는 외벽 단열재를 사용한 것이 화재의 규모를 키웠다고 한다. 반면에, 이런 비극에는 항상 가슴이 훈훈해지는 일도 동시에 일어난다. 마침 이 건물 세입자인 소방관
우리나라에서 1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타이타닉`(1997, 2012)은 1912년 4월 14일 빙산에 부딪쳐 침몰한 여객선 타이타닉을 배경으로 한 것으로, 여주인공 로즈(Rose Dewitt Bukater)의 어머니는 몰리 브라운이라는 여자를 `뉴 머니`(new money)라고 경멸한다. 몰리 브라운은 금광 개발로 벼락부자가 된 사람이다. 반면에 `올드 머니`(old money)는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재산 혹은 그런 재산이 있는 사람들로, 로즈 어머니처럼 졸부에게 우월감을 느낀다. 영화에서처럼 우리 사회에서도 `졸부`는 그다지 좋은 의미로 사용되지 않는다. 졸부는 종종 부동산 투기나 주식 투자 등으로 갑자기 부자가 되어 `돈`밖에 없는 사람을 가리킬 때 사용된다. `돈밖에 없다`는 말에는 돈 이
일본의 소설가 아쿠다가와 류노스케의`라쇼몽(羅生門)`이라는 소설이 있다. 소설 속 라쇼몽은 일본 헤이안 시대(794~1185)의 수도였던 교토의 남쪽 정문으로, 수년간의 기근, 화재, 그리고 지진 등으로 황폐해졌다. 그 밑에는 며칠 전 해고된 젊은 하인이 비를 맞으며 앉아있었다. 그는 “굶어죽을 것인가” 아니면 “도둑이 될 것인가”라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지만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라쇼몽 다락에 버려진 여자 시체의 머리카락을 뽑고 있는 노파를 목격하고, 죽은 여자는 살아있을 때 이런 일을 당해도 될 만큼 충분히 나쁜 사람이었으니까 머리카락을 뽑아도 괜찮다는 노파의 말을 듣자, 그도 노파의 옷을 벗겨 달아나 버린다. `라쇼몽`은 매우 짧은 소설이지만, 소설 속 상황은 지금 우리 사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