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들이 병명을 자랑하는 줄이 길다 병을 약수로 씻고 병을 약수로 씻고 병을 약수로 씻고 맑고 맑고 더 맑아져서 산을 내려가는 사람들 나도 병에 병에 병에 약수를 찰랑찰랑 찰랑찰랑 이 시에서 병은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가지게 된다. 약수를 담는 그릇으로서의 병(甁)과 몸이 아픈 병(病)이라는 의미를 각각 적용하며 시를 읽어도 재밌다. 말장난 같기도 하지만 간절히 병이 낫기를 바라며 약수를 마시거나 병에 담아 산을 내려가는 사람들, 지독한 아픔과 죽음을 넘어서려는 소망이나 의지가 나타나 있음을 본다.
시
등록일 2017.09.13
게재일 2017-09-14
댓글 0
-
돌담 너머 푸른 대춧잎 사이로 대추보다 먼저 꾀죄죄한 이웃들이 열린다 한 가닥 연기도 없이 꾸리는 초라한 점심 때 이제는 대추나무 껍질 같은 청기댁 아제 홀로 남은 멀미댁 아지매요 품 밖의 자식들은 늘 까마득하고 품 안의 신경통만 총총한 간밤엔 멧돼지만 또 찾아와 감자밭을 헤집고 갔다고요 시인의 고향으로 여겨지는 섶재는 여러 가지 부재의 공간으로 다가온다. 초라하고 가난한 이웃들이며, 별로 소담스런 소득이 없는 농촌 현실들에서 시인은 피폐해져가는 농촌 공동체를 안쓰럽고 아픈 시안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시인이 그려내는 고향마을의 쓸쓸한 현실은 비단 시인의 고향마을에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가슴 아프다.
시
등록일 2017.09.12
게재일 2017-09-13
댓글 0
-
감자 먹이기 달아나는 희망의 등 뒤에다 감자 먹이기 비음이 너무 많은 우리들의 시 속으로 감자 먹이기 가노라 너무나 북적대는 이 황야를 떠나노라 너도 식어버린 이 지구를 감자 먹이기 잡티가 대량 섞인 우리들의 살 속으로 감자 먹이기 돌아보는 희망의 마빡에도 감자 먹이기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과 이 시대의 오염과 타락상에 대한 시인의 준열한 야유와 비판의식이 시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절망과 거짓투성이의 현실, 오염되고 왜곡된 시대현실에 소위 감자먹이기를 해대며 비아냥거리는 시인정신 속에는 어쩌면 그런 현상들에 대한 극복과 초월의 염원이 내재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시다.
시
등록일 2017.09.11
게재일 2017-09-12
댓글 0
-
가을 정선 길은 온통 화근내다 누가 이 골짜기 불 다 질러 놓았나 굽이굽이 무겁도록 껴안은 산허리 성한 데가 없다 각오한 듯 입 벌리고 그 기슭 꾸역꾸역 삼키던 정선이 기어이 푸른 속살까지 다 내 주고 소리내어 앓고 있다 가을 정선은 온통 단풍천지다. 능선마다 골짝마다 붉디붉은 단풍으로 물들어 아름답기 그지없다. 상록의 소나무, 잣나무, 주목 등이 어울려 색색의 스펙트럼이 펼쳐진다. 이 땅 어딘들 가을이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지만 백두대간의 깊은 곳 정선의 가을 풍광은 가히 반도의 일색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붉은 단풍빛에 눈과 마음을 빼앗긴 시인의 눈과 마음을 따라가 본다.
시
등록일 2017.09.10
게재일 2017-09-11
댓글 0
-
내가 너에게, 네가 나에게 보내는 마음이 서로를 비우는 연습임을 알고 있는가 그리하여 언젠가 비우는 것 멈추었을 때 우리에게 채워진 것이 얼마나 많은지 봄이 저렇게 잎잎이 매달려 있다가 아쉬움 두지 않고 져버렸을 그때 알게 되는 것이다 봄의 새잎들이 성장을 거친 후 가을에 미련없이 떨어진다는 자연의 이치에서 비움이라는 인생의 한 덕목을 말하고 있다. 비움의 정신은 수많은 연습과 수련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의 욕망은 끝이 없다. 소유에 대한 인간의 욕심은 끝없이 반복되고 재생산되는 것이다. 비운다는 것, 그 힘들고 어려운 연습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우리는 알고 있다. 시인은 그 힘든 것을 하면서 살아야한다고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시
등록일 2017.09.07
게재일 2017-09-08
댓글 0
-
한 잔의 술에도 편두통은 온다 믿고 사랑했는데 어느 날 등 뒤에서 비수를 들이댈 때 무심코 던진 한 마디가 사람 사는 세상에 닿지 못하고 이리 뒤틀리고 저리 비틀려 수갑이 되고 족쇄가 되어 으르렁거리며 달려들 때 편두통은 온다 바다 끝 혹은 바람 끝에 서 있을 때 편두통은 온다 낡은 것들 가버린 자리에 새로운 것들의 기미가 보이지 않을 때 아, 전혀 보이지 않을 때 편두통은 온다 반복되는 일상의 쳇바퀴 속 여러 가지 부재와 왜곡의 상황에서 시인은 편두통을 앓는다라고 말하고 있다. 더 심각한 편두통은 낡은 것들이 새로워지려는 노력도 없이 단단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음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더 심하다는 것이다. 낡은 것들의 정체와 새로운 것에 대한 욕망의 괴리에서 시인은 갈등하고 있음을 본다
시
등록일 2017.09.06
게재일 2017-09-07
댓글 0
-
아름다운 것보다 더 아름다울 때 너는 누구에게나 꽃이 된다 기쁜 줄도 모르고 기쁨을 느낄 때 너는 누구에게나 꽃으로 웃게 된다 슬픈 줄도 모르고 슬픔을 느낄 때 너는 누구에게나 꽃으로 울게 된다 그리하여 가장 슬픈 것보다 더 슬퍼질 때 너는 누구에게나 향유로 완성된다 꽃향유는 꽃 모양이나 빛깔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향기를 가진 꽃을 일컫는 말이다. 꽃의 진수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시인은 그 아름다움이나 향기를 최고의 진수로 여기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진정한 꽃향유는 기뻐도 기쁜 줄 모르고 슬퍼도 슬픈 줄 모르는 꽃 그 자체가 갖는 존재의 의미와 가치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장자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시
등록일 2017.09.05
게재일 2017-09-06
댓글 0
-
받고 싶은 메일이 복숭아밭 바람으로 사이사이 오고 있어서 열지 못하고 온 메일 열지 못하니 저렇게 꽃들이 핀다 한 통도 아닌 안타까운 여러 통이 대번에 와 참지 못할 내 마음 내용일 것 같아서 살구꽃 피었다 진 뒤 복숭아나무 곁을 운다 결국은 꽃 지나 꽃으로 오듯 떨구며 열어보지 않은 메일 속 마을 길 오는 소식 봄길로 간다 무슨 색인지 한 뭉텅이로 걷는다 먼 들판을 만들며 나부끼며 일상으로 가겠지 오래 바래어선지 연한 색 꽃 이파리 되어 내 마음 길 위에 물 위에 한없이 휘날린다 가슴 졸이며 손 편지를 뜯어 읽으며 건너온 세월이 있었다. 이제는 나이 들어 이메일을 열어볼 수 없는 노년에 이르렀지만 마음만은 아직 청춘의 시간에 머물러있는 것이다. 시대는 바뀌고 세월은 흘렀지만 시인의
시
등록일 2017.09.04
게재일 2017-09-05
댓글 0
-
기운 나무 두 그루가 서로 몸을 맞대고 있다 맞댄 자리에 상처가 깊다 바람이 불 때마다 뼈와 뼈가 부딪히는지 빠악 빠악 소리를 낸다 얼마나 아프겠는가 서로 살갗을 벗겨 뼈와 뼈를 맞댄다는 운명이 서로 몸을 맞대고 때로는 서로 부딪혀 바람 속에 `빠악 빠악` 소리를 내는 나무를 보며 시인은 사랑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서로 몸 부딪히며 서로의 살갗을 벗겨 뼈와 뼈를 맞대는 운명을 품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이다. 그 아픔마저도 서로의 것으로 안고가며 끝없이 부딪히며 아픔의 소리를 내는 것이 사랑이라는 말에 깊이 동의하고 싶은 아침이다.
시
등록일 2017.09.03
게재일 2017-09-04
댓글 0
-
백두영봉이여 그대 없인 이 땅 위에 역사도 생존도 없었거니 그대 없인 이 민족엔 영광도 자존도 없었거니 단군이 그곳에서 열어주신 그 보석 같은 한국어로 누가 눈물 없이 그대를 소리쳐 불러보았다 하는가 민족의 영산 백두산의 성스러움과 신령스러움을 노래한 시다. 우리 한 민족이 출발한 시원의 공간인 것에 대해 감격하고 있다. 민족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며, 그 정기가 흘러내려 오늘의 우리가 있다는 민족정신이 깊이 새겨진 작품이다.
시
등록일 2017.08.31
게재일 2017-09-01
댓글 0
-
해가 산에서 마악 솟을 무렵 구름 한 자락 살짝 가리는 것 보았다 깜깜한 방에 갑자기 불을 켤 때 엄마가 잠시 아이의 눈을 가렸다가 천천히 떼어주듯 잠에서 덜 깬 것들, 눈이 어린 것들 눈이 상할까봐 조금씩 조금씩 눈을 열어주는 구름 어머니의 따뜻한 손 그렇게는 또 내 눈을 살짝 가리는 구름처럼 이 슬픔은 어느 따스운 어머니의 손인가 참 따스하고 순수한 마음 한 자락을 본다. 어머니의 따뜻한 손처럼 슬픔도 우리 한 생에 얼마나 간절히 필요한 것인지 모른다. 어린 시절 아침 햇살에 조금씩 눈을 열어주던 구름어머니의 손처럼 슬픔도 거칠고 강렬한 세상살이에서 다치지 않도록 적절히 우리의 가슴을 힐링시켜주고 어루만져주는 소중한 것이라는 시인의 말에 깊이 따라가 보는 아침이다.
시
등록일 2017.08.30
게재일 2017-08-31
댓글 0
-
어렸을 적 석양이었다 따스한 참새들의 알을 꼭 한 알만 얻겠다고 가만가만 새들이를 타고 올라간 여동생이 두근거리는 가슴을 누르며 처마 밑에 막 손을 집어넣었을 때였다 콩닥거리는 참대들의 알 대신 차고 미끄러운 것이 쓰윽 고개를 내밀고 나왔다 굵고 긴 구렁이였다. 초가집 처마에 깃들던 참새들의 구멍집에 새알을 집어내려고 손을 넣었는데 놀랍게도 머리를 내민 건 징그러운 긴 구렁이였다. 필자도 어린 시절 외갓집에 가면 종종 돌담을 넘어가거나 초갓집 천정 속을 기어가는 느리고 온순한 구렁이를 본 적이 있다. 어른들은 사악한 귀신들이나 화재나 각종 재앙으로부터 집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라 여기며 친근하고 온순해서 집지킴이라고 부르며 내쫒거나 잡지 않는다. 정겨운 풍경 한 장을 본다.
시
등록일 2017.08.29
게재일 2017-08-30
댓글 0
-
마침내 그들은 제 무덤 뚫고 젖은 날개를 턴다 항공학교도 나오지 않은 것들이 기압도 모르는 것들이 빙글빙글 돌며 햇살이며 공기 바람과도 금세 친해진다 제법 연한 그늘도 흩뿌려댄다 우화하지 못하는 나는 배알이 틀려 아직도 놈들이 더럽다는 선입견의 몸뚱이에 깔려 뾰루퉁해진 입으로 이 글을 쓴다 사실 처음 그곳에 앉았을 때 내 시는 아래 행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놈들은 시시포스를 연상시킨다 온갖 애씀 끝에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는 구더기를 보면서 시인은 배알이 뒤틀린다고 고백하고 있다. 시시포스처럼 갖은 노력 끝에 얻은 우화이고 부활이기에 시인은 자신의 삶에 대해, 아니 시업(詩業)에 기울여 온 열정과 노력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한 자신의 글쓰기에 대해 스스로 자책하고 성
시
등록일 2017.08.28
게재일 2017-08-29
댓글 0
-
보이지 않는 것은 역시 보이지 않는다 밤은 깊다 살아도 알아도 서투른 곳 이 밤의 마지막 등불 끄고 침대로 간다 잠을 자려고 잠이 들면 보일까 보이지 않는 것은 밤이 깊어지면 시인의 영혼에 위안을 주거나 친숙함을 갖게 해준다. 그러나 이 시는 보이지 않는 실체의 세계와의 만남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탐구의 시간과 과정이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소통의 단절 같은 어두운 내면을 고백하면서 닫혀있는 의식의 세계에 대한 준열한 반성이 나타난 시다.
시
등록일 2017.08.27
게재일 2017-08-28
댓글 0
-
어슴새벽 쪽창에 기대어 별떨기 따라 가슴에 깃든 새를 풀면 두즈드…. 오, 서늘한 비린내여! 기슭에 저녁 오면 열대어들 묘묘 속삭였는데 하얀 기억의 파도 한 웅쿰 두 손으로 떠 목을 축이면 등대불빛 찬 두 뺨에 스치고 눈썹에 맺힌 이슬에 찰나 비치는 기러기 몇 마리 국립해양고등학교에서 해양으로 나아갈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이면서 시를 쓰는 시인이 망망대해를 항해하면서 느낀 서정을 그려내고 있다. 바다기슭, 거기에도 새들이 돌아가는 저녁이 오고 등대불이 켜지고 편안한 안식의 시간들이 온다. 힘겨운 인생의 바다에 불어닥치는 파도가 아무리 높다하더라도 반드시 폭풍우 지난 뒤의 평화와 평온의 시간은 오는 법이다. 시인의 인식 속에는 이러한 인생의 진리 같은 것이 내재돼 있음을 읽는다.
시
등록일 2017.08.24
게재일 2017-08-25
댓글 0
-
은빛 가루 쏟아져 별들이 사는 별바위 겹겹 산 넘어 영덕장 오가던 산허리 길목 하늘다람쥐 푸른 집 짓고 바위채송화 낮은 걸음 놓는 거기 고운 설하 소복소복 쟁이며 물가에 피는 수달래 사랑 벼랑에 새기고 푸른 이끼의 시간이 새벽을 가만히 이고 가며 밤마다 하늘길 열어가는 주산지 별바위 은빛 가루 같은 별빛이 내려오는 주산지 별바위를 바라보는 시인의 눈이 발랄하고 생동감이 넘침을 본다. 무위의 자연, 그 아름다움을 품고 영덕장 오가며 지치고 고난한 생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모습들, 고운 설화가 소복한 수달래 사랑을 떠올리며 시인은 별바위를 그윽한 시안으로 바라보고 있다. 영원을 향하는 별바위처럼 어쩌면 시인의 바람도 그리 느껴져, 하늘을 향한 시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
등록일 2017.08.23
게재일 2017-08-24
댓글 0
-
소들은 쉽게 배운다, 인간과 달리 잊는 걸 한 귀로 그냥 흘려버리는 걸 잊는다는 것, 한 귀로 그냥 흘려버린다는 것은 자신의 본성을 어지럽히는 각종 유혹들을 떨쳐내고 밀어낸다는 뜻으로 읽혀진다. 잠언 같은 짧은 시 편에서 깊고 넓은 삶의 자세를 읽는다. 시인은 소에게서 그것을 발견하고 있다. 부질없는 욕망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우리의 생을 더욱 값지고 가치있게 사는 길이 아닐까.
시
등록일 2017.08.22
게재일 2017-08-23
댓글 0
-
세월의 자정이 지난다 집 앞의 나무가 그림자를 길게 뻗어 내 얼굴에 와서 쉽지 않지요 이제 지붕을 봐요 그 기울기를 봐요 충고했다 나는 무서운 하늘을 보았다 새들이 날아간 자리에 아무 흔적도 없었다 묵상하는 나무들은 조금씩 키가 커지고 두 눈에 젖어들어 한꺼번에 움직이는 강을 보았다 이 시는 한 생을 살아온 시간들이 그리 수월하지만은 않았던 시간들이었음을 집 앞 나무 그림자의 말을 통해 듣는 형식을 취하는 우화의 기법을 쓰고 있다. 맞다. 무서운 하늘이었고 새들이 날아간 자리에 아무 흔적이 없는 것처럼 각박하고 무서운 세상살이였다. 그러나 말없이 자연의 시간은 진행되고 우리네 한 생은 어딘가로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인생이다.
시
등록일 2017.08.21
게재일 2017-08-22
댓글 0
-
병든 몸의 열기와 비린내를 벗고 이슬점까지 떨어진 물기들을 뭉쳐 둥근 경단을 빚는 것 구름 그림자가 스윽 몸을 스치기라도 하면 몸속의 물방울들이 먼저 알아듣고 수런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뜬구름과 뜬구름이 엉켜 운모석(雲母石) 토양을 이루고 있는 과원 쿠르릉 기다리고 기다리던 구름의 출하가 시작되면 떨어져 으깨지는 방울방울이 내 노역을 향그럽게 하리라 그를 위해 내 쟁기는 지층 속의 구름을 파고들고 삽날을 물고 놓지 않은 구름 이랑 속에 씨앗을 뿌린다시인 의식의 세계에 형성되는 욕망과 그 욕망의 움직임 혹은 소멸 같은 것을 말하는 이 시는 쉽게 다가오지 않는 작품이다. 의식의 세계로 밀려드는 구름 같은 욕망들이지만 그러나 시인은 자신의 쟁기 같은 의지로 그것들을 제어하고 다스리는 일들을 끊임없이
시
등록일 2017.08.20
게재일 2017-08-21
댓글 0
-
몸 하나를 견디게 할 대체식품이 이리 많아도 하나 쓸쓸함을 해결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먹어도 먹어도 채울 수 없는 공복 (마음이 쓸쓸한 날) 앨범을 넘기며 잇몸 곱게 웃던 사람들 생각한다 먹어도 먹어도 채울 수 없는 공복을 메꾸어 줄 무성한 소식은 오려는가 두꺼운 앨범을 깔고 후루룩 소리내며 라면을 먹는다 살면서 얼마나 자주 후루룩 소리내며 나는 이 우울을 우물거릴 것인가 마음이 쓸쓸하면 쌀튀밥을 먹는다 시인은 마음 깊은 욕망의 결핍에서 오는 정신적 공복감을 육적 먹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시인은 존재의 고독감에 몸부림 치고 있음을 본다. 그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정신적 공복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의 쓸쓸함과 우울감은 결국은 채워지지 않는 정신적 결핍에 있음을 본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시
등록일 2017.08.17
게재일 2017-08-18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