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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움직임이 보인다. 무엇보다 반갑다. 국회 문방위 소속 의원들이 법률안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는데, 내년부터 한글날이 복원돼 법정 공휴일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한글날은 휴일이 너무 많아 노동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기업들의 권유로 1991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되는 설움을 당했다. 경제 논리에 의해 몇몇 법정 공휴일이 추억 속으로 사라질 때 한글날만은 살아남기를 바랐다. 청춘시절 한때 한글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임을 해온 이유도 있었지만 한글날 같은 의미심장한 날이 경제 논리 때문에 뒷전으로 밀리는 게 안타깝기만 했다. 한글은 만든 날, 만든 이, 만든 의도 등이 문헌으로 남아 있는 유일한 문자이다. 그 중 우리는 창제 의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백성을 어여삐 여겨
칼럼
등록일 2012.10.08
게재일 2012-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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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독(또는 다독)이냐 정독이냐에 대한 답은 없다. 취향의 문제인데다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빠른 시간 안에 많은 정보를 습득해야 하거나 이야기의 흐름에 관심이 많으면 자연히 속독 쪽으로 치중하게 된다. 반면 읽어내야 한다는 강박이 없으면서 문맥 하나하나에서도 소우주를 발견할 만큼 의미를 부여하는 치라면 정독이 어울린다. 속독하다 보니 자연스레 다독이 되는 사람들은 많다. 그건 이상할 것도 부러울 것도 없다. 하지만 다독자이면서 정독하는 사람들은 드문데,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책 읽기의 고수들이다. 책에 관한 온갖 정보와 리뷰를 공유할 수 있는 인터넷 서점에 가면 그런 사람들이 넘쳐난다. 밥벌이로서 직장이 있을 터인데, 많이 읽으면서 깊이까지 있으니 저들이 사람일까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칼럼
등록일 2012.10.07
게재일 201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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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명절에는 소위 역귀성이라는 걸 했다. 새벽에 출발해서 그런지 정체 구간 없이 수월하게 서울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돌아올 때는 사정이 달랐다. 오후 한 시 쯤에 나섰는데 열 시간 꼬박 도로에만 갇혀 있었다. 운전하는 남편에 대한 배려도 없이, 원 없이 자고, 인터넷 검색도 하고, 책도 읽고, 음악도 들었지만 시간이 남기만 한 귀갓길이었다. 귀성이든, 역귀성이든 이제 명절 교통 체증은 당연한 것이 되어가나 보다. 너무 늦은 귀갓길이라 각각 당신들 댁에 머물고 계신 어머님과 친정 엄마께 들른다는 계획은 포기해야만 했다. 다음날 두 분을 뵈러 다시 대구로 출발했다. 느끼한 명절 음식에 길들여진 입맛을 되살리는 데는 회가 제격이다 싶어 포장 주문해 갔다. 어른들이 좋아하기도 하지만, 따로 요리할 필요
칼럼
등록일 2012.10.04
게재일 201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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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격언에`There is no free lunch`라는 말이 있다.`프리 런치`란 서부 개척시대에 술집에서 내놓던 점심을 말한다. 일견 공짜로 보이지만 실은 비싼 술값 안에 끼니 값까지 포함되어 있다. 모 경제학 책에도 이런 예화가 나온다. 경제에 대해 알고 싶은 왕이 학자들에게 책을 쓰라고 지시했다. 수십 권의 완성된 책을 보자 질려버린 왕은 한 권으로 줄이라고 했다. 그것도 길었다. 단 한 줄로 줄이라고 하자 배고팠던 학자들의 요약문은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것이었다나. 미끼라는 걸 알면서도 거절을 못하거나, 순간의 판단 실수로 공짜에 혹할 때가 있다. 유명 대학 음료 사업부라며 콜 센터 직원이 몇 차례나 전화를 걸어온다. 내가 속한 모임에 판촉 행사 차 직원이 잠깐 들르겠단다. 십여 분 시간
칼럼
등록일 2012.10.03
게재일 201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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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지내는 필리핀 친구가 있다. 귀화한 지 몇 년 되었는데 타국에서 온 사람들 대개가 그렇듯 우리말이 서툴 수밖에 없다. 당연히 우리 역사와 문화에도 낯설다. 그녀가 묻는다. 개천절이 뭐냐고? 모국어를 맘대로 구사하는 사람들끼리도 개천절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난감한데, 이방인 출신이 진지하게 물어오니 당황스럽기만 하다. 단군이 최초로 우리나라를 세우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라고 설명을 하는데 뒤통수가 당긴다. 평소 그런 순수한 의미보다는 합법적 공휴일이구나, 하는 실리적인 생각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필리핀에도 독립기념일이 있는데 그것과 비슷한 것이냐고 묻는다. 애매모호하기만 한 광복절이란 이름이 그들의 독립기념일과 비슷할지 모르지만, 개천절은 오롯이 제 정체성을 살피는 것과 연관이 깊다고 내가 말한다.
칼럼
등록일 2012.10.01
게재일 2012-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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