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린 듯하면서도 강인한 시정신으로 지난 반세기 한국 시단을 오롯이 지켜온 `문단의 작은 거인` 민영 시인이 올해 팔순을 맞아 아홉번째 시집`새벽에 눈을 뜨면 가야 할 곳이 있다`(창비)를 펴냈다. `방울새에게`(2007)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시집에서 어느덧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시인은 지나온 삶을 겸허한 마음으로 되돌아보고 아스라한 기억 속의 시간들을 회상하며 “자신에 대한 치열한 냉엄성과 이웃을 향한 무한한 애정이 겹치는, 냉엄과 온정이 공존하는”(김응교, 해설) 아늑한 서정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한평생 오로지 시의 외길을 걸어온 노시인의 묵직한 연륜과 단아한 기품이 서린 정갈한 시편들이 간결하면서도 섬세한 언어와 부드럽고 나직한 목소리에 실려 진실한 삶의 의미와 자연의 섭리
`안나와디의 아이들`(반비)는 퓰리처상 수상 작가 캐서린 부가 인도의 도시 하층민들이 겪는 불안한 삶을 실화를 바탕으로 기술한 르포르타주다. 저자는 2007년 11월부터 3년 넘게 뭄바이 안나와디 빈민촌에 직접 머물면서 여러 인물들을 인터뷰하고 3천건이 넘는 공공 기록을 조사하면서 도시 슬럼가의 비통한 현실을 기록했다. 저자는 안나와디 빈민촌에서 가난과 불행의 인간적인 초상화를 그리는 동시에 그것을 통해 세계화가 양산한 구조적 빈곤과 불평등이 어떻게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지 드러내고자 했다. 인도의 뭄바이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도시라는 점에서 그런 이중성이 가장 노골적으로 나타나는 곳이다. 2천만명의 인구를 거느린 메가 시티 뭄바이는 그 한켠에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빈민촌을 형성하고
올해로 등단 26년째,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마디`로 작가생활을 시작한 구효서의 신작 소설집 `별명의 달인`이 출간됐다. 삶이 깊어갈수록 소설세계 또한 다채로워진 대표적 전업작가, 리얼리즘에서 모더니즘, 신비주의와 낭만주의 등 다양한 문체와 알레고리로 독자를 꾸준히 매혹해온 그다. `시계가 걸렸던 자리` `저녁이 아름다운 집`을 잇는 여덟번째 소설집 `별명의 달인`은 앞선 두 소설집에서 천착한 탄생과 소멸의 문제에서 벗어나 삶의 미묘함 그 자체를 조망한다. 죽음에 대한 사유 끝에 따라붙기 마련인 허무의식이 이번 소설집 곳곳에 스민 것은 그러므로 놀라운 일이 아닐 터, 그것이 삶에 대한 포기나 체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이 소설집의 빛나는 힘이 있다. 요컨대 삶은 유한하며 우리는 삶의 의
지난 2011년 미당문학상을 수상하며 시단의 주목을 받아온 이영광(48) 시인의 신작시집 `나무는 간다`(창비)가 출간됐다. 2000년대 한국 시단에서 하나의 `사건`이라 불릴 만큼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아픈 천국` 이후 3년 만에 펴내는 네번째 시집이다. “짐승의 비릿함과 사람의 고독, 시인됨의 긍지와 부끄러움, 사랑과 역사가 교차하는 밀도 높은 시의 몸”(함돈균, 해설)이 담긴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절정에 오른 시적 감각으로 무고한 죽음을 낳는 참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모순덩어리의 사회를 매섭게 질타하며 시대의 불합리한 폭력에 맞서는 결연한 시정신을 보여준다. 시대를 관통하며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예리한 통찰력과 섬뜩하리만큼 세밀한 묘사, 생동감 넘치는 정교한 언
고 박완서 작가의 미발표 산문과 소설을 모은 산문집 `노란집`(열림원)이 출간됐다. `노란집`은 박완서 작가의 장녀인 호원숙 수필가가 엮었는데 작가가 살던 경기 구리시 아치울 마을 `노란집`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콘셉트로, 한 편 속에 생을 옮겨다놓은 듯한 이야기가 마치 작가가 옆에서 동화를 들려주는 것처럼 느낌이 생생하다. 여기에 더해진 글 사이사이의 일러스트들은 일상의 피로를 잔잔하게 어루만지면서 삶의 여유와 따스함을 전달해준다. 책에는 `행복하게 사는 법`, `친절한 사람과의 소통` 등 산문 40여편과 `그들만의 사랑법`이라는 제목의 짧은 소설이 수록됐다. 수수하지만 인생의 깊이와 멋과 맛이 절로 느껴지는 노부부 이야기가 담긴 소설 `그들만의 사랑법`을 비롯해 `이제야 보이기 시작하는 것들` `예쁜
윤대녕의 일곱번째 소설집 `도자기 박물관`(문학동네)이 출간됐다. 1990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지 올해로 23년째, 그간 특유의 여로 형식과 시적인 문장을 통해 인간 존재의 거처를 집요하게 탐색해온 그의 신작 소설집에서 우리는 윤대녕 소설세계의 연속성을 느낄 수 있음은 물론, 그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깊이를 확보하며 새로운 소설세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0년 9월부터 2013년 4월까지 발표된 총 일곱 편의 단편소설들은 그가 `작가의 말`에서 “고통에 대한 사유와 삶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잦았던 것 같다”고 밝히고 있는 것처럼 살아가는 일의 고통스러움을 보여주는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두드러진다. 새삼스러운 지적이지만 윤대녕의 인물들은 그들
“고라니고라니고라니/ 고라니라고 중얼거리다보면 보인다/ 보현산 참새미/ 굴러오는 물방울 더미// 저쪽 고구마밭머리 멀뚱하니 선 채/ 먼 하늘/ 아득히 따라가는/ 눈 맑은 수수꽃다리 너// 보급투쟁 내려온/ 어린 파르티잔 같다” - `고라니` 전문 포항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만수 시인의 7번째 시집 `바닷가 부족들`(도서출판 애지)은 우리들 삶의 구체적인 현실을 시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집에서는 특히 육친의 사별에 대한 경험과 통증이 인간의 존재론적 사유로 나아가면서 곡진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것은 또 이웃과 마을과 바다로 외연을 넓히고 종종 막막하고 고독한 자아에 대한 성찰로 귀결되곤 한다. “생젖 흐르는 소리를 기다렸으나/ 아무것도 고여 들지 않았고/ 더 깊이 갇혀버린/
티베트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인`족첸 라마`이자 학자인 저자가 시간관리법에 대해 쓴 `붓다의 시간 관리`(판미동)가 출간됐다. 족첸의 족은 `완벽한`을, 첸은 `위대한`이라는 뜻을 말한다. 즉, 족첸은 티베트 전통에서 가장 높은 가르침이라 할 수 있다. `붓다의 시간 관리`는 족첸의 라마인 라마 수리야 다스가 쓴 시간 관리법이다. 라마 수리야 다스는 `붓다의 시간 관리`에서 진정한 시간 관리란 우리 각자가 의미 있는 삶을 향해 나아가게끔 만드는 인생 관리법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책의 서두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불교는 시간과 그 운용 방법을 심오하게 다루는 학문이다. 나는 이를 통해 세상이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지라도 중심을 잃지 않고 조화롭게 사는 법을 공부해 왔다. 따라서 나는
보이지 않는 “유령”의 말과 `사건의 시학`으로 존재의 형성과 사건의 의미를 물으며, 매 시집마다 하나의 화두를 통해 자신의 세계, 세계의 언어를 살펴 확장시켜나가는 시인 김언의 네번째 시집 `모두가 움직인다`(문학과지성사)가 출간됐다. 미당문학상과 동료들이 뽑은 올해의 젊은 시인상(2009), 박인환문학상(2012)을 수상한 후 처음 선보이는 이번 시집 `모두가 움직인다`에서는 사건을 형성하거나 포착하기보다 세계의 움직임을 단절 없이 담아내고 있다. 김언이 세계의 움직임을 담는 방식은 고착된 언어를 낯선 의미로 떠돌게 하는 데서 시작한다. 변기를 가져와 전시장에 가져다놓고 미술 작품이라고, 악기 연주 없이 침묵과 연주장의 소음만을 엮어 음악 작품이라고 일컬은 예술사의 익숙한 사건처럼,
2006년 사십대 중반의 늦깎이로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해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한 박형권 시인의 두번째 시집 `전당포는 항구다`(창비)가 출간됐다. 생명력이 펄떡이는 이미지와 구수한 입담으로 민초들의 소박한 삶을 그린 첫시집 `우두커니`로 `새로운 민중서정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으며 주목을 끌었던 시인은 4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삶의 현장에서 빚어낸 진솔한 언어로 자본주의 사회의 `낮은 생태계`에서 가난한 삶을 꾸려가는 서민들의 변두리 인생을 곡진하게 그려내면서 섬세한 감성의 실타래를 풀어놓는다. “거대도시 주변부 동네와 사람살이에 대한 증언”으로서 삶의 진정성이 오롯이 녹아든 시편들이 잔잔한 여운을 남기며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사람 안 들기 시작한 방에 낙엽이 수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는 독일에서 `문학의 교황`이라 불리는 폴란드계 유대인 비평가. 1920년 6월 폴란드 브워츠와베크에서 태어나 1929년 가족과 함께 베를린으로 이주했다. 베를린 피히테 김나지움 시절 독일의 문학, 음악, 연극 등에 심취해 대학 진학을 희망, 아비투어를 치렀지만 1938년 10월 제3제국의 유대인 탄압에 의해 1만 2천명이 넘는 폴란드계 유대인들과 함께 강제 추방당했고 바르샤바 게토에 수용됐다. 1943년 트레블링카 강제수용소로 이송되기 직전, 1942년 결혼한 아내 테오필라와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 한 농가에서 자신들의 목숨을 지켜준 주인 부부에게 세계문학 작품들을 이야기로 풀어 들려주며 열 달 넘게 숨어 지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뒤 폴란드군에 입대하여 정보부와 외무부 등에서 근무
사 년 전, 서른여덟의 작가 이석원은 첫 산문집 `보통의 존재`를 통해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정밀하게 한 인간의 내면과 일상의 풍경을 보여줬다. 그가 꺼내놓은 내밀한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잊고 있었던 외로움과 심연을 맞이했고, 그의 이야기가 곧 자신의 이야기와 같음을 느꼈다. 그렇게 “보통의 존재”에 대해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했던 작가 이석원이 사 년 만에 장편소설 `실내인간`(문학동네)으로 돌아왔다. 이야기는 실연의 상처를 간직한 채 낯선 곳으로 이사를 간 용우가 앞집에 사는 한 남자를 알게 되면서 시작된다. 호기심 많고 활달하면서도 한편으론 유약한 성품을 지닌 용우는 매사에 강인한 모습을 보이는 남자를 친형처럼 따르게 되는데 실내인간은 바로 용우가 만난 사내 김용휘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소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평단과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작가 편혜영의 네번째 소설집 `밤이 지나간다`(창비)가 출간됐다. 개인의 내밀한 고독을 성공적으로 형상화한 8편의 단편은 편혜영 특유의 건조하고 치밀한 문장과 밀도 높은 서사로 축조돼 점점 더 무르익어가는 작가의 필력에 깊은 신뢰를 준다. 각자의 삶을 고독하게 이고 가며 내면의 혼란이 빚어낸 현실과 망상의 경계에 위태로이 서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깊은 여운을 남기며, 고독의 돌파구를 향해 손길을 내미는 인물들에게서는 미약하지만 멀리서 밝아오는 여명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편혜영은 평단과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에 보답하듯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 소설집은 2010년부터 현재까지 발표한 단편을 묶었
때로 어떤 체험은 인생의 지표를 바꾼다. 평범하고 소심한 재수생이었던 `달고 차가운`(민음사)의 주인공 `강지용`은 인생의 낙인이 되어 지워지지 않을 첫사랑의 매력 속으로 깊이 빠져든다. 그러나 순진무구한 첫사랑은 여태껏 자신의 욕망에 대해 단 한 번도 질문해 본 적 없는 무지의 상태에 가깝기에, 이율배반적으로 그토록 무지한 순수는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 돌이킬 수 없는 체험을 통해 소년은 어느덧 청년이 된다. 순수한 만큼 위험하고 파괴적일 수도 있는 나이, 스무 살의 강지용에게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지용이 `민신혜`를 알게 된 순간, 그의 인생은 이제 전혀 다른 곳으로 향해 간다. 예전의 그는 고작 어머니의 잔소리나 권위적인 아버지에게 반감을 가졌을 뿐이며, 그 자신은 살의에 가까울 정
보잘것없는 대상들과 손잡고 절제된 언어로 삶의 이면을 그려내는 시인 김명수(69)의 아홉번째 시집 `곡옥`(문학과지성사)이 출간됐다. 시인은 보이는 번듯함에 가려 그늘진 곳에서만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미물들의 이름을 불러낸다. 표제작의 `곡옥`은 옥을 반달 모양으로 다듬어 끈에 꿴, 금관 등에서 볼 수 있는 작은 장식물로, 금관 전체의 휘황찬란함에 비하면 하찮은 물건이다. 그러나 시인은 “금관의 한 일부” “찬란함의 한 일부”라며 곡옥이 본디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직관한다. 그리고 이 경이로운 발견 속에서 “별들의 적요”처럼 숭고한 묵언을 듣는다. 이는 시인이 전에 없던 세계와 조우하는 순간이며 존재가 저마다 가지고 있는 무한의 시공간을 열어 보이는 순간이기도 하다. 툭 떨어져버리는 과실에서 “가지와
때때로 삶에는 예기치 않은 순간, 인생을 바꿀 순간이 찾아온다. 평생 회사와 집을 오가며 쌀쌀맞은 가족의 시선을 감내하며 살다 은퇴한 외로운 남자 `해럴드`에게도, 언젠가부터 꼬여 버린 삶의 의미를 되찾는 순간이 찾아온다. 오래전부터 준비한 세계 여행이나 우연히 만나 황혼의 사랑을 나누게 된 사람이 가져다준 것이 아니다. 이 평범한 사람의 뒤늦은 오디세이는 사소한 편지 한 장으로부터 시작된다. `해럴드 프라이의 놀라운 순례`는 소심한 성격의 60대 은퇴자가 옛 직장 동료에게 편지 한 장을 받은 후, 그녀를 만나기 위해 영국 남부 킹스브리지에서 북부 버윅어폰트위드까지 1천km를 걷게 되면서, 잊고 있었던 인생의 수많은 추억을 되찾는 동시에 자신을 괴롭혔던 힘든 과거를 돌아보며 스스로를 치유하는 이
애거서 크리스티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하야카와쇼보와 하야카와 기요시 문학진흥재단 주최 장편 미스터리 신인상인 애거서 크리스티 상이 2010년 일본에서 영국 크리스티 사의 협력으로 신설됐다. 많은 예비 작가들이 `21세기의 크리스티`가 되기 위해 도전장을 던졌고, `검정고양이의 산책 혹은 미학강의`로 선고위원들의 감탄을 자아낸 모리 아키마로에게 첫 수상의 영예가 돌아갔다. 제목부터 특별한 `검정고양이의 산책 혹은 미학강의(포레)`는 탐정소설의 선조인 에드거 앨런 포의 텍스트와 일상의 수수께끼를 미학적 관점에서 교차 해석하면서 사건의 진상에 다가가는 여섯 편의 단편이 실린 연작소설집이다. 끔찍한 사건이나 기괴한 악인이 나오지는 않지만 세상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것이 인간의 마음이라는 진리를 되새김하는 이
전작 `뷰티풀 마인드`를 통해 우아한 문체, 섬세한 묘사, 날카로운 분석력을 자랑했던 실비아 나사르의 신간 `사람을 위한 경제학`(출판사 반비)이 출간됐다. 이 책에서 실비아 나사르는 인간이 자신의 경제적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의 진화 과정을 추적한다. 이는 불과 200여 년 전에 태어난 생각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경제학이 있었다. 그 전의 경제학이 고된 노동을 통해 보잘것없는 결실을 얻는 인간의 운명을 묘사하는 “암울한 과학”(토머스 칼라일의 말)이었다면, 19세기 드디어 경제학은 `주인 되는 도구`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그 생각은 빅토리아 시대 디킨스의 런던에서 처음으로 잉태되고, 1차대전 직전의 황금기에 태어났으며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전체주의 정권의 부상과, 대공
1993년 제1권 `남도답사 일번지`를 시작으로 2012년 제7권 제주편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까지 20년 동안 330만 독자의 사랑을 받아왔고 한국 인문서 최초의 밀리언셀러로 기록된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이번에는 `일본 속의 한국문화`와 `일본문화의 정수`를 찾아 일본으로 떠난다. 그동안 펴낸 제7권까지의 국내편 `답사기`는 전국 각지의 문화유산을 답사하고 소개하면서 그 가치와 의의를 저자 특유의 입담과 안목으로 새롭게 조명해온바, 수준 높은 문화교양서이자 기행문학의 백미로 널리 알려져 `답사기` 자체가 이미 문화유산의 반열에 올랐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올 여름에는 `답사기`가 일본편 1권 `규슈―빛은 한반도로부터(창비)`와 2권 `아스카·나라―아스카 들판에 백제꽃이 피었습니다(창비
`모방범` `화차` `이유` 등의 굵직한 사회파 미스터리 작품을 발표하며 일본 문단에서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최고의 작가로 손꼽히고 있는 미야베 미유키의 현대 미스터리 소설 `솔로몬의 위증`(문학동네)이 출간됐다. 1부 사건, 2부 결의, 3부 법정의 전3권으로 이뤄진 `솔로몬의 위증`은 공포소설로 2002년부터 2011년까지 9년여에 걸쳐 `소설 신초`에 연재된 작품으로 번역원고 기준 원고지 8천500매에 달하는 대작이다. 한 중학교에서 일어난 의문의 추락사를 시작으로 펼쳐지는 갖가지 의혹과 진실 공방 속에서, 현대사회의 어둠과 병폐뿐 아니라 예민한 10대의 심리를 그리는 데에도 정평이 나 있는 작가의 필력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출간 후 오랜 연재기간 동안 단행본을 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