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로 다가오던 봄날이 비의 리듬까지 더해져 생동감을 부추기고 있다. 남도의 매화꽃을 시작으로 산수유, 개나리꽃의 샛노란 반김이 이어지고 군데군데 희끗희끗 조금씩 피어나는 목련과 벚꽃의 망울을 일제히 일깨우듯 봄비가 내리니, 멀지 않아 촉촉해진 대지에서는 한바탕 자연만물의 춤판이나 소리판이 어지간하게 열릴 것만 같은 모양새다. 흐르는 꽃향기 따라 벌, 나비가 날아들고 수시로 지즐대는 새소리에 산골의 여울물 소리까지 더해지게 된다면 그야말로 뭔가 심상찮은(?)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지 않을까 싶다.그렇게 오는 봄날은 왈츠풍의 리듬으
‘민주’를 자랑해온 민주당이 길을 잃었다. 정당민주주의는 사라지고 ‘이재명의 민주당’이 되었다는 비판이 거세다.김대중·노무현의 관용과 통합정신은 보이지 않고 이재명의 ‘독선과 배제의 정치’가 요란하다. 75년 역사와 전통의 민주당이 처음 가는 길이다.‘민주 없는 민주당’의 현실은 ‘친명횡재, 비명횡사’라는 조어가 웅변으로 말해준다. ‘시스템공천’이라고 자랑하더니 알고 보니 ‘고무줄공천’이었다. 이낙연 전 총리는 민주당이 “1인 정당, 방탄정당으로 변질됐다”고 성토했고, 홍영표 의원은 “민주가 사라진 가짜 민주당”이라고 하면서 탈당했
오컬트(Occult)는 신비주의 학문을 가리킨다. 서양에서 주술이나 유령 등 설화와 문헌으로 전승되는 영적 현상을 탐구하고, 그 원리나 규칙을 연구, 이용하려 한 학문이다.현재에도 오컬트적인 상징을 추종하거나 연구하고 종교적 신앙으로 삼는 인물과 단체가 있다고 한다. 동양의 오컬트는 중국의 도교, 인도의 아유르베다, 티베트의 탄트리즘 등에서 나타난다. 서양에서는 유대교의 카발라, 초기 기독교의 영지주의 등에서 그 원리를 찾을 수 있다. 판타지 및 미스터리를 소재로 하는 책과 영화 등 대중매체에서 자주 다룬다.악령과 구마, 빙의 등
다음 달 10일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날이다. 재외투표 3월 27~4월 1일, 선상투표 4월 2~5일, 사전투표 4월 5~6일이다.코앞의 총선을 생각하니 웬일인지 ‘양심(良心)’이란 말이 떠오른다. 선거와 양심이 무슨 관계가 있기에 내 마음은 이 말을 소환했을까. 나라가 신생자유민주주의 체제였던 때 나고 자란 연유일까. 아니면, 인간 본성 탓일까. 아무래도 민주주의의 선거는 양심과 상관이 있기 때문이리라.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다. 헌법전문에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
지난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었는데, 이날은 물처럼 소중한 자원인 햇빛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소를 건립하여 전지구적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대구시민의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사업조직인 ‘대구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의 정기총회가 개최되었다. 2018년 2월 5호기 이후 정체된 ‘시민햇빛발전소’ 건립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시민 중심의 햇빛발전소 건립에 많은 사람이 효과적으로 연대하고 건립 자금을 조합원 출자금과 펀드의 형태로 효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햇빛발전협동조합’이 설립되었다.협동조합은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
데이비드 크리스탈이 쓰고 권루시안이 옮긴 ‘언어의 죽음’은 스티븐 웜이 분류한 언어의 위기 5단계가 있다. 그 가운데 제주어는 이미 5단계로 소멸된 언어로 분류된 바가 있다. 제주어의 소멸을 안타까워했던 필자는 국립국어원장 시절부터 이 제주어를 인류의 기록문화유산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그 실천에 앞장서왔다. 제주방언의 보존을 위한 국제학술회의를 주도적으로 개최하였으며 제주방언연구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제주어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고유한 제주 문화와 역사까지 온전히 남겨져야 할 것이라 강조해 왔다. 그런데 제주
기원전 550년경 지금의 이란 땅에 아케메네스왕조가 번성한다. 이후 기원전 529년이 되면서 페르시아 키루스 대왕에 의해 통일제국이 탄생하였다. 페르시아는 나일강 유역의 3천 년이라는 어마어마한 기간 자연재해 한번 없이 풍요를 누리던 이집트를 평정하고, 오리엔트를 하나로 묶는다.페르시아 다리우스 1세는 막강 군사력으로 기원전 513년 본격적인 정복 전쟁에 나선다.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와 트라키아를 수중에 넣으면서, 해상무역에 사활이 건 그리스와 한판 세기의 대결은 피할 수 없었다.다리우스 1세는 이오니아를 진압한 후 아테네 원정에
민주당 박용진 의원 공천 탈락은 대한민국 정당사에서 오래도록 남을 사건이다. 지역구민의 뜻과 다르게, 국민 여론을 거슬러, 당권을 쥔 권력자 한 사람이 국회의원을 만들 수도 제거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런데도 그 사람이 독자 출마할 수도, 주민이 그 사람에게 표를 던질 수도 없다. 민주주의가 살아 있나.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왜 박 의원을 쫓아냈을까.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또 당 대표 경선에서 박 의원은 이 대표의 눈엣가시였다. 박 의원은 이 대표의 약점을 아프게 공격했다. 그는 대장동 사건이 터지자 “‘부패세력
청도가 자랑하는 시조 시인 이호우(1912∼1979)와 이영도(1916∼1976)는 남매 사이다. 몇 년 전 여름 그들의 생가를 찾았다가 모기와 각다귀 패거리에 쫓기다시피 한 처참한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요즘 그분들 생가를 복원했는지 어떤지 모르지만, 처음 생가를 찾았을 당시엔 청도 군정(郡政)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약간의 인연만으로 문학관을 짓는 비용과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는 지자체와 너무도 비교되는 나른한 자세가 아닐 수 없다. 일례로 구상 시인은 서울에서 출생했으나, 본적이 칠곡군 왜관읍이고, 그
고대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는 물을 만물의 근원이라는 일원설을 주장한 바 있다. 인류에게 물은 고대나 지금이나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자원임에 틀림이 없다.물이 없는 생물의 존재는 생각할 수 없다. 인류문명의 발상지가 강 등지서 출발한 것도 인류와 물의 상관관계를 말해 준다. 사람 신체의 70%가 물이다. 신체의 물은 물질대사에서 생긴 노폐물을 체외로 배출한다. 또 체내의 갑작스런 온도 변화를 막아주는 등 물은 인간의 생리적 기능을 원활하게 도와준다.인구 증가와 산업활동이 늘면서 수질 오염이 확대되고 전 세계적으로는 물 부족 현상이 심
지난주 충남 홍성에 있는 한양로보틱스(대표 강종원) 회사를 벤치마킹하러 다녀왔다. 이 회사는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로봇 제조 및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었으며, 국내외의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로봇 기술을 활용하고 있었다. 로봇 시스템의 설계, 제작, 통합 및 개발을 전문으로 하고 있었으며, 높은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고객 요구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었다.공장에 들어서니 하이브리드 다관절 로봇을 작업자들이 제작하고 테스트하고 있었는데, 함께 참석한 사장님은 이 로봇은 고객에게 인도되어 현장에 설치되
지난 3월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에서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화상으로 열렸다. 미국에서 열린 1차 때부터 화상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 회의 환영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다고 강조했다.그런데 같은 날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사퇴했다. 황상무 전 수석이 MBC 잘 들으라며 1988년 정부에 비판적 기사를 쓰다가 회칼 테러를 당한 기자 이야기를 농담거리 삼아 했기 때문이다. 여론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사퇴는 했지만, 대통령실 시민사회
중국 전한(前漢)의 왕망은 역성혁명을 통해 평제를 독살하고 신(新)나라를 세워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모든 것이 새롭다 하여 국호를 ‘신(新)’으로 명명하였으나 정작 왕망 자신의 폭정과 관리들의 부패로 15년 만에 붕괴되고 중국 역사에도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는 나라가 되었다.중국 역사학자 반고는「한서(漢書)」 교사지에서 이를 두고 ‘가짜 황제가 세상을 어지럽혔다’고 하여 ‘이가난진(以假亂眞)’이라고 하였고 후대에서는 가짜가 진짜를 어지럽히고 거짓이 진실을 뒤흔든다는 뜻의 고사성어로 회자되고 있다.진짜를 어지럽히는 가짜는 동서고
기껏 좋은 일을 해놓고도 사소한 잘못으로 되레 원망을 들을 때 ‘뭐 주고 뺨 맞는다’라는 말을 한다. 지금 TK(대구·경북)가 꼭 그 모양이다. 4년마다 되풀이되는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낙하산에 지역민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TK는 지난 박정희 정권 때부터 정권의 창출지이자 보수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해왔다. 보수의 원조이자 보수 지킴이였다. 이후 5, 6공화국을 거쳐 윤석열 정부에 이르기까지 보수의 터전이 됐다. 그러다가 3김 때부터 영·호남으로 편이 갈리며 ‘망국병’이라는 지역주의의 한 축이 돼버렸다. 이후 선거
핀란드는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아이슬란드 등과 함께 북유럽 선진국의 하나다. 유럽국가 중 면적은 3번째로 크나 인구는 554만명에 불과해 인구밀도가 유럽국가 중 가장 낮다.지구의 북쪽에 위치해 1년의 절반 가량이 추운 겨울인 나라다. 유럽의 극지여서 겨울엔 해가 뜨지 않는 날도 많다. 일부 지방의 12월은 해가 오전 10시에 떠서 오후 2시면 진다.핀란드가 UN산하기구인 UN지속가능발전해법 네트워크가 매년 발표하는 국가별 행복도 조사에서 올해도 가장 행복한 나라로 선정됐다. 연속 7번째다. 세계 150여 개국 대상으로 1인당
선거를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하고 아름다운 제도라는 말일 터이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국가권력에 직접이든 간접이든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우리나라도 민주주의국가이므로 국민투표권과 공무담임권 같은 참정권을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선거는 국민 개개인의 정치적 의사 표현일 뿐만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선택으로 모든 국민의 다양성을 아우르는 민주주의의 기본이 되는 제도다.그러나 선거는 독재자를 탄생시키는 산파역을 하기도 한다. 독일의 전신인 바이마르공화국 국민들은 보통·평등·직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반도 동쪽의 저기압과 서쪽의 고기압 사이로 차가운 북서풍이 불어온 탓이다. 또 건조주의보까지 내려져 있는데 강풍까지 불어오니 산불도 염려되고 화재의 발생도 우려된다. 그런데 다음 주까지 빗방울이 떨어지겠다고 하니 수상한 3월의 봄날이다. 길가의 개나리와 계곡의 산수유, 산기슭의 생강나무들이 서로 노란 꽃잎을 피워올려 진달래의 연분홍 잠을 깨우고 있다.3월 22일은‘서해수호의 날’이다.‘제2연평해전’과 ‘천암함 피격’ 그리고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로 희생된 ‘서해수호 55 용사’들을 추모하기
손목 통증은 잘 낫던가 잘 낫지 않던가 확연하게 둘로 나눠진다. 잘 낫는 손목 통증은 오래되지 않고 손목의 틀어짐이 없는 경우이다. 이럴 땐 환자의 통증이 심하지 않고 잘 낫는다. 잘 낫지 않는 경우는 오랫동안 아팠거나 손목의 틀어짐이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대부분이 손목 건초염이나 삼각섬유연골복합체(TFCC) 통증이다.대부분은 일시적으로 손목을 쓰고 나서 아파서 내원하는데 일반 통증은 정확하게 아픈 부분을 찾아서 치료하면 빠른 시간 내에 회복이 된다. 오래된 통증이 잘 낫지 않는 경우는 손목 안쪽 요골 부근의 압통이 심
‘자기만의 방(A Room of One’s Own)’은 영국의 여성작가 버지니아 울프(1882~1941)의 수필집이다. 그녀가 1928년에 영국의 두 개의 여자대학교에서 한 강의를 기본으로 1929년에 출간한 책이다.여성의 지적 생활이나 사회적 역량은 경제적인 뒷받침과 자기만의 독립적 공간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향후 백년 후면 여성의 지위는 놀라울 정도로 발전할 것이며, 사회적·문화적·경제적으로 남녀가 평등한 세상이 도래할 것도 예견했다. 그녀 사후 80여 년이 지난 지금 과연 우리는 그녀의 예언대로 되어있는가.한 평자는 이렇게 얘
말을 많이 한 날은 왠지 속이 텅 빈 것 같다. 내 속의 무언가를 다 끄집어내 보여준 것 같아 기분마저 가라앉는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많은 얘기를 나눌 때도 있다. 그런 날은 가슴이 꽉 차게 느껴지지만, 나 혼자 떠든 것 같은 날은 왠지 마음 한 쪽 구석에 찬바람이 휭 하니 지나간다. 주책없이 하지 않아도 될 말들을 왜 했을까?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어 괜히 머리만 쥐어박는다. 나는 말을 좋아하면서도 싫어한다.한자를 찾아 옥편을 뒤적이다 획순이 가장 많은 글자는 무슨 자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획순 따라 가장 뒷면을 펼치니 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