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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천변을 걷다가순간, 밟아버릴지 몰라깜빡 놀라 뒷설음쳤다모가지째 떨어진 자미꽃그 붉은 꽃 가장자리쯤에굼벵이가 뒹굴고 있었다하마터면 큰 하늘 하나를밟고도 일이 없었다는 듯태연, 멀리 걸어갈 뻔했다아 하늘 속에 또 하늘들하늘 바깥에 또 하늘들!잘못하여 밟을 뻔하였다하얀 두루미 날기 시작한광주천 극락강변이었다‘광주천’에 ‘극락강변’이라는 곳이 있나보다. 온갖 생명들이 잘 보존되어 살고 있는 곳이기에 그런 이름이 붙여진 것 같다. 시인은 소위 미물들 역시 ‘하늘’이라고 생각한다. 떨어진 “꽃 가장자리쯤에” “뒹굴고 있”는 ‘굼벵이’도 하
시
등록일 2023.12.25
게재일 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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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에 이백원 받던 밥집한그릇 먹든 두그릇 퍼 가든 똑같이 이백원세그릇째인 사람은 있어도 한그릇만 퍼 가는 사람은 없던,공짜 밥은 마음 다치게 한다고 따박따박 밥값 요구하던 곳백원짜리 동전 두개 손바닥 가운데 올리고자랑스레 내밀던 손들이 줄을 잇던,(….)들통에서 솟아나는 뿌연 김 따라 삐걱대는 나무계단을 오르면 홈리스 슬리핑백이 쌓여 있던,예수라는 사나이보다 일찍 떠난 혜성이와 함께일주일에 한번 밥 나르러 가던 스물한살사장은 없고 젊은 가톨릭 수사들이 드나들던 곳빌딩 숨 사이 언뜻 얼비치는 용산역 뒤지금은 흔적도 없는 시장 골목
시
등록일 2023.12.21
게재일 2023-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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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잠시, 한 세계가 구약처럼 밀려날 때그때 오직 우리가 바라고 바랐던 건,무너져 내린 어느 제국의 한 귀퉁이 구원 없이여전히 버림받거나 쫓겨난 자로 살아가기,아니면 쓸개즙 같은 근원의 물기를연신 핥는 혀들의 낯선 느낌을 지속하기,하지만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우리가 내내 사랑하고 의지한 건일체의 희망 없이 희망의 전부를 꿈꾸기,(….)우리가 그토록 간절히 찾아 헤매던 건다가갈수록 멀어지는 지평 같은 절대 고독,혹인 실상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어다시 펼쳐 든 신약 같은 순간적인 사랑의 윤리.이 시를 읽으며 ‘희망은 희망 없는
시
등록일 2023.12.20
게재일 202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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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뚱뚱하게 자고 날씬하게 걷는다.고양이는 잘 때는 늘어지게 자지만잠에서 깨면 옆구리를 당겨 넣는다.불룩했던 데가 다시 찰싹 달라붙는다.고양이는 날씬하게 걷는다.고양이는 보따리처럼 기다리고번개처럼 뛰어오른다.고양이는 뛰어오를 때는 미끈하다.껍데기를 벗어버리는 포도알처럼….고양이에겐 기술이 있다.고양이는 삐걱대지 않는다.슬그머니 간다. (부분)위의 시를 읽고 ‘정말, 맞아!’라고 감탄했다. 필자의 집도 고양이를 키우기에, 고양이를 관찰할 기회가 많다. 고양이는 깨어 있을 땐 빈틈이 없으면서도 잠잘 땐 한 없이 느긋하고 게으르다.
시
등록일 2023.12.19
게재일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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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을 베다가 잃어 버린 낫을 찾았다.장마철에 한 달도 넘게 풀더미 속에 처박혀 있었는데온몸에 뻘겋게 녹이 슬었는데여전히 날이 닿기만 하면 억센 풀을 동강 냈다쇠가 좋기 때문이다좋은 쇠는 녹이 슬어도 날이 죽지 않는다단단하기만 하다고 좋은 쇠가 아니다너무 단단한 쇠는 깨지기 쉽다단단해서 날카롭게 날이 서면서도깨지지 않는 쇠라야 정말 좋은 쇠이다단단하면서도 무르고 무르고서도 단단한좋은 쇠를 만들려면펄펄 끓는 불에 달구고 차디찬 물에 식히기를수백, 수천 번 거듭해야 한다나 역시 위 시의 낫처럼 녹슬어 있을 테다. 하지만 저 낫과는 달리
시
등록일 2023.12.18
게재일 202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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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밥솥이 없던 내 학창 시절의 간식은 주로 누룽지 튀김이었다 밥때와 밥대 사이에 궁금한 입들 벌어지고 엄마는 밥만 하면 눌어붙은 누룽지를 말려 튀겨서 설탕을 뿌려주었다 누룽지야 더 두껍게 살을 붙여라 까만 얼굴 말고 노릇하게 예쁘게, 발 잘 듣는 동생처럼 건너오너라 나는 아직 둥지도 안 튼 누룽지 얼굴 위에 주문을 뿌려댔다어린 소녀는 엄마의 간식으로 더 파릇해지고 더 통통해지고밥때와 밥때 사이에 낀 어른은 추억의 엄마 간식 불러내 아껴 아껴서 속이 허할 때마다 꺼내 먹는다나이 좀 든 이라면 누룽지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을 테다.
시
등록일 2023.12.17
게재일 202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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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사업주도 산재보험에 가입이 가능하다는데 가입대상은 어떻게 되나요. 근로자를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사업주 또는 명의 사업주의 배우자(법률혼에 한함)인 실제 사업주가 대상인데,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는 산재보험 보험가입자로서 30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이어야 합니다. 중소기업사업주가 아닌 가족종사자도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나요.중소기업사업주의 배우자(사실혼관계 포함) 또는 4촌 이내의 혈족 및 인척으로서 300인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 또는 근로자를 사용하지 않는 사업주가 행하는
상담
등록일 2023.12.17
게재일 202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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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과 현관을 건너도 방이 나오지 않았다강철 같은 마음을 아무도 모르게주머니에 넣고 만지작거렸다- 이 금액대로 집 구하기 힘듭니다(중략)은행나무에서 조롱하듯 은행이 구린내를 흩뿌렸다여기서 엎어져도 은행의 문턱은 높다미래가 일찍 늙어간다투명 의자에 앉은 거처럼엉거주춤한 자세로부동산 문을 연다깊고 깊은 악몽 속으로내가 쏟아져 들어간다다른 많은 이들처럼, 위의 시의 화자도 집값 또는 전세값이 올라 집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다. 부동산 문을 들어갈 때 이들은 “강철 같은 마음을” 남몰래 “주머니에 넣고 만지작거”려야 한다. 하나 절망
시
등록일 2023.12.14
게재일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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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는 수백 개의 두개골로 부서진다속마음을 가늠하는 시간길 건너편에서 뛰어오는 두개골과옥상에서 뛰어내리는 두개골원과 원 사이에도 집을 지을 수 있다마른 잇몸을 핥을수록 드러나는 뿌리 한 가닥 뽑아그곳에 심는다지구의 체액을 빨아먹고 하반신 대신 기둥이 자라나는 것이다살짝만 건드려도 움츠러들 때까지바닥에 뒹구는 인류에게역사상 가장 많은 두개골이 달라붙고 있다 (부분)서울에 대한 시는 많지만, 위의 시처럼 그로테스크한 서울 묘사는 보기 힘들다. “수백 개의 두개골로 부서”지는 서울 거리는 마치 저승 같다. 서울 땅 위로 솟아나는 아파트-
시
등록일 2023.12.13
게재일 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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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워진 속세의 거친 바람에 나 분노하여,외딴 집, 거친 바닷가의 침묵으로 빠져 들어갔네.(….)물가 닿지 못한 나날들,정처 없이 생명 구하는 뱃길에, 어느 곳으로내 영혼의 배 한 척 노 저어 향해야 하는가, 하고.저녁 파도 울적하게, 바닥 없는 가슴속 고동,그 음색, 소리 모두 불후의 조화로움으로,휘말렸다가 부서지는 해 지는 이 짧은 순간….가라앉은 해 나를, 나 또한 가라앉는 해를응시하며 외치노라, 시작도 없는 어둠, 아니면끝도 없는 빛이여, 모든 혼돈을 묻어 버려라, 라고.속세를 등지고 “바닷가의 침묵으로 빠져 들어”간 시인.
시
등록일 2023.12.12
게재일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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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같은 마음종이는 무엇으로 만드나나무와 물과 빛으로그리고잉크로물감으로피로침으로땀으로나의 뼈가 종이 같다는 말을 듣고나는 종이가 견디는말을 느꼈다종이가 접혀 말을 감추는 소리를알아챘다뼈에 살이 달라붙는 집요함을 느꼈다종이가 마음 같다는 비유는 종이는 마음의 표현인 글쓰기나 그리기가 이루어지는 판이 되어주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종이는 “잉크로/물감으로” 만들며, 나아가 “피로/침으로/땀으로”까지 만든다는 말이 이해된다. 그러면 “뼈가 종이 같다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종이가 견디거나 감추어야 할 정도까지, “뼈에 살이
시
등록일 2023.12.11
게재일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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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시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 있나요. 가입 후 월별 보험료 연속 6회 미납시 보험관계가 자동으로 소멸되며, 보험료를 납부한 기간인 피보험 기간이 폐업일 이전 24개월간 최소 1년 이상 되어야 실업급여 수급이 가능합니다. 또 실업급여는 비자발적 폐업인 경우에 한해 지급되며, 가입자 연령이 만 65세 이상인 경우는 실업급여에 가입할 수 없습니다. 자영업자 고용보험의 보험료는 어떻게 산정되나요. 자영업자의 보험료 산출을 위한 보수액은 매년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는데 이를 기준보수(1등급∼7등급)라
상담
등록일 2023.12.10
게재일 20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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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아 있구나 늦지 않았어 너덜거리는 자루 가득 장작을 메고 오가는 밤의 노역은 불을 지키는 시간 (….) 나는 불을 지키는 자, (….) 나는 이름 없이 늙어 가는 가난한 노파 불을 살피느라 언 몸을 녹일 수 없다 꺼져 가는 불씨를 살려내고 문 밖으로 나서면 얼굴을 찢는 바람뿐 어떤 날은 별도 뜨지 않아 캄캄한 숲을 비틀거리며 걷는다 뜨겁고 차가운 것이 이생의 일인지도 잘도 자는구나 장작이 타는 소리 꿈속에서도 들리는지 재가 되어 가는 소리다 담요를 걷어차고 잠든 걸 보니 오늘도 나의 불길은 뜨거웠구나‘테를지’는 몽골의 국립공
시
등록일 2023.12.10
게재일 20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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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퇴화한 개미들은 더듬이로 산다보지 못해도 큰 불편 없다쉬지 않고 움직이는 더듬이쉬지 않고 어디론가 가는 개미들개미들을 생각하면 몸이 가렵다더듬이가 있었으면 좋겠다눈을 빼버릴 놈!그런 말을 듣지 않아도 눈은 멀어진다오로지 돈에 눈먼 세상에서욕심으로만 빛나는 눈을 감아본다홀로 눈 떠 길을 더듬는개미 한 마리 따라간다살날이 가깝고도 멀다살아가라, 단지 뜨거운 것은 그뿐이다 (부분)“돈에 눈먼 세상에서” 밝혀 있는 눈은 “욕심으로만 빛”날 뿐이다. 그 세상에서는 돈밖에 보이지 않을 터, 하여 돈의 길과는 다른 길을 가기 위해서는 “눈
시
등록일 2023.12.07
게재일 2023-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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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일터 메리야스 공장 재단기에 한 가락 해 먹고재활용 분리수거 컨베이어에 한 가락 해 먹고부품 공장 검사반에 왔다는하얀 장갑 규석 씨한 가락 없어도메리야스 재봉 일 할 수 있지만한 가락 없어도 재활용 컨베이어 분리수거 영락없지만손끝에 눈금자가 새겨지도록 손끝에 저울추가 박히도록뼈가 곧아버린 시간을살이 해어지는 시간을마음이 굳어지는 시간을흘러서 굴러서 떠밀려서 왔다는하얀 장갑 규석 씨 손가락은 세 가락 (부분)‘공장 재단기와’ ‘분리수거 컨베이어’에 손가락이 잘려 손가락이 세 가락 남은 어떤 노동자의 삶. “흘러서 굴러서 떠밀려서”
시
등록일 2023.12.06
게재일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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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에 사는 친구가 벼를 키운다며 사진을 보내왔습니다.작년에 자라지 않던 벼가 올해는 쑥쑥 자라낱알이 열렸다고 초록이 가득한 벼를 찍어 보냈습니다.(….)말갈기를 부여잡고 사막을 달리는 사람을챙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쭉정이 뽑는 사람을자라지 않은 벼와 자란 벼를 비교하며 지나간 함성을생각할 것입니다.솜털처럼 가벼운 벼들의 흔들림과흔들리지 않으려는 친구의 흔들림을원룸 작은 창문을 뚫고구름의 한쪽 귀퉁이를 자르고달아나는 상상을 해봅니다.볕이 들지 않는 원룸에서한 뼘의 벼들과 함께친구의 슬픔이 느리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부분)“사막을 달
시
등록일 2023.12.05
게재일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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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사립 쪽으로 걷는데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죽어 있었다어제저녁에 나는 닭가슴살 한 팩을 사다가구워서 맥주 안주로 먹었는데너에게 몇 점 먹였으면그 어린 나이에 죽이 않았을 텐데밤하늘에 슈퍼문이 뜬다고사방에서 환호성이 들리던데그 배고픈 저녁에밤하늘의 슈퍼문이네 눈을 감겨준 거니우리는 보통 슬픈 일과 마주치고는 그 일을 그냥 지나쳐버린다. 하지만 시인은 그 슬픔을 잊지 않고 시로 간직한다. 위의 시가 보여주듯이. “맥주 안주로 먹”은 ‘닭가슴살’을 조금만 주어도 살 수 있었을 새끼 고양이가 죽었다. 시인은 자신이 조그만 배려
시
등록일 2023.12.04
게재일 202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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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고 일학년 첫 방학 숙제 중 하나는 태극기 그리기였다자꾸만 일그러지는 원이 암만해도 속이 차질 않아끙끙대고 있는 아들놈이 보기 딱했던지공장 일을 마치고 오신 아버지 대뜸밥그릇을 들고 오시더니밥그릇 둘레 따라 원을 그려 나가기 시작했다(….)아마도 그날 이후부터였나 보다뜨건 공깃밥과 국기를 떼어놓고생각할 수 없게 된 것은,노동자들 분신 뉴스가 지나갈 때마다멀쩡한 밥그릇으로도 자꾸 일그러져만 가는방학 숙제를 여태도 끝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부분)노동자들의 노동이 없다면 국가는 유지될 수 없다. ‘공깃밥’이 국가 기반인 국민의 삶
시
등록일 2023.12.03
게재일 2023-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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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도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데, 그 대상은 어떻게 되나요.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대상은 본인 명의의 사업자등록증을 보유하고 근로자를 고용하지 않거나 50인 미만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입니다. 다만 부동산 임대업, 상시 4명 이하의 농업·임업·어업 개인사업, 소규모 공사업 등은 가입대상이 아닙니다. 사업자등록증 없이 고유번호증만 있는 경우에는 가입이 불가능한가요. 고유번호증만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이 제한됩니다. 다만 2022년 7년 1일부터는 고유번호증만을 보유하고 실제 사업
상담
등록일 2023.12.03
게재일 2023-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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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으로 점점 뿌리가 깊이 내리면서뿌리 깊은 나무세월의 바람에 한 치도 흔들림 없이자신을 비워갔다(중략)울림으로 가득 찬,당신의 저 뿌리 깊은 빈방에물수제비뜨듯 돌멩이를 던지자파문처럼 번져오는꽃 좋고 열매 많던 시절들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샘이 깊은 물처럼겹겹의 나이테들을 하나로 아우르며메마른 나의 꿈속에까지 고여 오는샘이 깊은 당신의 빈방마음속에 깊이 뿌리내린 나무. 그것은 사랑하는 당신에 대한 기억 아닐까. 그 기억의 나무는 “세월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동시에, 특이하게도 자신을 비워간다. 하여 그 비워지는 나무-당신-는 “
시
등록일 2023.11.30
게재일 202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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