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청어잡이로 융성했던 북유럽 노르웨이의 한 어부는 육지에 도착해서도 항상 살아있는 싱싱한 청어를 팔아 큰돈을 벌곤 해 동료들의 부러움을 샀다. 그 어부는 자신만의 비법을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 어부가 죽은 후 사람들은 그의 배 수조 속에서 메기 한 마리를 발견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청어들이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계속 도망 다니느라고 싱싱하게 살아있었던 것이다. 요 며칠 사이에 새누리당에 때 아닌 신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친박계는 4·13총선 패배에 대한 눈총으로부터 탈출을 이끌어낼 메시아가 나타난 듯이 화색만면이다. 반기문(潘基文) 유엔사무총장이 드디어 차기 대통령선거와 관련해`출마`쪽으로 가닥을 잡아 오랫동안의 국내외 설왕설래에 종지부를 찍었다. 반기문은 이제 차기 대권의 변수가 아니
도널드 트럼프가 막말을 쏟아내고 고립주의로 나갈때 공화당원들은 “저것 틀렸다”했고, 우방들도 “저 사람 대통령 됐다가는 큰일”이라 했다. 그러나 그의 막말이 이상하게 먹혀들어갔다. 미국 국민들의 귀에는 그의 말이 복음처럼 들렸고, 그가 공화당 후보로 낙점될 기미를 보이자, 비로소 민심을 바로 읽기 시작했다. 트럼프를 비난하던 공화당의 중요 인사들이 속속 말을 바꾸기 시작하더니, 그가 후보자로 굳어지자 비난의 소리는 `주례사`나 `찬송가`로 바뀌었다. 지난해 7월 트럼프는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을 향해 “바보같은 그레이엄!”이라 비난하며 그의 휴대폰 번호를 공개해 버렸다. 그레이엄은 이에 맞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될 준비가 제일 안 된 인간!”이라면서, 자신의 휴대폰을 야구방망이로 때려 부수는 퍼포먼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미국 연준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증시가 약했었다. 또 여름에는 원래 약세장이라는 이야기도 더해졌다. 1973년 이후 S&P500의 연평균 수익률은 10%가량인 반면 5~9월 평균 수익률은 제로에 가깝다. 또 미국이 중국에 가장 적대적인 베트남과 가까워지며 중국을 자극하는 것도 불안했다. 그런데 금새 분위기가 바뀌었다. 유로 재무장관들과 IMF가 만나 그리스 채무 재조정에 합의하는 모습이다. IMF를 통해 미국의 의중을 읽을 수 있다. 미국이 시스템을 흔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즉 금리를 올려도 눈치를 보아 가며 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중국과의 갈등도 외교차원에 국한될 것이라는 기대도 생긴다. 경제는 경제대로 풀어간다는 것이다. 한편 영국이 EU탈퇴를 놓고 국민투표를
현재 한국의 대학은 대내외적으로 거센 변화와 도전의 소용돌이 속을 걸어가고 있다. 내적으로는 학령인구의 감소, 대학교육에 대한 수요 변화(사회 패러다임의 변화), 대학설립준칙주의의 부작용, 대학정원자율화의 후유증 등으로 시달리고, 외적으로는 첨단기술의 발달로 인한 교육환경의 변화, 고등교육의 세계화 경쟁 등에 내몰리는 형편에 놓여 있다. 이에 대학의 구조개혁은 불가피한 일이고, 개혁-평가-지원사업을 전제로 하는 국가적 차원의 처방들이 제시되고 있다. 고등교육 개혁을 위한 정책들은 대학의 사회경제적 기여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들을 중심으로 대학들이 체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신자유주의 경제모델의 적용, 단발적이고 단기적인 정책들이 대학교육의
총선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내년 대선 후보 문제가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이 나라의 총선, 대선, 지방선거 등 연이은 선거 구도가 정치의 과잉을 부추기고 있다. 그동안 야권에서는 여러 명의 대선 후보가 등판했는데 여당에서는 뚜렷한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대선 후보로 거론되었던 오세훈, 김문수 후보가 총선에서 패하고, 김무성 후보가 총선 패배의 책임문제로 직격탄을 맞은 결과이다. 이러한 정황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제주 발언은 사실상 출마 선언이라고 수용하는 분위기이다. 언론에서는 대체로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당의 친박에서는 그의 출마를 환영하면서 내년 대선에서 그가 반드시 승리할 것으로 예단하는 인사도 있다. 그러나 비박에서는 대체로 침묵중이지만 후보로
에티오피아란 말은 `햇볕에 그을려 거무튀튀한 사람`이란 뜻이고, 아프리카의 최동단에 있으며, 매우 로맨틱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영화 `솔로몬과 시바`는 다윗왕이 무인 기질의 장남 아도니아를 제치고 지혜로운 차남 솔로몬에 왕위를 넘겨주자, 장남이 시바의 미모를 이용, 솔로몬을 유혹해 실각을 시도한다. 그러나 성서의 기록은 다르다. 어느날 솔로몬왕이 시바여왕에게 협박편지를 쓴다. “듣자하니, 당신은 태양신을 숭배한다는데, 잘못이오. 이제 여호와를 믿으시오. 그렇지 않으면 전쟁을 일으킬 것이오” 시바여왕은 답장을 쓴다. “전쟁은 좋은 방법이 아니오. 듣자하니, 대왕께서는 매우 지혜롭다 하니, 지혜를 겨루어 이기는 쪽이 마음대로 하도록 합시다” 이렇게 돼서 시바왕국의 여왕이 먼길을 걸어 지중해 동쪽 이스라엘까지
담배를 끊은 지 몇 달이 지나도록 흡연욕구가 가시지를 않는다. 오랜 세월 담배연기에 절고 찌든 체질을 원상회복하기란 쉽지 않을 터이니 금연의 괴로움을 아주 떼어놓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 같다. 담배를 끊기 어려운 것은 물론 중독성 때문이다. 장기간 지속적으로 흡연을 하게 되면 니코틴에 만성중독이 되고, 그것을 갑자기 중단하거나 사용량을 급격히 줄이면 금단현상을 일으키게 된다. 지속적으로 음용하던 물질을 갑자기 중단하거나 줄일 경우 발생하는 생리적이나 심리적 반응을 금단현상이라고 하는데, 술이나 담배와 같은 기호품이나 각종 향정신성 약물들을 끊었을 때 금단현상을 일으키는 것은 중독성 때문이다. 정신적인 현상에 대해서도 중독이란 말이 쓰인다. 도박중독에서부터 게임중독, 쇼핑중독, 심지어는 일중독이란 말
□ 무섬마을의 청국장 어제는 청국장을 먹었습니다. 꽤나 이름난 집이라 기대를 했는데 적잖이 실망했습니다. 며칠 전 영주 무섬 마을에서 먹었던 청국장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입니다. 어제 먹은 청국장은 콩을 삶아 찧기만 했는지 국물이 맑으면서 누런색이었습니다. 무섬에서 먹은 청국장은 발효되면서 풍기는 특유의 찐득한 향기를 머금고 있었고, 국물은 검누랬습니다. 도시는 아무래도 청국장의 냄새를 싫어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청국장의 냄새가 빠진 청국장을 먹어야 합니다. □ 메주와 `아재개그` 요즘 철지난 개그를 `아재개그`라 부르더군요. 기왕 메주를 말했으니 이참에 저도 그와 관련된 아재개그를 하나 해볼까 합니다. 싸가지 없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아비가 군불을 많이 넣었는지 어쨌는지
몇 년 전 나는 나의 서재 문 앞에 이렇게 써서 붙여놓고 드나들면서 깨우쳤다. “침묵을 통해서 이해하고 침묵을 통해서 효과를 얻고 침묵을 통해서 이익을 얻자”라고. 침묵이라는 것은 말하지 않음의 단순행위가 아닌 쓸데없이 하는 말을 의미한다. 손해를 당하고 비난하지 않음도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기쁜일에 흥분치 않기와 자랑하지 않는 일이 어렵다. 침묵하려면 적어도 입안이 검어져야 한다고 입구에 검을 흑(黑)을 쓰기도 한다. 두꺼운 침묵만이 명철한 지견력을 가져올 수 있다. 공자께서는 평소 배우는 것에 싫증을 내지 않고 아래 사람에게 묻는 것도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며 제자들 앞에 모른다는 것을 당당히 하셨다. 모른다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정 아는 것이라는 말씀이 생생하다. 또한 남을 가르치는 일도 평생 게
오바마 미 대통령의 `약소국 외교`는 지칠 줄을 모른다. `미국의 턱 밑을 지키는 사마귀` 같던 쿠바를 구워삶아 친구로 만들더니, 중남미 제3세계와의 광폭외교를 이어간다. 또 아시아권으로 날아와 최근에는 베트남과 `쌀국수 정상회담`을 벌였다. 베트남이 어떤 나라인가. 처음에는 중국의 속국이었고, 후에는 프랑스의 식민지였으며, `월남전`때는 미국 프랑스와 맞서 싸워 승전했던`원수 관계`였지만, 이제 묵은 원한을 씻고 친구가 되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베트남에서 매우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큰 나라들은 작은 나라들을 괴롭히면 안 된다” 그리고 “적대관계의 국가에는 미국의 첨단무기를 팔지 않는다”란 미국 국내법 적용 대상에서 베트남을 빼기로 했다. 작은 나라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의 대표적인 시 `꽃` 가운데 일부다. 특히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꽃이 되었다는 대목에 이르고 보면 이 시는 요즘 새누리당 정진석 대표가 밀고있는 정명론(正名論)의 핵심을 꿰뚫고 있는 듯 하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최근 계파갈등에 대해 정명론을 주장했다. 즉, 당내 계파와 관련해 대상을 어떻게 부르느냐가 문제인 만큼 대통령 성을 딴 `친박``비박`이란 표현을 쓰지말고, 쓰더라도 주류·비주류라고 하자는 제안이었다. 명칭이 실제에 맞도록 바로잡으려는 주장을 정명론이라 한다면 나
겨우내 할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언제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씀하시던 할머니는 석 달 열흘이 넘도록 부재(不在)하였다. 그러다가 어느 봄날 홀연히 돌아온 할머니였다. 허리 통증 때문에 수술을 받았다 하신다. 젊어서 남편을 잃고 4남매를 홀로 키워냈다며 자랑스러워하는 할머니였다. 언젠가 그녀에게 신이 내렸고, 그날부터 강신무(降神巫)가 되었다는 할머니. 그렇게 수십 년 세월을 느티나무처럼 버티며 견뎌온 세월이었다고 했다. 5월이라 봄이라지만 섭씨 30도의 대기(大氣)는 태양으로 달궈져 있다. 어깨에 띠를 두르고 뒷집 할머니가 신명나게 소리를 뽑는다. 장구와 징, 꽹과리 같은 무구(巫具)가 할머니의 신명을 돕는다. 팔순 넘긴 할머니를 땡볕 아래로 불러낸 것은 무엇이었을까. 지난 겨울 이후 거동(擧動)이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한다. 5월은 정말 싱그럽다. 특히 캠퍼스는 5월에 들뜬다. 초록색 잔디의 캠퍼스엔 대학축제가 젊음을 부른다. 각 캠퍼스마다 대학축제로 가슴이 들뜬다. 그런데 대학축제, 이대로 좋을까? 이런 의문을 갖는 건 비단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축제가 그 본래의 목적인 `대학생의 순수와 낭만의 장`이란 본래 취지가 퇴색해 가고 있다. 얼마 전에 대학축제 사진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대학축제 가수공연에 학생회 간부들이 일명 VIP석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고, 해병대 복장의 사람들이 마치 콘서트장처럼 통제하는 모습이 촬영됐기 때문이다. 대학의 축제는 가수 공연장으로 변해 가고 있다.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장과 다를 바가 없다. 어떤 경우는 대학축제 표가 동이 나 구하지 못한 사람
대작이라 함은 남을 대신해 작품을 만들어주는 행위나 또는 그런 작품을 말하는 것이고, 조수라 함은 어떤 책임자 밑에서 지도를 받으면서 그 일을 도와주는 사람을 말한다. 예술장르에서 조수를 통해 작품을 완성시키는 경우는 많다. 특히 건축분야는 건축가는 설계만 할 뿐이지만 노동자가 시공한 완성된 건축물은 건축가 작품이다. 조각이나 회화분야에서의 벽화 같은 대작(大作)을 만들고자 할 때 혼자서는 어렵기 때문에 보조를 할 수 있는 제자나 조수를 두는 경우가 많다. 르네상스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미켈란젤로가 살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더라도 중요한 대작(大作)들은 대부분 조수나 하도급 업자들이 만들었다. 19세기 오귀스트 로댕과 그의 조수였던 부르델은 근대조각을 논의할 때 반드시 짚고
한 무리의 돼지 떼가 몰이꾼을 따라가는데 한 마리도 길을 벗어남이 없이 가더니 마침내 도살장 안으로 거침없이 들어갔습니다. 몰이꾼의 기술이 너무 신기해서 그 이유를 물어 보았습니다. “간단하지요 뭐, 그 놈들은 콩을 좋아하거든요. 가면서 콩을 한 움큼씩 길바닥에 뿌려 주면 나를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콩을 따라오는 거지요. 정신없이 콩만 주워 먹고 가다가 제 죽을 곳으로 가는 것도 모르지요.” 인생이란 너무나 신비에 가득 차 있으며, 아직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또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것, 피부에 느껴지는 것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세상이 신비에 차 있다 함은 인간 이상의, 인간을 초월한 존재가 있다는 말입니다. 만약에 인생이 70년으로 모든 것이 끝나 버린
자하문터널을 통과해 나가면 서울 풍경은 완연히 산에 가까워진다. 그렇잖아도 사방에 둘러친 땅에 도읍을 정했던 서울이다. 남산, 낙산, 인왕산, 백악산 등 경복궁에 자리잡은 조선 왕의 터전은 남동서북산을 거느리고 평온하고도 평정한 마음세계를 표상하고 있다. 여기서 한 걸음 성큼 더 산에 가까워진 것 같은 자하문 바깥. 경복궁 서쪽 서촌에서 시작된 옛 서울 자취가 더 은근히 지속되고 있는 것 같은 홍지동 이광수 산장을 찾아가는 길이다. 이 산장의 옛날은 서울 바깥 홍지리, 나중에 일본식 홍지정이 되었다가 해방 후에 비로소 홍지동이 되었다. 옛날에 이광수가 조선일보 촉탁 부사장이던 무렵, 이곳은 풍광 좋은 별장터였고, 그 역시 아름다운 경치 찾아 별장을 지었으되 법화경 대승 불교 행자됨을 표방하고
`로스`라는 이름의 `AI변호사`가 뉴욕 대형 로펌에 취직했다. 변호사를 살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도 이제 용이하게 법률지원을 받게 됐다. 변호사들은 전체 시간의 30% 가량을 자료조사에 들이는데 이 일을 로스는 순식간에 뚝딱 해버린다. 로스는 주로 파산 관련 판례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 하는데, 로봇은 초 당 10억장의 법률문서를 분석해 최적의 답변을 도출해내고, 새로운 판례와 법률을 계속 학습하기 때문에 갈수록 똑똑해진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판사 대상 강연에서 “4차 산업혁명이 오면 제일 먼저 사라질 직업이 법조인이다. 그때를 대비해 사법부는 창의적이고 창조적으로 진화해야 한다”했다. 국내에서도 아이리스(i-Lis)가 개발돼 있어서 가난한 서민들도 법률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개
3월에 종영한 드라마 `시그널`을 지난 주말 동안 몰아서 다 봤다. 정규 방영 때 시청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일주일 내내 아무 일도 손에 안 잡혔을 것이다. 이재한 형사(조진웅)의 대사 몇 개가 기억에 남는다. “죄를 지었으면 돈이 많건 빽이 있건 죗값을 받게 해야죠. 그게 우리 경찰이 해야 될 일이지 않습니까?”라고 묻는 장면과 “며칠 전만 해도 살아 있는 사람이었는데, 날 위로해주고, 웃어주고, 착하고, 그냥 열심히 살던 사람이었는데! 그 미친놈 똑같이 죽여 버릴 겁니다” 라며 포효하는 대목에서 `죗값`과 `똑같이`라는 단어에 생각이 한참 머문다. 집값, 밥값, 생활물가, 등록금… 모든 게 다 비싼데 죗값만 턱없이 싸다. 강남역 노래방 화장실에서 30대 남성이 일면식도 없는
분명 달력은 신록으로 넘실거리는 5월이다. 그런데 시간은 5월과 6월을 건너뛰었다. 분명 날씨 뉴스만 보면 지금은 불볕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여름의 한 복판이다. 다급한 아나운서의 말을 들어보자. “오늘 경기도 동두천은 기온이 34.2도까지 올라갔습니다. 폭염주의보는 나흘째 이어졌습니다.” 지난 주 전국 많은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누가 이 날씨를 5월 날씨라고 할까. 문제는 폭염뿐만 아니다. 미세먼지 주의보, 황사 주의보, 자외선 주의보, 오존 주의보 등 폭염보다 우리를 더 긴장시키는 주의보들이다. 이들이 주의보로 끝나면 좋겠지만, 자연은 자신들의 경고를 무시한 인간에게 주의 단계를 넘어 경보, 나아가 중대 경보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자외선 차단제, 오존 마스크 등을 만들어낸다고 우쭐대는
사기 계포전에 초나라 항우 휘하의 계포(季布)라는 장수는 젊었을 때부터 의협심이 강해 한 번 한 약속은 끝까지 지키기로 유명했다. 어느날 흉노족의 선우가 당시 여태후를 조롱하는 편지를 조정에 보내자 이에 진노한 여태후는 흉노 징벌을 위한 어전회의를 소집했다. 이에 여씨 일문의 딸을 맞아서 여태후의 총애를 받고 있는 상장 번쾌가 나서며, “저에게 10만 병력을 주십시오. 소신이 오랑캐들을 쓸어 버리겠습니다”라고 큰소리쳤고 신하들은 번쾌에게 잘 보이려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나 계포는 “10만으로 흉노를 치겠다는 것은 아첨하기 위한 망발입니다. 번쾌의 목을 자르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에 신하들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고 계포의 목숨도 끝장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태후는 즉시 폐회를 명했고 다시는 흉노 징벌을 입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