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나자와에서 교토 쪽으로 넘어오려면 쓰루가라는 곳에 닿기 전에 아주 긴 터널이 있다. 이 길을 다니는 기차 특급 이름은 썬더버드. 번개처럼 빠르게 달려도 캄캄한 굴 속을 한참을 달려야 이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다. 굴속을 달리는 기차의 굉음은 대단하다. 쇠붙이가 쇠붙이 위를 달려가며 레일에 바퀴가 무서운 속도로 굴러갈 테니 소리가 큰 것도 당연하다. 이 소리가 굴 속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회오리를 친다. 끼이끽 거리는 소리 같기도 하고 휘익휘익 하는 소리 같기도 한 소리를 들으며 굴속을 달리노라면 스마트폰에 인터넷 연결을 할 수 없다는 표시가 뜬다. 한동안 어디에도 연결할 수 없는 질주가 계속된다. 이 어둠속에 앉아 나는 마치 이 어둠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막막함을 느낀 적이 있다. 생
1907년 8월 1일, 대한제국 군인들은 이런 지령을 받는다. “맨손체조 훈련이 있으니, 무기 없이 훈련원에 집합할 것” 서울 동대문 밖에 훈련원과 연병장이 있었는데, 우리 국군들은 “무기 없는 훈련? 낌새가 좀 이상하다”면서 연병장에 모였다. 집합이 완료되자 중무장한 일본군이 에워쌌다. “구식 군대는 해산되고 신식 군대로 교체된다”란 선언과 함께 제국 군인들은 군모가 벗겨지고 견장이 뜯어졌다. 역대로 무과(武科)시험을 봤던 그 현장에서 국군은 무장해제됐다. 그 3년후인 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를 당한다. 나라가 없어졌다. 1950년 6월 25일을 며칠 앞둔 어느날 3·8선 부근에 내려졌던 비상경계령이 해제되고, 고급 지휘관들의 인사가 단행돼 어수선했다. 25일은 일요일이라 장병들은 대거 외출·
신뢰는 개방을 낳습니다. 꽁꽁 문을 닫아 놓고 살았던 사람이 사랑하는 부모님의 방문에 닫힌 문을 열어젖히듯, 평생 마음 문을 닫고 살았던 사마리아 여자는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영적 갈증에 반응해준 예수께 몸을 돌립니다. 몸을 돌리는 것은 빛을 향한다는 뜻입니다. 빛이 되신 예수님께 자신을 기꺼이 노출시키기로 결심한다는 말입니다. “가서 네 남편을 불러오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여자는 자신의 치부를 그대로 드러냅니다. 이제 빛 앞에 삶의 부끄러움, 상처, 좌절이 있는 그대로 노출되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변호하거나 죄를 감추려고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예수님을 진심으로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만남이 영혼을 교류하는 인격적인 만남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이런 만남을 경험해 보셨습
한국의 대표적인 여자 사학인 이화여대가 최근 몸살을 앓고 있다. 수백명의 이대 학생들이 학교 본관과 계단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고 교수들을 감금했다가 며칠 만에 풀어주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학생들은 `독단적 추진` `학위 장사` 등의 이유로 학교가 설립하기로 한 `미래라이프 대학 신설` 사업을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이유와 상관없이 아마도 반대의 내면적인 이유는 이화여대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가 저하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일 것이다. 이화여대는 지난 100여년간 한국 여성 교육의 명문대학이었고 학생들이 혹시나 그러한 명성에 흠이 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이와 비슷한 예가 포스텍에서도 있었다. 지난 1986년 문을 연 포스텍은
“아이고 고맙니대이, 처음에는 사람들이 마을 입구에 학교가 있어서 마을 배랬다 했는데, 아이고 배리기는, 요즘 다른 동네는 골목에서 아(이)들 보기가 어려운데 우리 동네는 온 종일 아(이)들 소리 들리고, 이래 아(이)들하고 여행도 같이 하고 얼매나 좋은지. 선샘요 진짜 고맙니대이!” 지난 주 학생들과 함께 학교 소재지 동네 어르신들을 모시고 안동을 다녀왔다. “그 학교는 아직 방학 안 했나?”하고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겠다. 물론 산자연중학교 학생들도 방학을 했다. 학생들은 서울을 비롯해 인천, 수원, 대전, 부산 등 전국에 있는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지난주 목요일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다시 학교로 모였다. 학생들은 방학 전부터 마을 어르신들
온 국민의 휴가철이다. 다들 바다로 계곡으로, 또 해외로 나가 도심이 한산하다. 수천만 명이 동시에 휴가 여행을 간다는 걸 납득하기 어렵다. 물론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모르는 바 아니다. 공장은 한 번에 쉬고, 협력업체가 쉬면 기업도 쉰다. 자녀들 방학 일정과도 맞추려다 보면 이 시기 외엔 여의치 않다. `7말8초 여름휴가`가 보편 인식으로 뿌리박힌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도 너무하다. 나라 전체가 거대한 공장 내지는 군대 같다. 공중에서 찍은 해운대 사진을 보니 바닷물은 보이지 않고 형형색색 수영복 차림 인파뿐이다. 마치 당근과 오이, 감자, 파프리카, 가지, 브로콜리 등 갖은 채소가 들어간 볶음밥 같다. 안 그래도 폭염에 데워진 바닷물인데, 그 안에서 오줌 누는 얌체들 때문에 해수 온
성별영향분석평가법 제정으로 인해 지역 양성평등정책 실행에 관한 과제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으로 정책개선 도출이라든가 실현성 있는 정책추진에는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양성평등정책의 효과적 지원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정책개선 컨설팅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사업분야별 정책개선안 도출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업전반에 걸쳐 성별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이에 대한 전문가의 컨설팅이 필요한 실정이다. 즉 성인지 관점에서의 정책개선안 필요성에 관한 인식부족, 부서 간 협조 부족 등으로 인해 양성평등 정책개선이 미흡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개선 도출 및 실행 연계성을 강화하는 컨설팅이 필요하다. 이에 기관별 컨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포항시 생활폐기물에너지화(RDF)사업이 지난달 소리소문도 없이 슬그머니 착공을 했다. 말이 착공이지 RDF시설이 들어 설 곳에 있는 구 포항도시가스 폐건물을 해체하는 것으로 대신한 것이다. 인근 제철, 인덕, 청림동, 오천읍 주민들의 반발을 의식해 조용히 진행시키려다 뒤늦게 발각돼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총 사업비 1천292억원(국비 556억, 도비 38억, 민간자본 698억원)이 투입되는 포항시 RDF사업은 처음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다. 필자가 처음 `RDF`라는 단어와 처음 접했던 시점도 지난 2008년 4월로 기억된다. 포항시가 왜 9년 동안 이 사업을 질질 끌어 왔는지, 우선 첫 시작단계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과정을 한 번 되짚어보자. 이 사업을 처음
지중해 한복판, 이탈리아 남쪽에 있는 작은 섬나라. 넓이는 한반도의 1000분의 1, 제주도의 6분의 1에 불과하고, 인구는 포항시보다 10만 명이 적은 41만이지만, 명색이 `독립국가`다. 그러나 “로마교황청이 있는 바티칸 시국(市國)보다 크고, 싱가포르와 맞먹는다”란 자부심을 가졌다. 국민소득도 한국에 바싹 따라붙는 수준이라 결코 빌빌대지 않는데, 짙푸른 지중해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대체로 몰타에서 찍고, 기후가 포근해서 관광산업이 번성하고, 물가가 싸고 인심이 좋아서 `은퇴자의 고향`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작은 나라들이 흔히 그렇지만, 두뇌산업·지식산업이 주축을 이룬다. 몰타의 절대적 자부심은 수도 발레타에 있다. 천하무적 오스만투르크 대군을 당당히 막아낸 곳이기 때문이다. “세계 전쟁사에서 이
윤창(輪唱)이라고도 부르는 `돌림노래`는 일정한 규칙을 지켜서 어느 가락 전체를 그대로 모방하는 음악형식인 카논(Canon)의 일종이다. 음정 간격에 따라 같은 음으로 모방하면 1도 카논, 2도 간격으로 모방하는 방식을 2도 카논이라고 한다. 3가지 성부(聲部)로 노래하면서 같은 음으로 모방하는 돌림노래는 3성부 1도 카논이다. 많은 사람들이 초등학생 때 배운 `동네 한 바퀴`라는 이름의 `돌림노래`를 추억한다. `개헌론`은 정세균 국회의장이 20대 국회 개원사에서 언급하면서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정 의장은 대표적 개헌론자인 우윤근 전 의원을 국회 사무총장에 임명하면서 개헌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최근 `개헌`은 약방의 감초처럼 유력 정치인들의 견해표명의 주요 화두로 빠짐없이 등장한다. `개
인간이든 다른 동물이든 집단생활의 기본 얼개는 `권력구조`와 `계급체계`이다. 인간사회에서는 `세금을 받을 권리`, 동물사회에서는 `암컷 분배권`이 기본이다. 피터지게 싸워서 이긴 수컷이 암컷과 식량을 독차지하는 것이 동물의 세계다. 인간의 정치사도 `권력쟁탈전의 역사`라 할 수 있다. 당초 신정(神政)체제였다가 세속의 권력인 왕권(王權)이 나타나면서 종교권과 왕권이 양립하고 점점 왕권이 강화되고 국법이 종교법을 압도한 것이 인간사이다. 권력을 위해 형제도 죽이고 부자간에 전쟁까지 벌이는 일이 인간사에는 숱하다. 권력은 분명 피보다 진하다. 땅을 더 차지하기 위해서, 관할범위를 더 넓히기 위해서, 영향력의 강도를 더 높이기 위해서 박터지게 싸워온 것이 인간사의 골격이다. 그런데 요즘 `권력 내려놓기`란
며칠 전 필자에게 인터파크에서 이-메일이 왔다. 해킹으로 인해서 필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확인하라는 것이었다. 필자는 그 메일을 읽자마자 로그인 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이런 메일조차도 필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려는 가짜 메일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에서였다. 하지만 오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오는 기사들을 보니, 인터파크가 해킹당해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이 사실임을 알았다. 그래서 필자도 급히 로그인 해보니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나왔다. 이번이 몇 번인지 왜 한국의 인터넷 사이트들은 보안 관리가 철저하지 못한지 정말 짜증나고 화가 났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인터파크의 개인정보 유출은 1천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처럼 한국에서의 인터넷 사이트 해킹의 규모는 매우 크다. 한 번 해킹 사건이 터
`신이 내린 한수`라 불리는 신공항 김해공항 확장 결정이 과연 국가 발전과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것인가는 고민해야 할 과제이다. 정치권이 국책사업에 개입해 정책 방향이 선회함으로써 국익에는 보탬이 되지 않은 사례가 많다. 이번 신공항 의사결정의 배경에는 공항입지 타당성과 효율성보다 지역 갈등의 봉합에 방점을 두고 결정을 내린 결과가 아닌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석연치 않다. 입지 선정 총점에서 김해, 밀양, 가덕도의 순위는 일반적으로 타당성이 있어 보이나 지역민 달래기라는 결정임을 엿볼 수 있다. 대형국가 프로젝트사업은 장기적 차원에서 지역민이 다소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국익 우선으로 결정돼야 한다. 지난 정권에서 백지화된 신공항을 박근혜 정권이 대선공약으로 불을 지폈기 때문에 10여 년간 끌어온 지역이기주의
한국 코스피(KOSPI) 기업들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 안팎이다. 한편 우리나라 국채수익률 1.3%에 역사적 위험 프레미엄 5.5%-6.0%를 더한 주주들의 요구수익률 또한 7% 수준이다. 그렇다면 적정 코스피 수준은 청산가치 근방인 1.900-2.140의 범위에 있다. 최근 코스피는 그 상단으로 근접했다. 과연 상향 돌파할 수 있을까? 그러나 불행하게도 세계 기업들의 이익은 실망스럽다. 한국도 그 흐름 속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지금 발표되고 있는 S&P500기업들의 지난 2분기이익(earning)은 7분기 연속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매출이 체감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수요가 그만큼 좋지 않음을 시사한다. 또한 세계적으로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날씨도 이전의 해들보다 무척 덥고, 지구촌에서 들려오는 소식도 아름다운 이야기보다는 불행한 이야기가 더 많은 요즈음이다. 내일은 또 무슨 상상도 못할 일이 생겨나서 우리를 망연자실하게 할지 불안한 가슴으로 매일 아침을 시작한다. 인터넷 덕분에 전 세계의 소식을 거의 실시간으로 접하는 우리 시대의 불행인가? 우리가 사는 세계의 변화만 해도 어찔한데, 인심의 변화까지 감당해야 하다니.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의 격심한 변화를 몸소 겪었던 폴 발레리(1871-1945)는 `중단, 불일치, 놀라운 일은 우리 삶의 일상적인 조건들이다. 많은 사람들은 심지어 이러한 조건들을 꼭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이제 인간의 정신은 갑작스런 변화와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자극 (….) 이외의 것들은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
중국 시진핑 주석은 3년전 4대 외교원칙을 발표했다. 친(親·이웃과 친한다) 성(誠·정성을 다한다) 혜(惠·혜택을 베푼다) 용(容·관용한다). 그는 해외 순방때마다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중국의 발전에 무임승차하는 것도 환영한다”며 대범함을 과시했다. 우격다짐으로 약소국들을 쥐어지르지 않고 관용함으로써 존경심을 이끌어내겠다는 뜻이었다. 중국 지도자들은 맹자의 왕도(王道)정치를 입에 달고 살았다. 그리고 “미국은 패도(覇道)정치를 하는 나라”라고 욕한다. 중국은 백약이 무효인 병을 가지고 있다. 중국은 세상의 중심에 있고 다른 나라들은 조공을 바치는 변방국이라는 생각을 못 버리는 정신질환이다. 작은 섬나라들한테 호되게 당하고도 치유가 안 된다. 영국은 두 차례의 아편전쟁에서 참패를 안겼고, 일본에게는
김정은 체제는 벌써 집권 4년이 지났다. 그는 김정일의 선군정치를 계승하여 군사적 모험주의를 아직도 계속하고 있다. 그는 스위스 베른 국제학교 유학 후 김일성 군사 종합대학을 졸업했다. 김정일은 그를 일찍부터 점지하여 소위 군사전문가로 키웠다. 그는 4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여러 종류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하였다. 우리는 성주의 사드 배치 문제로 나라가 시끄러운데 그는 며칠 전 황해북도 황주에서 또다시 3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는 이번 시험 발사가 미군 군수물자가 들어오는 남한의 항구와 미군 기지를 표적했다고 호언장담하였다. 그는 핵과 탄도 미사일을 통한 군사적 모험주의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김정은의 모험은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김정은이 국제적인 압박과 제재에도 아랑곳 하지 않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25일 독도에서 하루 묵으며 독도주민숙소를 이용한 것과 관련해 각종 언론은 물론 일반인도 민간인의 독도숙소 사용이 부당하다며 울릉군을 질타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5일 울릉도에서 여객선편으로 독도에 들어가 독도탐방객들과 사진을 찍고, 공무원들의 애로 사항을 청취하는 등의 일정을 보냈다. 저녁에는 독도경비대를 방문해 방명록에 “독도 경비대 여러분,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대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는 “선착장에 배가 들어설 때 경비대원들이 경례를 하며 방문객들을 맞는 모습이 감격스러웠다”며 “독도를 지켜줘 고맙다”고 말했다. 독도경비대원들도 차기 유력 대선후보를 가까이서 보며 함께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즐거워했다
언제부턴가 `섹시하다`는 말이 보통으로 쓰이고 있다. 우리말로는 `관능적이다` `성적인 매력이 있다`는 의미라서 젊잖은 자리에서는 잘 안 쓰는 말이었다. 원래 사람을 목전에 두고 성적 매력 운운하는 것은 상대를 품격 있게 대접하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성적인 것을 노골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야비하고 천박한 음담으로 여겼는데 이제와서 듣는 사람이나 말하는 사람이나 전혀 거리낌이 없어진 것은 그만큼 성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개방된 때문일 것이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드의 말을 빌리자면, 성욕(리비도)은 `생의 본능`인 `에로스의 에너지`라는 것인데, 그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성장하지 못하면 고착, 퇴행, 억압 등의 병적 증후로 나타난다고 한다. 그런 정신분석학적 견해에 힘입어서 성(sex)의 해방이니, 표현
△얼음처럼 차가운 계곡물 화북탐방지원센터 08:40분. 매매 바른 선크림이 땀과 뒤범벅이 되었다. 칠월의 볕만 생각하고 그 빛을 다 받아낸 나뭇잎은 생각지 못했다. 불과 몇 분을 걷지 않았는데도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산은 깊었다. 오르는 사람도 내리는 사람도 없어 산길은 고요했고, 그 속에서 그늘은 그윽했다. 속리산(俗離山), 이름처럼 산은 속세를 떠나 있었다. 한참을 오른 것 같은데 푯말은 매정했다. 우리는 겨우 1.5km를 걸었다. 아직 걸어온 것보다 더 많이 걸어야 했다. 계곡에는 물이 가득했다. 세수하는 걸로는 도무지 모자라 등산화와 양말을 벗었다. 가장 깊은 곳은 허벅지까지 올 것 같았다. 두 발을 물에 내려놓고 두세 걸음을 걸었을까. 쩡한 한기가 순식간에 등을 타고 올라 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