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를 봤다. `위플래쉬`를 연출한 다미엔 차젤레의 뮤지컬 영화다. 일 년만의 극장 나들이였다. 그동안 마땅히 볼 게 없었다. 영화에 까다로운 감식안을 들이대거나 지식깨나 가진 것은 아니다. 그저 현실과는 좀 다른 세상을 보고 싶을 뿐이다. 그걸 멋지게 보여주는 영화에 구미 당긴다. 영화는 내가 살지 못한 삶의 대리체험, 스크린은 다른 세상의 입구다. 예술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땅에 발붙인 채 머리로는 하늘을 나는 일이 아닐까. 일상은 삶의 중력에 붙잡혀도 상상은 우주를 유영하는 것, `라라랜드`도 그렇다. 이상과 현실의 간극 사이에서 꿈을 좇아가다가도 때로는 자기 열정을 위반하며 스스로 꿈에서 멀어지기도 하는 두 남녀가 등장한다. 그들의 희로애락은 지극히 현실적인데, 중요한 장
미래 환경변화에 따른 여성인력의 개발과 활용은 지속가능한 성장의 필수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고용의 현실은 여전히 경력단절, 이중구조화, 성별직업분리, 고학력 여성인력의 저활용 등 여성인력 활용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먼저, 지속적인 여성고용 창출이 어려운 이유에 관해 살펴보아야 한다. 첫째, 여성경제활동의 경력단절현상이다. 여성노동의 가장 뚜렷한 특징 중 하나는 출산·육아를 기점으로 여성의 경력단절을 보여주는 M자형 노동공급곡선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M자 형태는 취업여성들이 결혼, 출산 및 육아를 하는 연령대에서 노동시장에서 퇴장했다가 어느 정도 여성적 책임부담이 감소되는 시기에 다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경력단절현상을 보여준다. 경력단절 발생 시기인
최근 한국과 일본에서 지인들과 모처럼 오붓한 자리를 함께 하면서 요즘 사태에 대한 동북아 주변국들의 시각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나라는 두 군데였지만 일본에서는 현지의 한국인들을, 한국에서는 출장 중인 중국인 사업가를 만났으니 일본은 장소를, 중국은 국민을 보낸 셈이 됐다. 어찌 됐거나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 촛불집회 현장의 치열함을 생각한다면 최근 시국을 한가한 노변정담(邊情談)의 화제로 삼기에는 부적합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역의 중요한 현안을 비롯해 모든 이슈가 국가적 쟁점 하나에 삼투되고 있는 요즘 하루하루는 지역신문 제작 참여자에게 고역의 연속이었다. 지친 자에게 간만에 주어진 담소의 기회는 낙담한 마음을 어루만지는 데만 머물지 않았다. 먼저 두 일본 지인과의 자리는 대통령 탄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지난 7월 “사드는 군사적·외교적·경제적 패착이요 실수다. 백해무익하다”했었다. 그러나 야권 일각에서도 “정권교체를 하더라도 한·미동맹 차원에서 추진된 사드 배치 자체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 하는 의견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 국회 탄핵 이후 야권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사드 배치,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박 정부의 정책 모두를 뒤집을 작정이다. 그래서 “다음 정권에 넘기자. 적어도 대선 전에는 결정하지 말자”한다. 그러나 군 당국과 미국은 “대선 전에 끝내겠다”는 입장이고, 정부 여당도 “내년 여름까지”라 한다. 사드 갈등이 다시 불거진 가운데 미국 언론들도 한마디씩 한다.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대북정책과 사드 배치 모두 불확실하다”했고 CNN도 “진보정권이 들어서면 북한에 좀 더
어수선한 정국에도 추위를 녹일 수 있는 사랑의 손길은 올해도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산 지역의 개인과 단체가 이웃을 위해 나눈 사랑과 나눔에 관한 자료와 사진이 하루하루 기자의 이메일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중 특별한 선행을 보도하려고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한 통의 문자가 `상대방을 배려하는 나눔`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문자는 “대부분의 후원자가 연탄을 기증하다 보니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에는 물량이 과하게 지원되지만, 난방유 후원자는 손에 꼽기도 어려워 상대적인 박탈감을 주고 있다”라며 “후원자들에게 난방유 후원을 설득하지만 신문에 사진이 잘 나오는 연탄 기증을 선호하고, 공무원들도 사진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연탄 기증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나눔의
최근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세계 각국에서 강한 남자가 지도자로 선택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 당선자 외에도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나, 1인 독재를 굳혀 가는 시진핑 중국 주석, 일본의 아베 수상, 마약과의 전쟁으로 수천 명을 학살한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 등이 그러한 예이다. 최근 국회의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도 이런 지도자 유형이다. 그렇다면 왜 2016년 강대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국민들은 마초형 지도자를 지지하는 것일까? 마초형 지도자들의 공통점은 1인 독재나 다름없는 강력한 권한 행사, 그리고 철저한 자국 중심주의다. 트럼프 당선자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임기 동안 미국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지난 한 주, 최고의 빅뉴스는 단연 국회 청문회였다. 특히 9개 글로벌 대기업 총수들이 한꺼번에 증인석에 앉은, 희귀한 광경이었다. 전두환 5공 청문회 이후 28년만이다. 우리나라 재벌 총수들의 육성을 듣기란 쉽지 않다.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때문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청문회 답변은 포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이 부회장을 비롯하여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 글로벌 기업의 오너들이 총출동 했기에 외신들의 관심도 특별했다.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피 튀기는 경쟁을 펼쳐야 할 소중한 그 시간에, 청문회장 증인석에 앉아서 최순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답 해야 하는 웃지 못할 참담한 상황이 벌어졌다. 한국인들은 배가 고픈 것은 참아도, 배가 아픈 것은 참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자신보다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안 의결 이후 정치권에 곧바로 새판짜기 신호탄이 울렸다. 새누리당 탈당파의 신당 창당 움직임을 필두로 새로운 대한민국 디자인을 위한 정치권 요동이 시작된 셈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로 친박(친박근혜계) 세력들이 소멸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새누리당의 해체를 주장하며 `신당창당`을 선언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시작으로 그동안 시야를 불투명하게 했던 대권시계가 어느 정도는 윤곽을 드러내면서 정치인들의 조바심은 깊어졌다. 탄핵심판이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분석 역시 첨예해졌다. 크게는 일련의 사태가 정계재편에 어떤 변수로 작동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다. 정당구조는 어떻게
그리스 아테네학당 정문에 “기하학을 모르는 자 여기 들어오지 말라”란 글이 있다. 당시의 철학자들은 대부분 수학자였는데 사변철학은 추상적이고, 수학은 구체적이어서 양자를 다 알아야 정확한 지식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 학문은 `생각`의 산물이므로 “생각할 줄 모르고 암기만 하면 안 된다”는 뜻도 된다. 프랑스 철학자 겸 수학자인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하고 “수학은 신과 대화하는 학문”이라 했다. 논어도 “외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미련하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실수를 한다”했다. 수학계의 `필즈상`은 4년 마다 젊은 수학자를 뽑아 100만 달러의 상금을 준다. 수학계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선발하는 노벨상 격이다. 러시아의 `은둔의 수학자` 그레고리 펠레만이 선정됐을 때
토요일 마다 이어지는 촛불시위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걱정과 우려감도 덩달아 깊어진다. `최순실 국정논단 사태`에서 비롯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 탄핵 시위가 이제는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와 요구사항이 더해지면서 21세기 민주주의 실험대로 확장되어 가는 느낌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낸 한반도는 사회주의와 민주주의라는 사상적 대립으로 인해 남북이 분단되어지고, 경제논리에 의해 진정한 민주주의 정치가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비민주적이고 유기체적 삶의 타성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반복된 부정과 모순의 악순환이 이제는 세계인의 가십거리로 전락해 가고 있다. 오는 토요일에도 어김없이 서울 광화문 광장을 비
한국의 주가지수인 코스피는 2011년 2천 수준에서 아직도 횡보하고 있다. 누군가가 물었다. “이것이 말이 됩니까? 주식의 가치란 본질적으로 자기자본이익률에서 배당성향을 제외한 만큼 상승하는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코스피는 연간 6%이상 증가하여 지금은 2천600이상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럴듯한 지적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2011년 주가에 거품이 있었다는 것이고, 이것이 해소되는 과정이 5년이 아니라 20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주가가 무너지지는 않을 것 같다. 주식을 팔아봤자 높은 수익률의 다른 자산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구조적인 저성장 속에서 수익률이 낮을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인위적으로 만든 버블도 쉽게 깨지지 않는다. 트럼프는 이를 부정하고 고성장을 약속한다. 그는 인플레
광장 민주주의의 출발점은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다. 민회(民會)라는 조직은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는 시민 총회였다. 오늘날 직접 민주주의라고 일컬어지는 이 제도는 민의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중우(衆愚)정치의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광화문과 전국의 촛불 집회는 이 나라 광장 민주주의를 부활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한 달간 전국의 연 650만 여명의 촛불 민심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 사태를 탄핵으로 심판하고, 대통령을 헌법의 심판대에 세운 역사적인 계기가 되었다. 광장 민주주의는 우리 민주 헌정사의 고비마다 시민들의 직접 참여로 간접민주주의인 대의 정치의 모순과 왜곡을 응징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승만 독재에 항거한 1960년 4·19 학
“탄핵안은 본회의 보고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투표로 표결한다” 국회법의 규정이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이 상정될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시간끌기 작전`을 폈다. 3월 9일 오후 6시 27분에 본회의에 상정됐으니 12일 그 시간까지만 버티면 자동폐기된다. 여당은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철야했다. 그러나 12일 오전 3시 50분 야당인 한나라당의 기습에 뚫려버렸다.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것. 가결정족수가 181표인데, 한나라당은 193석이었다. 난투극이 벌어졌다. 의장석 쟁탈전에, 명패와 구두가 날아다녔다. 당시의`전투장면`은 TV 카메라에 찍혀서 한국 국회사의 아픔을 보여주는 `역사적 장면`이 되었지만 외국인들은 `재미 있는 한국 국회상`을 즐겁게 감상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
푸르스름한 새벽이다.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다가 마당에 세워 둔 자동차에 눈길이 멎었다. 운전석의 문이 열려 있는 것 같았다. 앞치마를 두른 채 마당으로 나가 자동차를 들여다보았다. 누군가의 손을 탄 흔적이 뚜렷하다. 차안에 두었던 물건들을 죄다 뒤져 놓았다. 서랍에 있던 장갑, 서너 알 담겨있는 껌 통, 시장바구니와 메모지, 자동차등록증과 그 속에 접어서 넣어둔 영수증 몇 장 따위가 의자 위에 널려져 있었다. 자동차 털이범이 설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내가 직접 피해를 입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가라앉히며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물건들을 제자리에 정리하고 있으려니 몇 해 전 집을 다녀간 손이 생각난다. 집이 비어있는 시간은 불과 이십 분정도 될까 말까한 순간이었다. 내가 도서관으로
△하나, 눈 오는 날은 짐승이고 싶어라 우리 동네는 해발이 600m가 넘는다. 동네 우측으로는 삼봉산(1천254m)이 있고, 좌측으로는 갈미봉(1천210m)이 있고 정면으로는 신풍령(910m)이 있어서 구름이 모여들기만 하면 어느 곳으로도 빠져나가지 못한다. 그렇게 구름이 몰려드는 날, 아침은 습기에 젖고, 동네 사람들의 몸도 젖어 누구하나 큰 소리를 내는 법이 없었다. 나는 아침이 오는지도 모른 채 늦잠을 잤다. 눈은 한 번 오기만 하면 쉴 새 없이 쏟아져, 버스는 그 눈 속에서 길을 잃기 일쑤였다. 그렇게 눈 오는 아침은 몸이 먼저 알아서 이불 속에서 꾸물거리며 두껍고 게으른 솜이불에 눌려 일어날 수가 없었노라고 내가 내게 핑계를 대었다. 그러는 사이 나무에는 희고 두터운 눈이 쌓여 쩍쩍 가
논어 계씨(季氏)편에 공자가 “이로운 벗이 셋, 손해되는 벗이 셋이다. 곧은 벗과 미더운 벗과 지식이 많은 벗은 이롭고 편벽된 벗과 비위를 잘 맞추는 벗과 말만 잘하는 벗은 손해가 된다”라고 말했다. 살아가면서 숱한 친구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살아간다. 삶의 길목에서 만나는 그 사람들 중에서 친구로 지낼 수 있다는 것도 지고지순한 억겁의 인연이 아닐 수 없으며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은 쉽게 쓰여진다. `벗이 곧 새로운 나`라는 것으로 인식하면 벗은 참 귀한 존재감이다. 벗이 곧으면 자기의 허물을 들을 수 있고 벗이 미더우면 나도 성실한데 나아갈 수 있으며 벗이 지식이 많으면 나도 덩달아 밝아질 수 있다. 귀하고 외경스러운 벗은 만날 수만 있다면 그지 없는 최상의 복이다. 벗은 내가 어질게
탈북자들이 처음 한국에 와서 놀랐던 것을 이야기한다. “라면! 그 맛 미치겠더라” “계란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것이 믿어지지 않더라” “자동차 안에서 한 아가씨가 길을 안내하는데 그 많은 길을 어찌 알고 구석구석 알려주는지, 신기하더라” “북에서는 돼지고기를 일년에 딱 두 번 먹는데 여기서는 마구마구 먹어도 되고….” “공사장에서 하루 일한 노임으로 일 년 먹을 쌀을 샀다는 것을 아내도 믿지 않더라. 북에서는 꿈도 못 꿀 일이다” “배 아픈 병 정도는 누구나 갖고 있어서 북에서는 그냥 견디는데 여기서는 간단히 고쳐버리니…. 탈북하기를 잘 했다 싶더라” 허락을 받지 않고도 전국 어디라도 갈 수 있는 자유가 신기하고 대통령 사진을 집집마다 벽에 걸어두고 신주 모시듯 하지 않고 교회에서 우유, 주스, 달걀 등
“노무현 대통령이 그립다”. 뜬금 없는 `노빠` 얘기가 아니다. 6·7일 열렸던 `최순실 게이트`국정조사 청문회를 지켜본 상당수 국민들의 소회였다. `울화통 청문회` 때문이었다. 이번 청문회를 계기로 과거 `청문회 스타`로 큰 활약을 펼쳤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리워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통일민주당 초선의원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 정권의 정경유착 비리를 규명하기 위해 열린 5공 청문회의 스타로 떠올랐다. 노무현 당시 의원은 행동은 조금 거칠었을지 몰라도 정확한 팩트와 절대 무너질 수 없는 논리로 상대를 제압했다. 증인 신문을 통해 궁지로 몰아넣은 뒤 속시원한 답변을 이끌어내면서 국민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었다. 노 전 대통령은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
1990년대 초반 노래방을 처음 찾았을 때 감회(感懷)가 떠오른다. 500원짜리 동전 하나를 넣으면 한 곡을 부를 수 있었다. 베를린에서 함께 유학했던 친구와 번갈아가며 노래를 불렀다. 이런 기계도 있구나, 싶었다. 그때 나는 얼마 가지 않아서 노래방이 몰락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엉터리 추측이었고, 노래방은 여전히 중요한 사회적 도구로 제 구실을 하고 있다. 기쁨과 슬픔을 표출할 때 노래는 상당히 요긴한 방편(方便)이기 때문이다. 학창시절에 배운 역사적 사실 가운데 하나는 조상들이 음주가무(飮酒歌舞)를 즐겼다는 것이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그런 대목이 있다고 배웠다. 그런 까닭일까, 현대 한국인들 역시 음주가무에 능하다. 나라가 어찌 돌아가는지 무관하게 공영방송에서는 여전히 `전국노래
백의종군은 흰옷을 입고 군대를 따라 전쟁터에 나간다는 말이다. 관원에 대한 처벌로서 백의종군은 남북조시대의 흰옷을 입은 채로 직무를 수행한다는 백의영직(白衣領職)에서 유래했다. 본디 문·무관 공히 적용되는 처벌로 무관의 경우는 자연히 백의종군이 된다. 최초 사례는 중국의 동진시대 도연명의 증조부 도간이다. 도간은 반란군에게 패하여 해임됐으나 왕돈의 요청으로 백의영직 후 재기의 기회를 얻어 마침내 반란을 평정하는 데 성공한다. 또 다른 사례는 당(唐)의 장수 유인궤이다. 당의 고종이 처음 요동정벌에 나섰을 때 군량 수송을 담당하던 유인궤는 군량을 실은 배가 침몰하여 수많은 사상자를 내자 고종은 그를 처형 대신 백의종군을 명하였고, 목숨을 건진 유인궤는 고구려 정벌에 큰 공을 세웠다. 또 다른 사례는 성당시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