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문명의 갈등을 겪고 있는 오늘날의 세계, 그 핵심은 종교적 대립에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상황은 어떠한가? 하나의 종교로 수렴한 서구와 달리 우리나라는 유교, 불교, 도교의 가치를 다채롭게 수용한 동아시아 문화의 전통을 경험했다. 세 가지 사유의 치열한 충돌과 융합을 통해 한·중·일을 묶는 ‘동아시아 세계’가 형성돼 동아시아의 다원주의적 문화를 함께 발전해온 것이다.고대 중국에서부터 이어진 유교와 도교 전통 아래 외래종교 불교의 유입, 토착신앙의 발전 등 1~8세기 동아시아는 인간과 삶에 관한 다채로운 생각들이 얽히고설킨 사
살면서 가장 큰 걱정인 먹고 늙는 걱정. 적당히 먹어야 오래 살고 탄산음료와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을 먹어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꾸준히 실천하는 건 언제나 어렵다.‘가장 큰 걱정 : 먹고 늙는 것의 과학’(이음)은 기초적인 정보부터 최신 연구 동향까지 노화와 수명에 관한 과학정보를 인문학적인 관점을 곁들여 쉽고 체계적으로 설명한다.저자 류형돈 뉴욕대 의과대학 세포생물학과 교수는 건강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과학적이고 손쉬운 방법을 소개한다.책에 따르면 일단 적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몸은 적당히 굶주
오늘날 사회를 ‘대중투자사회’라고 진단하고 투자의 역사를 중요사안별로 정리하면서 경제적 인간 혹은 투자하는 인간으로 자리매김한 우리의 모습을 이해하는 다양한 접근법을 제시하는 책이 나왔다.박진빈 경희대 사학과 교수와 김승우 스웨덴 웁살라대학 경제사학원 연구원 등은 책 ‘투자 권하는 사회’(역사비평사)에서 오늘날 사회를 ‘대중투자사회’라고 진단한다.‘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등 투자와 관련된 새로운 용어는 이제 일상어가 됐다.10명의 저자들은 대중투자사회가 시작된 역사적 맥락과 관점을 고찰한다. 다양한
현대사에서 독일만큼 극적 반전을 보여준 나라가 있을까? 독일은 두 번이나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유대인 학살 등 씻기 어려운 만행을 저질렀다. 그 결과 국가는 패망하고 국토는 분단됐으며 국제사회의 불신과 경계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독일은 철저히 과거를 반성한 후 새로운 나라를 건설했다. 경제부흥과 통일을 이뤄냈고 전범 국가의 오명을 떨쳐버리고 국제적 신뢰를 다시 얻었다. 그리고 세계사적 격변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하나의 독일을 이뤘다. 이후 통일의 혼란과 후유증을 치유하며 새로운 번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중심 국
‘자유주의 이전의 민주주의’(후마니타스)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조사이아 오버 교수(역사학·정치철학)가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들의 ‘원초적 민주정’부터 유럽의 계몽기와 근대를 거쳐 20세기 중반까지 민주주의를 둘러싼 다양한 정치사상의 경합과 명멸을 조망하면서 민주주의의 참뜻과 가능성을 탐색한 책이다.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민주주의는 어떤 정치적 권위체의 정당성을
‘치맥, 삼겹살 다이어트’(비엠케이)는 석 달 만에 10kg을 감량한 생생한 다이어트 체험기와 성공 노하우를 담았다. 저자 일보접근(필명) 씨는 다이어트의 성과를 좌우하는 최후의 보루인 식단 조절로 10kg 감량에 성공했다. 저자는 다이어트 식품 사재기부터 식욕 억제제, 운동, 단식, 지방흡입술까지 20년 넘게 살 빼는 데 좋다는 거라면 뭐든 가리지 않고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내 성격 때문에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내 재능은 무엇일까? 내 성향에 이 직업이 어울릴까? 요즘은 MBTI(성격유형검사·Myers-Briggs Type Indicator)로 자신을 알려는 MZ세대가 많다. 사실 MZ세대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나는 ‘I’라서 이렇고, 너는 ‘E’라서 그렇다.” 이렇게라도 자신을 표현하
이제 겨우 먹고사는 걱정에서 해방되자마자 인류는 다가올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환경오염에 따른 기후변화, 인구 폭발(한국의 경우는 인구절벽), 날로 심화하는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 AI의 일자리 뺏기까지 대다수가 인류에게 부정적인 신호다.그렇다면 정말로 인류의 미래는 암울한 것일까? 어떤 학문보다 데이터를 신봉하고, 증명과 검증에 철저한 경제학은 인류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할까?오데드 갤로어는 미국 브라운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이자 ‘통합성장 이론’의 창시자다. 2021년 노벨 경제학상 후보로 거론됐으며, 자신의 ‘
신간 ‘정의감 중독 사회’(또다른우주)는 정의감이 서로를 공격하는 무기가 돼 버린 현대사회의 문제를 분노 조절 전문가의 시각에서 분석한 책이다. 해결되지 않은 심리적 문제가 정의감 중독으로 비화하는 메커니즘, 정의감 중독의 다섯 가지 유형과 현명한 대응법까지,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해법을 담았다. 일본의 분노 조절 전문가인 저
남극 대륙을 둘러싼 해빙(바다얼음) 면적이 지난달 13일 기준 191만㎢로 1978년 시작된 위성 관측 사상 최소를 기록했다. 북극보다 온난화 영향에서 자유로운 것으로 보이던 남극마저 기후변화 직격탄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인류가 위협적인 기후위기 상황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 기후변화 대응이 최근 사회의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30년 가깝게 ‘환경경제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홍종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가 지금까지 기후와 한국 경제를 위해 헌신한 연구 성과를 한 권으로 집대성한 ‘기후위기 부의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화려하게 등단한 최영미(62) 시인이 신작 산문집 ‘난 그 여자 불편해’(이미출판사)를 냈다. 나이 서른에 도발적인 시어로 독자들을 흔들었던 최 시인은 어느새 회갑을 넘겼다. 지난 2017년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뒤 문단의 냉대와 외면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글을 쓰고 글로 먹고살았다고 한다. 2019년엔 출판사들이 시집 출간을 외면해 1인 출판사를 직접 열기도 했다.최영미 시인의 새 산문집 ‘난 그 여자 불편해’는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2009년) 이후 14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러·우 전쟁)이 발발한 지 1년이 다 돼 가고 있다. 현재까지 해결 전망이 보이지 않고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중이다. 러·우 전쟁이 세계에 미친 악영향은 심대하다. 에너지 및 식량 위기 등으로 러시아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진영에서는 침략 세력인 러시아를 ‘절대 악(惡)’으로, 피해자인 우크라이나를 ‘절대 선(善)’으로 받아들인다.국제관계학 전문가인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세계 질서’(사계절)에서 러·우 전쟁을
2012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중국 작가 모옌(莫言·68)의 산문집(아시아, 上·下)이 출간됐다. 모옌 산문집의 국내 출간은 2012년 ‘모두 변화한다’ 이후 11년 만이다.중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모옌은 1988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받은 장예모 감독의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 ‘홍까오량 가족’의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이번 산문집은 2010년 중국에서 출판된 모옌이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풀어낸 자전적 에세이‘새로 엮은 모옌의 산문(莫言散文新編)’에 수록돼 있는 59편을 번역한 것이다. 소설 창작과 관련한 비
‘국내 최고령 철학가이자 수필가, 교수’.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이야기다. 한국 나이로 꼭 104세가 된 김 교수가 기독교인으로 살아온 여정을 기록한 책 ‘그리스도인으로 백년을’(두란노)을 펴냈다. 부제에는 ‘김형석 교수의 믿음 삶 가르침’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일제강점기인 1920년 평안남도 대동에서 태어난 김 교수는 가난과 전쟁을 겪었고, 전후 고향 땅을 밟지 못한 실향민이기도 하다. 70여 권의 저서 중 10권에 달하는 기독교 관련 서적을 펴낼 만큼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잘 알려져 있다.중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신앙을 접했
포항에서 활동 중인 중진 서가숙 작가가 새 장편동화 ‘염라대왕의 재판-세 개의 문’(고래 책빵)을 펴냈다.어떻게 살아야 각자의 삶을 보람되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담긴 동화다. 서 작가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삶에서 만족하는 이야기를 소재로 설정했다. 그는 죽음 후 염라대왕 앞에 선 사자와 강아지, 소가 사람으로 환생해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를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기획했다.주인공은 죽어서 지옥에 오게 된 사자와 강아지, 소다. 세 동물이 염라대왕 앞에서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해
올해는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1723~1790) 탄생 300주년이 되는 해다. ‘경제학의 성서’인 저서 ‘국부론’(1776)으로 대표되는 그는 많은 이가 경제학자로만 인식한다. 하지만 일생을 살펴보면 그는 도덕철학자, 즉 윤리학자였다. ‘국부론’보다 앞선 저서 ‘도덕감정론’(1759)에서 볼 수 있듯 18세기 유럽의 많은 사상가와 마찬가
“이오시프 스탈린(1879~1953)은 독재자로 유명하다. 스탈린은 흔히 대량 학살을 저지른 사악한 독재자 이미지로 그려지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인류의 악인으로 낙인찍힌 히틀러와 달리, 스탈린은 러시아 내 정치적 상황에 따라 때때로 되살아난다. 1990년대 옐친 통치 시절 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로 강제 이행하며 발생한 물질적 박탈은 스탈린과 스탈린 시
‘나는 좌절의 스페셜리스트입니다’(다산북스)는 중견 피아니스트 백혜선(57)의 첫 에세이집이다.1989년 뉴욕 링컨센터 ‘앨리스 툴리홀’ 독주회로 국제무대에 데뷔한 백혜선은 30년이 넘는 경력의 중견 피아니스트로, 일본 사이타마현 문화예술재단 선정 ‘현존하는 세계 100대 피아니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94년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3위) 등 다수 경연에서 좋은 성적을 낸 백혜선은 현재 모교인 뉴잉글랜드 음악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책에는 4살 때 건반 앞에 앉은 이후 50년 넘게 연습을 거듭해오며 깨달은 인생 내공을 담았다.
포항지역의 역사와 이야기를 소재로 세상과 인간을 관찰하고 해석하는 작업에 천착해온 소설가 김도일이 최근 첫 번째 소설집 ‘어룡이 놀던 자리’(도서출판 득수)를 펴냈다.‘어룡이 놀던 자리’는 사라지지 않는 과거의 힘으로부터 우리가 자유로워질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는 여덟 편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으며, 궁극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작가의 오랜 탐구에서 시작된 책이다.김도일(49) 작가는 등단 7년 차로서 현재 포항 문학계에서 주목받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단편 ‘디어 마이 엉클’로 제9회 포항소재문학작품공모 대상을 받고 지역에서
‘눈은 하늘에서 보낸 편지’(글항아리)는 1936년 세계 최초로 인공 눈(雪)을 만든 일본의 물리학자 나카야 우키치로(1900∼1962)의 에세이를 엮은 책이다. 우키치로는 동시대 물리학자이자 문필가였던 데라다 도라히코의 제자로 잘 알려진 나쓰메 소세키와 문학적 소양을 나눈 스승의 영향이 그의 글에서도 그대로 묻어난다. 당시까지만 해도―어쩌면 지금도―과학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