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무처가 22대 국회의원의 배지를 공개했다.이 배지는 오늘 개표를 통해 당선자가 확정되면 등록순서에 따라 배부하게 된다.배지는 99% 은과 미량의 공업용 금으로 제작돼 있다. 지름 1cm 크기로 무게는 약 6g정도다. 분실 시 재발급을 받으려면 국회의원이 3만5천원을 주어야 구입할 수 있다.국회의원 배지 한가운데는 국회라는 글자가 양각으로 새겨져 있다. 늘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을 대표하는 신분에 걸맞도록 직분을 수행하라는 의미다.그러나 보통의 시민들은 금배지라 부르며 권력의 상징처럼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국회의원도 금배지를
방송국 녹지에 2월 말부터 피어났던 진달래꽃이 가는 3월과 함께 시나브로 졌다. 옹골지고 아름다운 진달래꽃을 타고 오는 봄을, 도시 복판에서 만나는 행운을 누린지가 여덟 해다. 한데, 올해는 꽃이 전 같지 않았다. 어딘가 풀죽은 듯 초라해 보이고, 어떤 침묵이 스민 것만 같았다.올 이른 봄은, 같은 거리를 오가는데도 뭔가 달라졌다. 작년 3월, 은행나무 밑에서 새봄을 모셔오던 하얀 별꽃도 못 만났다. 흔하던 민들레꽃도 덜 보였다. 봄비 잦은 탓일까. 기온 이상인가. 사회 분위기 때문일까. 아무튼, 내가 본 올 이른 봄은 자연도, 사
4월에 들어서면서 벚꽃이 만개하고 여기저기서 그간 잔뜩 준비한 크고 작은 많은 행사가 개최되면서, 행사를 마친 뒷자리에는 쓰레기가 넘쳐난다. 아파트나 일반주택 재활용 부스에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에도 줄지 않은 비대면 온라인 택배물 포장물이 가득하다. 모처럼 주말을 맞아 베란다 한쪽에 쌓아두었던 재활용 쓰레기와 종량제 쓰레기를 정리해 보니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양과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가 쌓일까, 하며 스스로 놀라워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이렇게 쓰레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기존에 조성한 위생적인 매립장의 사용 연한이 급격
‘세계의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처럼 로마는 정복지라 해도 도로와 수로를 만들어 시민의 일상적인 삶에 혜택을 골고루 부여했던 그들만의 지배 방식이었다.도로란 반란에 대비해 정벌을 위한 것일 수도 있었고, 변방 민족이 침략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할 기반이기도 했다. 우리 조선시대 당시 ‘무도안전(無道安全)’이란 말이 있었다. 도로가 없어야 오랑캐와 왜구의 침략을 늦출 수 있다는 사고와 비교하면 들숨 날숨이 가빠진다. 약탈에 무방비로 노출된 변방의 하층민을 구해 줄 여유가 없다는 뜻이다.알렉산드로스가 죽자 휘하 장수들이 그리스 본토
전라도를 흔히 예향이라고 한다. 전라도 시내 엔간한 음식점에는 품격 있는 그림 몇 점은 걸려 있다.전라도 사람과 만나 한 잔 술을 나누다 보면 절로 흥겨운 가락이 쏟아져 나오고 그 중 누구든 판소리 한 자락 정도는 풀어낸다. 어쩌면 판소리에 담겨 있는 애절한 가락은 전라도 방언이어서 제 맛깔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전라도에서는 장음을 이중모음으로 소리내어 아주 끈끈한 부드러운 정감으로 판소리에서 전라도 소리미학을 담아낸다. 판소리가 전라도에서 발달하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전라도 방언의 특징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전라도 방언의
철면피(鐵面皮)들의 행진이었다. 염치도 없고 부끄러움도 모르는 정치꾼들의 목소리만 높다. 내로남불과 적반하장(賊反荷杖)이 난무하고, 범죄자들까지 총선에 뛰어들어 ‘견강부회(牽强附會)’하니 어처구니없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가 ‘민주주의의 무덤’이 되었다. 정치가 난장판이니 총선 이후가 더 걱정이다.내일은 민심 심판의 날이다. 패자의 반성은 물론, 승자도 박수 받을 처지는 아니다. 여야가 하나같이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했기 때문이다. 소명의식 없이 사익만 추구한 정상배(政商輩)들이 국민의 머슴이 되겠다고 굽신거리니 코미디가
사전 투표는 유권자가 지정된 선거일 이전에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선거일에 선거할 수 없는 유권자가 투표할 수 있도록 해 유권자의 선거권을 보장해준다. 투표 참여율을 높여 주고 투표일이 분산, 투표 당일의 혼란을 막아 준다. 이전에는 부재자 투표가 비슷한 역할을 했지만 불편했다.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선거권자는 선거일 5일 전부터 이틀 동안 전국 어디서든 사전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게 됐다. 2013년 상반기 재·보궐선거에서 처음 시작됐다. 전국 단위 선거로는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첫 시행됐다.미국에서 2000
지난달 한 걸그룹 멤버가 팬들에게 사과하는 일이 있었다. 에스파의 카리나(24·본명 유지민)다. 배우 이재욱(26)과 교제한 일 때문이다. 처음 이 사실이 알려진 뒤 팬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소속사 앞에서 트럭 시위까지 벌였다. 트럭 전광판에는 “팬이 너에게 주는 사랑이 부족한가”라고 적혀 있었다.팬은 연예인의 힘이 되지만 사생팬은 골칫거리다. 연예인과 팬의 관계를 넘어서 마치 현실 세계에서 연애한다는 착각에 빠져 선을 넘는다. 공연은 단순한 감상을 넘어 함께 소리치고, 춤추는 잔치마당이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연예인의 집안으로
이탈리아의 철학자 움베르토 에코와 리카르도 페드리가의 편저(編著)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 1’ 첫머리에 기억할 만한 구절이 나온다. 철학은 과학이 답하지 못하는 질문을 탐구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 그 하나다. 이것은 충분히 이해 가능한 명제이기에 논외로 한다. 그 둘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출발한다. “그리스인들의 철학은 경이로움에 대한 반응에서 비롯한다.”경이로움에서 시작한 고전 그리스 철학이 오늘날 서양철학의 기초가 되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인식은 무척 흥미롭다. 경이(驚異)로움은 놀랍고 낯설며 비일상적이고 신이(新異)하며 익숙하지
정치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대의정치란 국민의 의사를 대표하여 정치를 하는 제도다. 국회의원은 그 지역 주민이 선거를 통해 뽑아 지역을 대표하여 국정을 감독 관리하는 사람이다.그런 사람이 위임받은 권력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고 권력을 잡은듯 폼을 잡는다면 유권자는 뽑지 않아야 한다. 또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사람이 품위를 잃은 망언이나 쏟아내고 자식 이름으로 돈을 빌려 쓰는 편법대출을 일삼아도 부끄러운줄 모른다면 당연히 뽑지 않는 게 옳은 일이다.민주당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가 이화여대 초대총장이 학생을 미군 장교들에게 성상납
신이 만물에게 공통으로 부여해준 것 중의 하나가 시간이다. 누구나 24시간은 동일하며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는가에 따라 개인의 인생도 큰 차이로 나타난다. 목표를 정해 열심히 사용한 시간 만큼 성과로 나타나며 무의미하게 허비한 시간이 있었다면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하는게 우리의 삶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쉼없이 움직이고 있는 초 단위의 시간들이 모여서 인생이 되기에 현재 마주한 순간 순간의 소중한 시간들을 어떻게 사용하는 가가 매우 중요하다.미국 역사상 최고의 신학자이자 철학자로 영적 거장이라고 일컬어지는 조나단 에드워즈는 중요
며칠 전, 국민의 미래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일러 정이 너무 많다고 하면서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을 가져온 사람을 차마 박절하게 끊지 못했다고 변명한 것을 옹호했다.또 마피아도 부인과 아이는 안 건드린다면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야당과 국민의 비판을 너무 심하다고 비난했다.이런 뉴스를 듣자니 중국 고대의 재상 관중이 생각난다. 관중은 관포지교라는 사자성어로도 유명한 춘추시대 제(齊)나라의 재상이다. 제나라의 군주 자리가 공석이 되었을 때 포숙아가 모시던 소백이 먼저 제나라에 들어와 환공이 되었다. 그런데 그 전에 관중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이 불과 70여 년 만에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것은 세계적으로 유래가 드문 일이다. 소위 ‘한강의 기적’으로 일컬어지는 급성장의 이유가 무엇인지는 인류사적 연구과제가 아닐 수 없다. 흔히들 머리가 좋은데다 근면하고 교육열이 높은 민족적 우수성을 주요 동력으로 꼽는다. 하지만 그것은 필요조건은 될지언정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걸 거지꼴을 못 면하고 있는 북한이 보여주고 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오로지 이승만과 박정희라는 뛰어난 선견지명과 추진력을 가진 지도자들이 올바른 방향을 잡고 기반을 닦아 놓았기에 가
4월 5일은 동지 후 105일째 되는 날, 우리 고유의 명절 중 하나인 한식(寒食)날이다. 한창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는 계절에 웬 찬밥인가? 예부터 나라에서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켜서 쓰는 개화(改火) 의례를 행했는데, 버드나무를 문질러 불을 피우고 관청과 대신들 집에 나누어주었다고 하며, 그 사이에는 불을 사용할 수가 없어 ‘찬 음식’을 먹었다는 얘기다. 이날은 쑥떡이나 약밥을 만들어 먹었는데 일년내내 병 없이 지내라는 의미이며, 또 ‘손 없는 날’이라 성묘하고 산소를 돌보며 잔디를 깎는 개사초(改莎草) 풍습은 지금도 행해지
뜬금없이 박근혜 등판론이 일었다. 대구·경북 국민의힘 일각에서 나온 목소리다. 22대 총선에서 무소속 후보 강세 지역에 ‘선거의 여왕’ 박근혜를 내세워 바람을 차단하자는 속내다.하나 마나 한 선거가 될뻔했던 대구·경북 선거판이다. 그런데 경산과 대구 중·남구에 무소속 돌풍이 불고 있다. 특히 경산은 박근혜 정부 실세였던 최경환 전 부총리가 무소속 간판으로 뛰고 있다. 최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 후광을 업은 국민의힘 조지연 후보를 앞서가는 형국이다.이에 대구·경북 25석 전석 석권을 노리는 국민의힘이 경산지역에 화력을 쏟아 붇고 있다.
선거철에 잘 등장하는 용어로 언더독 효과와 밴드웨건 효과란 말이 있다. 이 용어는 정치뿐 아니라 경제, 사회, 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표현이다.언더독이란 개가 싸움을 할 때 밑에 깔린 개(Under Dog)를 지칭하는 표현인데, 일반적으로 각종 경기에 있어 약자를 의미한다.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약자를 응원하는 현상을 언더독 효과라 한다.1948년 미국 대선 때 사전 여론조사에서 뒤지던 민주당 해리 트루먼후보가 공화당의 토마스 듀이 후보를 4.4% 포인트 격차로 이기면서 이 용어가 널리 쓰였다고 한다.밴드웨건은 언더
담대한 도전이 신세계의 문을 열어젖힌다. 새 지평을 개척한다는 말이다. 포항에는 그 실증이 셋이다. 포항제철(포스코), 포항공대(포스텍), 그리고 에코프로.포스코와 포스텍은 천하위공(天下爲公)의 세계관으로 무장한 무사욕(無私慾) 일류국가주의 박태준의 리더십과 창업세대의 헌신적 애국심이 창조한 위업이다. 이것은 제철보국과 교육보국의 모범으로 우리 현대사를 빛내고 있다.포항사람 이동채가 일궈낸 에코프로는 우리나라에서 이차전지소재의 새 지평을 열었다. 현재 뜻밖의 고초를 감내하는 가운데 걸어온 66년의 길을 돌아보며 앞으로 걸어갈 길을
봄꽃 개화달력이 올해는 안 맞았나보다. 지구온난화로 해마다 개화시기가 빨라진다며 일찍이 정한 전국의 벚꽃축제가 꽃 없는 축제로 치러졌다는 소식이다. 봄 같잖게 추웠고 꽃샘추위와 잦은 봄비로 햇빛에 민감한 벚꽃이 더디 핀단다. 대구에서도 유명한 수성못의 벚꽃도 영 시원찮다. 지난 주말에야 핀 벚꽃이 듬성듬성 예쁘지 않은 모양새다. 한꺼번에 화르륵 펴서 찬란하고 눈부시다가 일주일도 안되어 난분분 훨훨 날아 떨어져야 벚꽃인데 피다 만 듯 보기에 안타깝다.수성못 남켠에 오래된 아파트가 있다. 내가 이사왔을 때 이미 20년 가까이 된 아파트
확연한 봄의 당도다. 시샘하던 비바람에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길가의 벚나무는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앙상하던 가지에 하얀 벚꽃이 팝콘처럼 피어나 꽃터널이 생기고, 연이은 등불마냥 송이송이 피어난 꽃송이가 밤조차 환하게 밝히며 불야성(不夜城)을 이루는 듯하다. 다시 돌아온 새봄이 파릇한 풀빛과 함께 갖가지 꽃빛으로 어우러지니 정녕 봄의 향연이 시작되고 있다.길가나 언덕배기에 벚꽃이 한창이라면 강가나 들판에는 유채꽃이 꽃물결의 장관을 이루고 있다. 초록의 잎과 줄기 위에 샛노랗게 피어난 유채꽃은 황록(黃綠)의
영국 시인 엘리어트(T.S. Eliot)는 이렇게 적었다.‘사월은 잔인한 달, 죽었던 땅에 라일락이 싹을 틔우고, 기억과 소망이 뒤엉키며, 잠자던 뿌리가 봄비로 잠을 깨지만.’ 시인은 왜 그렇게 노래했을까. 모든 게 살아나는 멋진 사월을 그는 어째서 잔인하다고 노래했을까. 벚꽃이 피고 목련이 올라오는 사월은 아름답지 않은가. 따듯한 햇살 아래 서 있기만 해도 행복하지 않은가. 동면에서 벗어나 만물이 소생하는 기적을 목격하는 사월은 신비롭지 않은가. 그럼에도 시인은 사월을 잔인하다고 못을 박는다.시의 제목이 ‘황무지(The Was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