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나무 열매로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으로 써 온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일이다 동백꽃이 질 때는 꽃봉오리 째 뚝뚝 떨어진다. 그래서 애절한 마음을 동백꽃에 비유한 시와 노래가 많다.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서정주 `선운사 동구`)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예요. (송창식 `선운사`) 이미자가 부른 `동백아가씨`, 조용필이 부른 `돌아와요 부산항에` 가사에도 동백섬이 나온다. 서양에서는 소설 `춘희(椿姬)`를 오페라로 만들었다. 오페라의 원명은 주인공의 이름을 따 `라 트라비아타`이다. 그녀는 한 달 가운데 25일은 흰 동백꽃, 5일은 붉은 동백꽃을 들고 사교계에 나타났다. 그래서 그녀를 우리말로 하면 동백아가씨가 되지만 일본에서 춘희(椿姬)라 번역했다.
신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꽃을 만들 때 제일 먼저 만든 꽃이 코스모스 이고 만들어 놓고 나니 너무 약하고 부족해서 제일 예쁜 꽃잎, 튼튼한 줄기와 잎을 찾아 모아 마지막으로 가장 완벽하게 만든 꽃이 국화라고 한다. 맑고 푸른 하늘과 함께 우리나라의 가을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꽃이다. 가을을 대표하는 꽃이지만 봄에 피는 춘국(春菊), 여름에 피는 하국(夏菊), 겨울에 피는 한국(寒菊)이 있어서 사계절 국화를 볼 수 있다. 꽃의 크기에 따라 꽃의 지름이 18㎝가 넘는 대국(大菊), 지름이 9~18㎝ 정도인 중국(中菊), 지름이 9㎝가 안 되는 소국(小菊)으로 나눈다. 옛날에 장방이라는 현자가 있었다. 어느 날 근항경에게 한 가지 예언을 하였다. 금년 9월9일 자네의 집에는 반드시 재앙이 있을 것이네
닭의 볏과 비슷한 꽃 모양 때문에 닭벼슬꽃, 계관화(鷄冠花), 콕스콤(Cockscomb)이라는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진 꽃이다. 빨간색과 노란색이 가장 흔하며 오렌지·분홍·연노랑색의 개량품종도 있다. 가을이 되어 밤 기온이 떨어지면 색깔이 더욱 찬란해진다. 보통 둥근 형태를 가지지만, 깃털모양도 많이 볼 수 있다. 간신으로 부터 왕을 구하고 죽은 충신 무룡 장군의 무덤에 마치 방패 모양의 한 꽃이 피었는데 그 꽃이 바로 맨드라미이다. 방패를 닮은 꽃모양이 임금을 지켜낸 충성심을 떠오르게 한다. 옛날 무예가 뛰어나고 품성이 대나무 보다 곧아 누구에게나 충신이라 손꼽히던 무룡 장군이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충직한 신하가 있으면 간신들이 있는 법. 무룡 장군 역시 간신들의 모함으로 인해 왕의 눈 밖에 나게 되었고
6~10월에 꽃이 피고 색깔은 빨강, 분홍, 노랑, 흰색, 줄무늬가 있는 등 다양하다. 오후에 피었다가 다음날 아침에 시든다. 꽃이 지고 나면 까만 씨가 맺는다. 씨앗을 깨물어 보면 흰 분가루가 나와서 분꽃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야간에 뿜는 꽃향기는 마취성이 있으며 모기를 쫒아준다. 우리 선조들은 얼굴을 희고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열매를 곱게 빻아 얼굴에 발랐으며, 백분과 연지를 만드는 재료로 썼다. 분꽃에는 애틋한 사연이 담긴 이야기가 있다. 어느 산골에 과부가 딸 하나를 데리고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딸이 친구들은 얼굴에 분을 바르고, 예쁜 옷을 입고 명절에 놀이를 가는데 분이 없어서 같이 놀러 갈 수 없다고 불평했다. 어머니는 분을 사려고 먼 고을로 떠났다. 남자들도 하루 걸리는 먼 길이었다. 산짐
산과 들을 걷다보면 쑥부쟁이를 흔히 볼 수 있다. 이 꽃을 보면 안도현이 쓴 무식한 놈이란 짧은 시가 생각난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다!” 쑥 캐러간 불쟁이(대장장이)의 딸이 마음속에 간직한 청년을 그리워하다 죽은 자리에서 핀 꽃이라는 전설이 있는 이 들꽃은 7~10월에 연한 자주색의 꽃이 핀다. 옛날에 가난한 대장장이에게 많은 자식들이 있었는데 어느 날 아내가 병에 걸리고 말았다. 대장장이의 큰딸은 아픈 엄마를 대신하여 가족들을 위해 매일 쑥을 뜯었다. 동네 사람들은 대장장이의 딸이 쑥을 뜯으러 다닌다 하여 쑥부쟁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산에 쑥을 뜯으러 갔다가 멧돼지를 잡으려고 파놓은 함정에 빠진 사냥꾼을 구
음력 단오에 줄기가 다섯 마디로 자라고 중양절에 아홉 마디 정도가 된다 하여 그 이름을 구절초라고 불렀다. 가을을 알리는 세 가지 꽃인 구절초, 쑥부쟁이, 개미취는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혼동하기 쉽다. 꽃 모양은 비슷해도 잎 모양은 조금씩 다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국화과에 속하여서 흔히 들국화라고 부른다. 세 꽃을 정확하게 구별할 줄 알면 야생화 공부가 끝났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구별이 어렵다. 구절초는 꽃이 희거나 옅은 분홍색을 띄지만 쑥부쟁이는 대부분 보라색이다. 예외는 있지만 길가 아무데나 피어있는 꽃은 쑥부쟁이고, 구절초는 눈에 띄는 곳에 피는 경우가 드물다. 구절초는 꽃잎 끝이 동글동글하게 국화꽃잎과 닮았고, 쑥부쟁이는 구절초보다 꽃잎이 길고 날씬하며 꽃나무 전체가 좀 복잡하게 엉켜있다
고산 윤선도는 오우가에서 대나무를 이렇게 노래 불렀다.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 곧기는 뉘 시키며 속은 어이 비었느냐 / 저러고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우리가 대나무로 부르는 것은 왕대나 죽순대를 말한다. 대나무는 벼꽃 모양의 꽃이 60~120년에 한 번만 핀다. 어느 날 갑자기 한꺼번에 꽃피우고는 이듬해 이승을 하직해 버린다. 죽칠훈(竹七訓). 대나무에 7가지 배울 점이 있다. 뿌리가 단단하여 잘 뽑히지 않고(固), 성질이 곧아서 똑바로 서며(直), 속이 비어서 욕심이 없고(空), 사철 변하지 않고 푸르며(靑), 마디가 있어서 정절을 나타낸다(節). 대나무가 무서운 비바람을 잘 견뎌 내는 것은 빈속과 마디 때문이라고 한다. 대나무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빗자루,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꽃밭 가득 예쁘게 피었습니다./누나는 과꽃을 좋아했지요./꽃이 피면 꽃밭에서 아주 살았죠.” 초등학교 시절 배웠던 어효선 작사, 권길상 작곡의 노래가 생각난다.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에서 마가렛이라는 소녀가 과꽃을 가지고 사랑 점을 치는 장면이 있다. 꽃잎을 한 장씩 떼어내면서`사랑한다. 안 한다`를 반복한다. 최후에 한 장이 남아 있을 때`사랑한다와 사랑하지 않는다` 중 어느 쪽에 해당하는가로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다. 과꽃에는 이런 전설이 있다. 중국 당나라에 추금이라는 아름다운 여인이 남편을 여의고 아들과 함께 살았다. 고을의 사또가 그녀의 미모에 반해서 여러 번 유혹했지만 거절당했다. 화가 난 사또는 그녀의 아들을 군사로 뽑아 싸움터로 보내고 부인을 감옥에 가두었다.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 잎은 꽃을 볼 수 없고, 꽃은 잎을 볼 수 없는 것이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슬픈 연인 같다하여 상사화(相思花)라고 불린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이란 꽃말을 가진 이 꽃은 잎이 먼저 나와 시든 뒤 꽃이 핀다. 상사화는 비늘줄기를 해열제 가래삭임에 약재로 썼다. 피부질환, 악성종기나 옴의 치료, 식중독 등 해독작용과 진통제로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독성이 있으므로 함부로 만지거나 채취해서는 안된다. 상사화에는 이런 전설이 깃들어 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송나라 폭군 강왕은 신하의 아내 하씨를 후궁으로 삼고자 하씨의 남편 한빙을 국경지대로 보냈다, 후궁이 된 하씨가 강왕 몰래 남편에게 편지를 보냈으나 편지는 강왕의 손에 들어가고 말았다. 그 소식을 들은 한빙이 목숨
꽃무릇은 석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꽃의 색깔과 모양이 불꽃과 같아서 집안에 심으면 불이 난다고 해서 심지 못하게 했다. 우리나라 3대 꽃무릇 군락지는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고창 선운사인데 추석을 전후하여 꽃무릇 축제가 열린다. 꽃무릇과 상사화는 서로 다른 꽃이다. 두 꽃 모두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점은 같지만, 꽃 모양이나 잎 모양, 피는 시기가 서로 다르다. 상사화의 잎은 좀 넓고 크지만 꽃무릇의 잎은 좁다. 꽃무릇에는 이런 슬픈 전설이 있다. 옛날 어떤 마을에 너무나 사랑하는 부부가 아이가 없어 간절히 소망하다 늦게 딸아이를 얻었다. 고명딸로 태어난 아이는 부모님에 대한 효성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몸과 마음씨가 예뻐서 온 마을에 소문이 자자했다. 아버지가 병으로 돌아가시자 백일동안
코스모스는 가을을 상징하는 꽃이다. 가을 하면 떠오르는 것은 파란 하늘. 길가의 코스모스다. 이렇게 길가를 수놓는 코스모스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에서는 9월의 꽃으로 뽑았다. 코스모스를 9월의 꽃으로 추천한 이유는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을 맞아 지난여름의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에 가장 알맞은 꽃이기 때문이다. 경북 구미시에서는 장천 코스모스 축제를 열고 있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 역 / 예쁜이 곱뿐이 모두 나와 반겨주겠지” 김상희, 나훈아의 노래를 들으면 코스모스가 추억을 한 아름 안고 우리 곁으로 찾아온다. 신은 이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꽃을 만들기로 했다. 살살이꽃이라는 별명으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 꽃 / 삼천리강산에 우리나라 꽃 / 피었네 피었네 우리나라 꽃 / 삼천리강산에 우리나라 꽃” 무궁화는 우리나라 국화이다. 애국가에도 후렴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이란 가사가 들어 있다. 국기 봉도 무궁화 꽃봉오리 모양으로 만들었다. 무궁화를 떠올리면 남궁억 선생이 생각난다. 선생은 무궁화 묘목 심기 운동을 벌였고, 학생들에게 우리나라 지도 바탕에 무궁화를 수놓게 하여 나라 사랑의 마음을 길렀다. 또 외국의 침략을 막자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놀이를 만들어 보급했다. 선생은 일제 강점기인 1933년 홍천 모곡리 무궁화 사건으로 옥에 갇혀 심한 고문을 받았으며, 1939년 고문 후유증으로 돌아가셨다. 강원도 홍천에 있는 한서 남궁억 기념관에 가면 학생들의 자수 작품을
강아지풀은 개의 꼬리를 닮았다. 강아지풀을 손바닥 위에 놓고 `오요요`하고 부르면 강아지풀이 앞으로 다가온다. 어린 시절 함께 놀이했던 기억이 새롭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 강아지풀의 이삭을 밥과 섞어서 먹거나 떡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강아지풀에 얽힌 슬픈 전설이 있다. 옛날 옛적에 소녀가 외로이 살고 있었다. 소녀에게는 레이라는 아끼는 개가 있었다. 어느 날 사냥꾼이 여우를 잡으러 숲 속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레이는 숲 덤불에서 놀고 있었는데 사냥꾼이 여우인 줄 알고 레이를 쏘자 죽고 말았다. 소녀는 한없이 울다가 죽고 말았다. 죽은 레이와 소녀의 무덤에 강아지풀과 들꽃이 피었다. 이런 이야기도 전한다. 옛날에 유명한 의사가 있었다. 당시 의사는 병의 치료뿐만 아니라
해바라기는 이름 그대로 해를 보며 자라는 꽃이다. 오직 태양만을 향하기 때문에 향일화(向日花)로 불리는 충성스런 꽃이다. 그래서 해바라기는 태양을 그처럼 닮아 버렸는지 모른다. 어린이들은 해바라기를 사람의 얼굴처럼 여기기도 한다. 예전에는 학교 구석진 곳에 화장실이 있었다. 둘레에는 해바라기도 심었다. 그 시절 어린이가 쓴 동시가 생각난다. “오줌이 누고 싶어서/ 변소에 갔더니/ 해바라기가/ 내 자지를 볼라고 한다. / 나는 안 비에(보여) 줬다.”(이재흠·청천초등 3년) 해바라기 꽃에 담긴 슬픈 전설이 있다. 옛날 용왕에게는 두 딸이 있었다. 언니 그리디와 동생 우고시아였다. 이들은 해가진 후부터 동트기 전까지만 연못가에서 놀도록 허락을 받았다. 그러던 어느 날 노는데 정신이 팔려 해가 뜨는 광경을
왜 꽃 이름에 `똥`이라는 글자가 붙었을까? 애기똥풀의 줄기를 꺾으면 나오는 노란색 물의 모양이나 색깔이 마치 아기의 똥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애기똥풀은 독풀이다. 백굴채라는 이름으로 꽃부터 뿌리까지 모두 한약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꽃에는 그리스의 전설이 담겨 있다. 옛날, 눈을 뜨지 못하는 불쌍한 새끼제비가 태어났다. 안타까워하던 어미 제비와 아빠 제비는 새끼제비가 눈을 뜨는 게 소원이었다. 새끼제비를 위해 약초를 찾으러 다니다가 아빠 제비는 뱀에게 물려 죽고 말았다. 남편을 잃었지만 어미 제비는 슬퍼할 틈도 없었다. 드디어 어린 새끼의 눈을 뜨게 해 줄 약초를 구했다. 약초의 줄기 속에 있는 노란 물을 새끼제비의 눈에 발랐다. 새끼제비는 다른 제비들처럼 눈을 뜰 수 있었고 건강하게 자라서 하늘을
설총이 `화왕계`에서 꽃 중의 왕이라 할 만큼 모란은 꽃이 매우 크고 아름답다. 또한 부귀영화를 상징하기 때문에 혼수품은 물론 도자기 금속공예 등의 중요 장식무늬로 널리 사용되었다. 특히 국보 98호 청자 항아리에 활짝 핀 모란은 아름답고 시원한 느낌을 주고 있다. 모란은 문학 작품에도 수없이 등장하고 있으며, 김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많은 사람이 애송하고 있다. 모란과 작약이 비슷하여서 착각 하는 일이 있다. 모란은 나무이기 때문에 겨울에도 죽지 않고 봄이 되면 나무 가지에서 새싹이 돋아나고, 작약은 풀이라 겨울이 되면 땅위의 줄기는 말라죽고 뿌리만 살아남아 땅속에서 싹이 나는 차이가 있다. 삼국유사 기이 편에는 신라 제 27대 선덕 여왕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아버지 진평왕은 아들이
시인 괴테는 하늘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별이요,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꽃이요, 사람에게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랑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면 별은 하늘의 꽃이고, 꽃은 땅의 별이고, 사랑은 인간의 마음속에 빛나는 별이며, 향기로운 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옛날에는 민들레를 서당의 마당에 많이 심었다. 훈장님들의 속 깊은 마음 때문이다. 민들레의 여덟 가지 덕을 제자들이 배우기를 원했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길가에 피어나 사람과 가축들의 발에 밟히면서도 어려움을 참고 이겨내는 인내심, 뿌리나 잎을 다쳐도 굳세게 다시 살아나는 강인함, 한꺼번에 꽃을 피우지 않고 꽃대별로 차례를 지켜 피우는 질서, 잎은 나물로 뿌리는 김치로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널리 쓰이는 실용성, 꽃에 꿀이 많아 모